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는 12일 10시30분 ‘추모의 벽 설치 및 물대포 추방, 집회시위의 자유 보장 촉구’ 기자회견을 열고 “생명과 평화를 사랑했던 한 농민에게 가해진 국가폭력에 맞서는 시민들의 추모 장소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추모의 벽은 한 달간 운영될 예정이다.
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는 성명서를 통해 “서울대병원 장례식장까지 갈 수 없는 시민들이 추모의 마음을 표현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추모의 공간을 마련하게 되었다”며 “백씨의 죽음에 그 누구도 책임은커녕 사과조차 하지 않고 있다. 물대포를 쏘도록 명령한 자들을 기억하고, 책임져야 하는 자들이 마땅히 책임질 수 있도록 힘을 모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한 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김금옥 공동대표는 “온 국민이 사망진단서를 어떻게 써야 하는지를 배우고 있다. 그러나 우리가 백씨의 안타까운 죽음에서 얘기해야 할 것은 사망진단서가 아니다”라며 “국민 모두가 언론을 통해 백씨가 물대포에 쓰러진 뒤 세상을 떠난 살인현장을 본 목격자다. 우리는 식량 주권을 주장하며 우리밀을 키우던 백씨가 왜 이 거리에 나왔는지를 기억하고 얘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가톨릭농민회 정현찬 회장은 “외인사와 병사도 구분할 줄 모르는 주치의 백선하 교수를 의사라고 얘기하고 싶지도 않다. 그는 진단서를 병사로 끊는 조작을 서슴지 않을 뿐 아니라 국회에서도 거짓말을 하고 있다”며 “경찰과 검찰은 마땅히 살인자를 즉시 체포·구속·수사하고, 백씨를 부검하겠다는 그를 두 번 죽이는 행위를 하지 않아야 한다"”촉구했다.
참여연대 정강자 공동대표는 “집회결사의 자유, 차벽, 물대포, 국가 폭력, 살인, 이 단어들의 행간에는 앞으로 우리가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 담겨있는 것 같다”며 “이 벽은 추모의 벽이자 통곡의 벽이자 다짐의 벽인 것 같다”고 설명했다.
‘평화의 소녀상’ 제작으로 널리 알려진 김서경 작가는 “구의역이나 강남역처럼 많은 시민이 포스트잇을 붙여 참여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의미에서 추모의 벽을 만들게 됐다”며 “이 벽이 백씨를 부검하려는 시도를 저지할 수 있도록 국민의 힘을 모으는 ‘열쇠’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백씨의 장녀 백도라지씨는 애초 기자회견에 참석할 예정이었으나 개인 사정으로 함께하지 못했다.
한편 참여연대는 ‘집회의 자유는 청와대 앞에서 멈춘다 - 집회시위의 자유 확보와 물대포 추방 캠페인’을 이날부터 내달 14일까지 진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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