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기자의 호시탐탐] 유기농이라 비싼거야… 사실은?

[봉기자의 호시탐탐] 유기농이라 비싼거야… 사실은?

기사승인 2016-09-29 12:04:26

김민희 아나운서▷ 오늘도 소비자들을 위해 발로 뛰는 기자. 조규봉 기자와 함께 하는 봉기자의 호시탐탐 시작합니다. 봉기자, 오늘은 내용 준비되어 있나요?

조규봉 기자▶ 오늘은 유기농식품에 관한 주제를 준비했습니다. 유기농 식품은 다 안전한 먹을거리라는 인식. 많이들 가지고 계시죠? 하지만 그 생각은 잘못된 생각입니다. 유기농이 무조건 옳다는 믿음은 식품 안전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제대로 알지 못하는 데서 오는 오류 중 하나이기 때문인데요. 사실 인간의 몸에 100% 안전한 식품은 없습니다. 다만 유기농이 안전하고 하는 이유는 농약이나 화학비료를 덜 사용하기 때문이죠. 그리고 유기농이 무조건 좋다는 이미지는 소비자의 불안 심리를 자극한 마케팅으로 만들어 졌다는 이야기도 있는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소비자들에게 유기농은 너무 과대평가 돼 있는 부분이 있죠. 그래서 오늘은 유기농 식품에 대한 오해를 풀고, 또 진실은 무엇인지 알아봅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유기농 식품은 비싸지만 좋다는 인식이 있고 또 끌리는 게 사실인데요. 거기에 오해가 있다니, 어떤 내용인지 자세히 알아봐야겠어요. 그럼 먼저 유기농 식품이란 무엇인가요.

조규봉 기자▶ 유기농 식품이란 유기농으로 생산한 사료를 먹여 생산한 농축산물을 원료로 한 식품을 말합니다. 또 우리가 쉽게 접할 수 있는 유기농 농산물은 화학 비료나 농약을 쓰지 않고 유기물로만 작물을 재배하는 것이고요. 또 유기 가공 식품은 흔히 가공 식품에 사용하는 인공첨가제나 향미료, 방부제 등을 첨가하지 않는 것이죠.

김민희 아나운서▷ 이 유기농이라는 개념은 나라 별로 다른 건가요 아니면 전 세계 공통인가요?

조규봉 기자▶ 다릅니다. 미국 농무부에서는 합성 농약, 합성 비료, GMO를 사용하지 않아야 유기농법으로 규정하고요. 유기농 고기는 항생제나 호르몬제를 맞지 않고, 100% 유기농 먹이를 먹고 자연스러운 환경에서 자란 동물의 고기로 봅니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상황이 좀 다른데요. 이유는 우리나라는 축산 구조가 변하지 않는 한 본격적인 그런 유기 농업은 원천적으로 불가능할 수밖에 없거든요. 우리나라 축산은 미국의 GMO 옥수수 사료가 없으면 유지될 수가 없기 때문이죠. 그런데 미국의 유기농 기준을 맞추려면 유전자 변형 사료를 먹인 가축의 똥을 거름으로 사용하면 안 되니까요.

김민희 아나운서▷ 유기농과 헷갈리기 쉬운 개념들도 많아요. 가장 대표적인 것이 친환경인데요. 친환경과 유기농은 같은 개념인 건가요?

조규봉 기자▶ 친환경에 유기농이 포함된 개념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친환경 농산물은 농약, 화학 비료, 사료 첨가제 등 화학 자재를 전혀 사용하지 않거나 최소량만 이용한 농산물을 말합니다. 그래서 유기 농산물, 무농약 농산물, 저농약 농산물 등 크게 세 가지로 나누고요. 우리가 지금 이야기하는 유기 농산물은 앞서 이야기한 것처럼 유기 합성 농약과 화학 비료를 일체 사용하지 않고 재배한 농산물입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유기농 뿐 아니라 무농약, 저농약도 모두 친환경에 포함되는 군요. 그 기준은 어떻게 되는지도 알려주세요. 각각 어떤 기준으로 나누어지나요?

조규봉 기자▶ 무농약 농산물은 유기 합성 농약을 이용하지 않고, 화학 비료는 권장량의 3분의 1 이내인 것이고요. 저농약 농산물은 화학 비료는 권장량의 2분의 1, 농약 살포 횟수는 농약안전 사용기준의 2분의 1 이하 등으로 제초제를 사용하지 않은 것입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네. 그리고 유기농의 경우 유기 합성 농약과 화학 비료를 전혀 사용하지 않는다고 하셨는데요. 그럼 어떻게 재배하나요? 다른 비료를 사용하나요?

조규봉 기자▶ 유기 농산물에는 유기질 비료가 쓰이는데요. 유기질 비료는 크게 동물성과 식물성으로 나뉩니다. 동물성의 경우 가축의 분뇨를 발효해 만들고요. 식물성은 풀을 베어 발효한 퇴비나 쌀겨를 이용하는데요. 그리고 일반적으로 유기농 농사를 지을 때 두 가지를 섞어 사용하죠. 그 이유는 각 비료가 가진 장점을 더해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서입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동물성의 경우, 분뇨를 사용하기 때문에 유기질 비료라고 보기에는 문제가 있어 보여요. 어떤가요?

조규봉 기자▶ 맞습니다. 엄밀히 말하자면 동물성 비료는 유기질 비료라고 할 수 없죠. 비료의 재료가 되는 가축의 배설물에 항생 물질이 상당수 포함되기 때문인데요. 실제로 가축의 먹이에는 항생 물질 등이 함유된 약재가 많이 쓰이고요. 이로 인해 동물의 배설물에도 항생 물질이 상당수 배출돼 동물성 비료도 안전하다고 단정 지을 수는 없습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그래서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는 것 같은데요. 이번에는 가격 이야기 좀 해볼게요. 일반적으로 유기농 표시가 된 식품들은 대부분 비싸잖아요. 어느 정도나 차이가 나나요?

조규봉 기자▶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의 조사에 따르면요. 유기 농산물 소매가격은 일반 농산물에 비해 평균 1.7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일반적인 식품의 경우, 2배 많게는 4배까지 차이가 나고요. 얼마 전 추석에도 유기농 식품으로 구성된 선물세트들 많이 찾으셨을 텐데요. 아마 가격 차이를 실감하셨을 겁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네. 그렇다면 비싼 만큼 그 값어치를 하는지 알아봐야겠죠. 건강을 위해 유기농 식품을 선택하는 사람들도 유기농 식품이 제 값어치를 하는 지 의구심을 가질 수 있으니까요. 봉기자, 비싼 유기농 식품. 정말 그만큼 몸에 좋은 건가요?

조규봉 기자▶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그건 아닙니다. 예를 들면 우리가 마트에 갔을 때 유기농 식품을 가장 많이 만날 수 있는 곳은 어딘지 아십니까? 바로 유아용품 코너입니다. 유기농 주스, 유기농 과자, 유기농 분유 등 유기농이라는 이름표가 없으면 팔리지 않을 것처럼 많은데요. 거기서 문제는 원재료입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원재료가 왜요? 원재료가 유기농이기 때문에 주스에도 유기농 주스라고 표시된 거 아닌가요?

조규봉 기자▶ 원재료가 유기농인 것 맞죠. 하지만 원재료인 퓨레 원액이나 농축 과즙 등은 수입이 많다는 겁니다. 터키, 이스라엘산 과즙을 생각해보세요. 아무리 유기농이지만 비행기로만 10시간이 넘는 곳에서 온 겁니다. 그렇게 오랜 시간 이동하는 재료에 과연 아무것도 넣지 않았을까요? 주스는 신선도가 생명인데요? 결국 원재료가 상하지 않기 위해서는 보존제 등 각종 화학첨가물을 썼을 가능성이 높다는 겁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듣고 보니 그렇네요. 보통 앞면에 유기농이라는 큰 글씨만 보고 고르지 원재료 산지까지는 잘 살펴보지 않는 경우가 많잖아요. 충분히 그럴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조규봉 기자▶ 그렇죠. 식약처가 발표한 5대 유기농 수입 품목을 보면요. 과일, 채소 주스가 포함돼 있거든요. 국산 농축 과즙으로 만든 유기농이 아닌 주스, 터키산 유기농 농축 과즙으로 만든 유기농 주스. 둘 중 어떤 주스를 선택할지 그건 소비자의 몫입니다. 다만 비행기에서 열 시간이 넘게 날아온 원재료를 잊지 말아달라는 거죠.

김민희 아나운서▷ 봉기자, 그럼 이야기가 나온 김에 분유 이야기도 좀 해주세요. 분유 자체가 워낙 비싸기도 하지만, 오가닉. 즉 유기농 표시가 붙으면 훨씬 더 비싸거든요.

조규봉 기자▶ 분유도 마찬가지입니다. 유기농이라는 이유로 일반 분유에 비해 2배 이상 비싼 가격에 팔리고 있는데요. 문제는 거기도 수입 원료를 쓴다는 것이죠. 독일산의 유기농 탈염유청분말, 네덜란드산의 유기농 혼합식물성유지를 사용하거든요. 물론 다 유기농 원료이긴 하죠. 하지만 그건 유럽 기준일 뿐입니다. 분유의 경우 유기농 인증 권한이 한국에 있지 않거든요. 물건을 파는 독일, 네덜란드에서 유기농 원료라고 넘기면 끝입니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확인할 길도 없고요.

김민희 아나운서▷ 유기농이 몸에 좋다는 인식은 어떤가요? 그것도 그냥 인식일 뿐 과학적으로 증명된 건 아닌 건가요?

조규봉 기자▶ 사실 거기에 대해서는 전문가들의 의견이 엇갈립니다. 아무래도 유기농 식품을 먹게 되면 잔류 농약 걱정은 덜게 될 테니까요. 2014년에 미국 농무부가 테스트한 7,000개의 농산물 샘플 중 4분의 3이 잔류 농약을 함유하고 있었다고 하거든요. 과일과 채소를 씻거나 껍질을 벗겨도 농약이 남아 있는 경우도 있었고요. 유기농을 선택한다면 그런 면에서는 안심할 수 있겠죠. 다만 앞서 이야기한 것처럼 유기농도 동물성 비료를 사용하고 있고요. 그 동물성 비료가 우리 몸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한 정확한 연구는 나와 있지 않습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그럼 영양 면에서는 어떤가요? 일반 식품보다 유기농 식품의 영양가가 더 높을까요?

조규봉 기자▶ 아니요. 무조건 그렇지는 않은데요. 유기농 토마토와 일반 토마토를 영영 면에서 살펴보면 별 차이가 없거든요. 리코펜, 비타민 C, 폴리페놀 함량은 큰 차이가 없습니다. 토마토의 질에 결정적인 것은 조리방식에 있으니까요. 얼마 전 연구에서 유기농 유제품과 고기가 오메가-3 지방산을 50% 정도 더 많이 함유하고 있다고 나오긴 했지만요. 유기농 식품이 일반 식품에 비해 무조건 영양가가 높다고 보기에는 무리가 있죠.

김민희 아나운서▷ 네. 관련 정보를 드리고 있긴 하지만, 결국 선택은 소비자의 몫이라는 점. 기억해두시기 바랍니다. 봉기자, 이제 유기농 식품 선택과 관련된 팁 좀 주세요. 보통 유기농 채소는 깨끗하기 때문에 씻어먹을 필요가 없다 라고 생각하는데요. 그 답도 알려주세요. 많은 사람들이 유기농 채소에는 화학 약품이나 첨가물이 들어가지 않기 때문에 깨끗이 씻을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는데. 어떤가요?

조규봉 기자▶ 농약을 사용하지 않았다고 해도, 깨끗하게 씻어 먹는 게 바람직합니다. 세균에 노출될 위험이 있기 때문이죠. 유기농이라도 재배, 수확, 운송하는 과정에서 먼지나 이물질에 오염되는 것을 피할 수 없잖아요. 그러니 요리하기 전에 흐르는 물에 씻어 표면의 먼지 등을 없애고 먹는 것이 안전합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유기농 식품을 살 때 가장 좋은 방법에 대해서도 알려주세요.

조규봉 기자▶ 굳이 유기농 제품을 구매해야겠다면 국가가 인정한 유기농 인증마크를 확인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화학 비료와 농약을 사용하지 않고 재배한 친환경 농산물과 유기 사료를 먹이고 항생제와 항균제를 사용하지 않고 사육한 축산물에 유기농 인증 마크를 부여하고 있으니까요. 구입 전 확인하는 것이 좋겠죠.

김민희 아나운서▷ 네. 일반 소비자의 경우 유기농이라는 명칭이 사용되면 그 만큼 신뢰를 가지고 가격이 비싸더라도 구매하기 마련인데요. 오늘 호시탐탐을 통해 유기농에 대한 정확한 정보 알아두시기 바랍니다. 호시탐탐. 오늘은 여기까지입니다. 봉기자, 정보 감사합니다. ckb@kukinews.com

조규봉 기자
ckb@kukinews.com
조규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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