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정진용, 이소연, 심유철 기자] ‘백남기 농민 추모대회’에 참여한 시민들의 행렬이 서울 종로구 종로1가 르메이에르 빌딩 앞에서 경찰의 제지로 잠시 중단되는 상황이 발생했다.
르메이에르 빌딩은 지난 11월14일 민중총궐기대회에서 백씨가 경찰이 직사한 물대포를 맞고 사망한 장소다.
추모대회에 참석한 3만 여명(주최 측 추산)의 시민들은 1일 오후 5시40분 백씨의 영정을 앞세워 종로5가→종로1가→청계천 모전교에 이르는 구간의 행진을 시작했다.
그러나 집회 행렬은 종로 구청 입구 사거리에서 경찰 버스로 세워진 차벽에 가로막혔다.
경찰 병력은 헬멧을 쓰고 방패를 든 채 시민들을 막았으며 채증을 하는 과정에서 시민들과 충돌이 발생했다.
시민들은 “집에 가게 해달라”, “책임자 나와라”, “불법 채증이다. 카메라 치워라”고 외치며 경찰에 항의했다.
일부 시민들은 직접 카메라를 들고 대치 현장을 사진 찍거나 녹화하기도 했다.
또 길을 막고 있는 경찰을 시민들이 밀면서 넘어지는 시민이 발생하자 집회 참여자들 사이에서는 해당 경찰을 향해서 “소속과 이름을 대라”는 항의 목소리가 나왔다.
청소년녹색당 소속 강한성(15)군은 ‘너희가 죽였다’는 피켓을 들고 경찰 앞에 대치하다 차고 있던 시계가 끊어지고 옆으로 넘어지기도 했다.
시민들은 “박근혜는 퇴진하라”, “사유정권 물러나라”는 구호를 외쳤다.
저녁 8시 기준 시위대는 경찰 벽을 넘어 ‘세월호 900일 문화제’가 열리는 광화문 광장에 집결했다.
앞서 이날 오후 4시 범국민대회 조직위원회(4.16 연대, 백남기투쟁본부, 민중총궐기투쟁본부)는 종로구 대학로에서 추모대회를 개최했다.
애초 조직위는 종로 1가→ 세종로사거리→ 경찰청 구간까지 행진하려 했으나 경찰은 교통 소통에 심각한 불편을 초래한다는 이유로 금지 통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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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박태현 기자 pth@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