[이슈분석] 가습기 살균제 원료 유통돼 '발칵'...안전 불감증 지속

[이슈분석] 가습기 살균제 원료 유통돼 '발칵'...안전 불감증 지속

기사승인 2016-09-27 18:13:21


[쿠키뉴스=구현화 기자] 옥시가 초래한 가습기 살균제 불똥이 여기저기에 튀는 모양새다. 물티슈에 이어 치약까지 가습기 살균제 성분이 들어 있는 것으로 드러나 제품 회수에 들어갔다. 소비자들은 불안에 떨고 있다. 

가습기 살균제 사태의 직접적 원인이 된 독성물질인 PHMG와 PGH뿐 아니라 CMIT와 MIT 등 방부제로 쓰였던 다른 독성물질도 유통되고 있어 아직도 안전불감증이 심각하다.

27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송 정의당 이정미 의원은 미원상사가 가습기살균제 성분 원료인 CMIT와 MIT를 30여개 업체에 유통했다고 밝혔다. 

방부제로 사용된 이 물질은 2012년 환경부가 유독물질로 지정한 이후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치약용으로 사용을 금지한 물질이다. 

미원상사에서 납품받은 업체들은 이 물질이 함유된 치약, 구강청결제, 화장품, 샴푸 등을 제작했다. 

이 제품을 2012년까지 SK케미칼에게서 공급받았고, 현재는 다우케미칼에서 공급받고 있다. 

아모레퍼시픽은 미원상사로부터 이 물질을 받아 메디안후레쉬포레스트치약과 송염청이단치약플러스, 메디안 잇몸치약 등 12개 제품에 사용해 부랴부랴 전량회수 조치를 내렸다. 

태광유통은 '맑은느낌'이라는 물티슈에서 CMIT와 MIT가 검출되어 물티슈를 많이 쓰는 소비자들이나 어린 아기를 키우는 부모들이 발칵 뒤집힌 바 있다. 

이외에 MIT는 팬틴이나 미쟝센, 려, 엘라스틴 등 300개 제품에서 쓰이는 것으로 알려져 걱정을 더하고 있다. 일부 헤어제품에도 CMIT와 MIT가 검출됐다. 

아모레퍼시픽은 "양치한 후 입안을 물로 씻어내는 제품의 특성상 유해성이 없다"고 공식 입장을 내놓았지만 소비자들은 불안감이 떨고 있다. 

최소 알려진 것만 200여명이 넘는 사상자를 불러온 옥시 사태로 가습기살균제에 대한 공포감이 만연한 가운데 이 같은 문제가 자꾸 불거지고 있기 때문이다. 

경기도 평촌에 사는 황 모씨(30, 남)는 "'가습기살균제'라는 말만 나와도 치가 떨리는데 그 물질에 들어간 화학성분이 다른 곳에도 쓰인다고 하니 기가 찬다"고 혀를 찼다.

서울 신림동에 사는 윤 모씨(32, 여)도 "아직도 정부가 제대로 화학성분에 대한 조치를 잘 취하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라며 "정부를 믿지 말고 개인이 미리미리 알아보는 수밖에 없겠다고 느껴져서 불안하다"라고 말했다. 

kuh@kukinews.com

구현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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