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 서울대병원 백남기씨 사망 보고서·진료기록지 공개

[전문] 서울대병원 백남기씨 사망 보고서·진료기록지 공개

기사승인 2016-10-03 20:23:51

[쿠키뉴스=장윤형 기자] 고(故) 백남기 님의 사망진단서 관련 서울대학교병원-서울대학교의과대학 합동 특별조사위원회(이하 특별위원회)는 관련된 사항을 조사하여 그 결과를 발표했다. 

결론적으로, 서울대병원은 백남기씨의 사망진단서 논란과 관련해 “병사가 맞다”고 발표했다. 다만 병원 측은 “담당 주치의가 일반적인 사망진단서 작성 지침과 다르게 작성했음을 확인했다”고 시인했다. 

다음은 보고서 전문이다. 

고 백남기 님(이하 고인)는 2015년 11월 14일 오후 7시 31분경 심한 ‘머리 손상’(머리뼈 여러 곳 골절과 심한 급성 경막하출혈 등)의 상태로 서울대학교병원에서 응급 수술을 받고 중환자실에 입원하여 의료진의 적절하고 헌신적인 치료를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한 번도 의식을 회복하지 못하는 상태였고, ‘패혈증’, ‘급성신부전’ 등의 합병증을 겪었으며, 입원한 지 10개월만인 2016년 9월 25일에 사망하였습니다. 

고인의 사망진단서에 대해서 살피면 우선 사망원인을 기재할 때에 심장마비, 심장 정지, 호흡부전, 심부전, 심폐정지와 같은 사망의 기전이나 사망에 수반된 징후는 일반적으로 기록하지 않습니다. 고인의 사망진단서의 직접사인에 ‘심폐정지’를 기재한 것은 사망진단서 작성 지침과 다릅니다.

또한 직접사인의 원인이 된 ‘급성신부전’의 원인, 즉 원사인으로 ‘급성 경막하출혈’을 기재하고 사망의 종류는 ‘병사’라고 한 것은 사망진단서 작성 지침과 다릅니다.

사망원인의 판단은 직접 담당한 의사의 재량에 속합니다. 일반적인 지침과 다르게 사망의 종류를 기재하였다면, 담당의사가 그 이유를 설명할 수 있어야 합니다. 담당교수의 진술과 <진료 경과>에 따르면, 사망진단서 작성을 포함한 모든 진료 과정에서 담당의사에게 어떠한 외압이나 강요는 없었고 담당교수는 오로지 자신의 의학적 판단에 따랐으며, 사망진단서는 담당교수의 지시에 따라 담당 전공의가 작성하였음을 확인하였습니다. 담당교수는 고인의 상병인 매우 위중한 ‘머리 손상’에 대하여 응급수술 등의 치료로써 생존케 하였고 수개월에 걸친 지속적인 진료를 통해 고인의 상태가 어느 정도 안정되었음에도 ‘급성신부전’, 즉 머리 손상 자체가 아닌 여러 가지 이유에 의한 합병증으로 사망하였다고 보아 사망의 종류를 병사로 판단하였고, 직접사인인 ‘심폐정지’는 ‘고칼륨혈증’(급성신부전에 합병하여 혈액에 칼륨 농도가 높아지는 위중한 상태)에 의해 심장이 정지한 것을 의미한다고 하였습니다. 

특별위원회는 담당교수가 일반적인 사망진단서 작성 지침과 다르게 작성하였음을 확인하였습니다. 다만 특별위원회는 사망진단서 작성 지침과 다르게 작성된 것은 분명하나 담당교수가 주치의로서 헌신적인 진료를 시행하였으며 임상적으로 특수한 상황에 대하여 진정성을 가지고 사망진단서를 작성하였음을 확인하였습니다.  

한편 병원 측은 진료 경과 요약본도 공개했다. 진료 경과 기록지는 다음과 같다. 

▲응급진료 (2015년 11월 14일)= 2015년 11월 14일 19시 31분, 의식 불명의 상태로 119에 의해 서울대병원 응급실로 이송되었습니다. 내원 당시 환자는 혼수상태였습니다. 동공은 확장되어 있었고, 빛 반사, 통증에 반응이 없었으며, 자발 호흡이 없었습니다. 그러나 각막반사, 두부 움직임에 대한 동공반사, 기침 반사 등 뇌간 기능은 어느 정도 보존되어 있었습니다. 뇌 전산화단층 촬영 (CT)에서는 급성 경막하출혈 (acute subdural hemorrhage)이 우측 대뇌부에서 발견되었습니다. 급성 경막하출혈은 약 80%에서 사망 혹은 뇌사 상태에 이르는 위중한 병이며, 수술로 최대한의 호전을 기대하더라도 대부분 식물 상태로 지낼 위험이 있다는 나쁜 예후에 대하여 보호자 (배우자, 딸)와 설명한 후 서면동의를 받고, 응급실 내원정 약 4시간 후인 2015년 11월 14일 23시 50분, 약 3시간에 걸쳐 두개절제술 및 경막하혈종 제거술을 시행하였습니다. 

응급수술 후 경과 (2015년 11월 15일 - 2016년 7월 15일)= 응급수술 후 환자의 의식 상태는 큰 변화가 없었고, 뇌간 반사 소실된 상태였습니다. 그러나 수술 2-3주 후 신경학적인 검진에서 뇌간 반사는 여전히 없었으나, 통증에 대해 피하고자 하는 반응을 보였습니다. 뇌 기능에 대한 객관적인 평가를 위해 2015년 12월 2일 뇌파검사 및 뇌전산화단층 촬영을 시행하였고, 뇌부종 및 전반적인 심한 뇌기능장애를 보였습니다. 이에 뇌사상태는 아니지만 지속적 식물상태에 부합되는 것으로 판단되었습니다.

이후 환자는 중환자실에 재원하면서, 폐동맥 색전증, 폐렴, 욕창, 연부조직 감염에 의한 패혈증 등 와병 환자에서 발생할 수 있는 다양한 합병증이 발생하였으나 적극적인 내과적 치료를 유지하면서 의식상태 및 생체 징후에 큰 변화 없이 안정적인 상태를 유지하였습니다.

연명의료 결정= 2016년 7월 15일 진균 폐렴 및 진균 패혈증, 그리고 이로 인한 급성 호흡곤란 증후군 및 급성신부전이 발생하였습니다. 당시 환자의 의식 상태는 이전과 큰 변화 없었습니다. 이에 신속히 항생제 치료, 인공호흡기 조절, 약물 용량 및 수액 조절 등을 진행하였으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신 상태는 악화되었습니다. 이에 2016년 7월 17일 보호자 (배우자, 딸)에게 상황을 설명하고 필요시 투석을 권유하였으나, 가족들은 평소 고인의 뜻에 따라 혈액투석과 심폐소생술 을 원하지 않았고 인공호흡기치료와 큰 고통이 따르지 않는 검사, 처치 및 기타사항 (예: 혈액검사, 혈압 상승제, 항생제, 수혈 등)을 포함한 보존적 치료만을 유지하기를 원하는 ‘연명의료계획서’에 서명하였습니다.

2016년 8월 22일 항진균제를 유지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다시 진균 패혈증이 발생하였고, 이로 인한 폐렴 및 범혈구감소증이 발생하였습니다. 항생제 조절, 수액 및 이뇨제 치료, 수혈 등의 치료를 시도하였으나, 2016년 9월 6일 가족 (배우자, 딸)은 큰 고통이 따르지 않는 검사, 처치 및 기타사항 (예: 혈액검사, 혈압 상승제, 항생제, 수혈 등)도 원하지 않았습니다. 이에 대하여 의료진은 가족들의 의사를 최대한 존중하였으나, 최소한의 항생제 치료와 혈액 검사(1주 3회), 혈액 검사 수치에 따라 필요한 수혈은 진행하는 것에 대하여 양해를 구하고 진행하였습니다.       

임종과정= 2016년 9월 9일 가족들은 적극적인 검사나 치료 없이 보존적 치료만을 유지하기를 원하는 ‘연명의료계획서’를 서면으로 재확인하였습니다. 이후 패혈증은 호전되지 않았고, 2016년 9월 19일 다시 급성신부전이 발생하였습니다. 환자의 의식 상태는 큰 변화가 없었습니다. 2016년 9월 23일 급성신부전이 진행되어 소변양이 감소하고 고칼륨 혈증 (K 6.5 mmol/L)이 발생하여 이뇨제 치료와 칼륨 강하 치료를 하였습니다. 2016년 9월 24일 오전부터 혈압이 저하되었고, 소변이 전혀 나오지 않고 고칼륨혈증 (K 7.6 mmol/L)이 진행하였습니다. 보호자 설득 하에 오후 17시 40분부터 승압제를 추가로 사용하였고 혈압은 상승하였으나 신기능 호전은 없었습니다. 2016년 9월 25일 13시 58분 환자는 심장무수축이 발생하여 사망하였습니다.

newsroom@kukinews.com


장윤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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