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기자의 호시탐탐] “값비싸도 믿고 맡겼는데… ” 세탁소의 배신

[봉기자의 호시탐탐] “값비싸도 믿고 맡겼는데… ” 세탁소의 배신

기사승인 2016-10-25 16:25:17

김민희 아나운서▷ 소비자를 위한 다양한 정보가 함께 하는 시간이죠. 봉기자의 호시탐탐입니다. 조규봉 기자, 어서 오세요. 오늘은 어떤 내용 준비되어 있나요?

조규봉 기자▶ 최근 들어 1인 가구나 맞벌이 부부가 늘었죠. 그러면서 바뀐 점이 많지만, 그 중 하나가 바로 옷과 물건들을 세탁하고 관리하는 방식입니다. 모든 옷이나 물건을 모두 직접 세탁하기보다는 전문 업체에 맡기는 건데요. 그 덕에 세탁 전문 업체들의 매출은 연일 상승곡선이고요. 특히 요즘과 같이 계절이 바뀌는 시기에는 이불이나 신발 빨래. 아이들 카시트나 유모차까지 맡기는 경우가 많은데요. 비싼 돈 주고 전문 업체에 맡겼는데 그 결과는 불만족스러웠던 경험. 있으시죠? 오늘 봉기자가 그런 피해를 막는 법을 알려드립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봉기자, 우선 어떤 피해 사례들이 있었나요?

조규봉 기자▶ 경기도에 사는 30대 정 모씨의 경우, 직접 빨기 힘든 운동화를 전문 세탁 업체에 맡겼습니다. 이유는 상대적으로 손질이 어려운 스웨이드 소재였기 때문인데요. 며칠이 지나 세탁 완료가 붙어있는 신발이 도착했지만, 상태는 좋지 않았습니다. 물 빠짐도 보였고, 모양도 변형이 있었는데요. 업체 측에 문의하자, 신발을 스팀으로 세탁했다는 답이 돌아왔습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스팀으로 세탁했기 때문에 물 빠짐이 있고, 또 모양도 변형되었다는 건가요?

조규봉 기자▶ 그렇죠. 그건 결국 업체 측에서 간과한 부분인데요. 스팀도 물세탁의 일종이어서요. 스웨이드 소재는 물세탁 시 모양이 변형되거나 소재가 상할 수 있습니다. 스웨이드 전용 지우개를 사용해서 조심히 세탁해야 물 빠짐이나 변형을 막을 수 있고요.

김민희 아나운서▷ 스스로 세탁하기 어려운 소재이기 때문에 전문 업체에 맡겼을 텐데, 그런 피해를 보게 된다면 믿고 맡길 수가 없겠어요. 봉기자, 이런 경우 보상을 받을 수는 있나요?

조규봉 기자▶ 원래는 세탁 전, 물세탁에 따른 신발 손상 가능성을 소비자에게 사전 고지해야 합니다. 만약 미리 고지하지 않고 임의로 진행했다면 업체 측의 과실이 인정되고요. 소비자에게 환불 및 보상을 해주어야 합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업체 측에서도 그 내용에 대해 미리 알려주고, 또 소비자도 정확히 알고 진행해야 피해를 막을 수 있을 텐데요. 혹시 이와 같은 피해 사례가 많은가요?

조규봉 기자▶ 그렇습니다. 해마다 신발 관련 소비자 피해 구제 신청이 1800건 이상 접수되고 있는데요. 2015년 1월부터 올해 6월까지 접수된 피해 구제 중 신발 제품 심의 위원회 심의 건은 2433건에 달했고요. 그 중 절반가량은 소비자 과실보다 사업자 책임인 경우가 많았습니다. 사업자 책임은 1238건으로 50.9%를 차지했거든요.

김민희 아나운서▷ 물론 신발 품질 자체가 불량인 경우도 있겠지만, 세탁 업체의 과실로 인해 피해를 보는 경우도 많을 텐데요. 주로 어떤 피해가 많이 생기나요?

조규봉 기자▶ 세탁 방법 부적합, 과세탁 등입니다. 드라이해야 할 세탁물을 물빨래를 한다거나, 중성세제를 사용해야 하는데 그렇지 않았다거나, 또 세탁을 너무 과하게 해서 신발에 하자가 생기는 경우죠. 신발 소재에 따라 다르지만 세탁을 잘못하면 쪼그라들거나 모양에 변형이 생기기도 하니까요.

김민희 아나운서▷ 그렇게 되면 보상은 대체적으로 잘 이루어지나요?

조규봉 기자▶ 수선, 교환, 환급, 배상 등 소비자원의 합의 권고에 따라 합의가 이뤄진 경우는 79.8%이긴 합니다. 다만 그 중 세탁업체의 합의율은 65.5%인데요. 제조, 판매업체의 합의율인 82.6%보다 낮습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세탁을 맡긴 신발에 문제가 생겼다면, 보상을 해주는 게 적절한 대응 방식일 텐데 왜 제대로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 걸까요?

조규봉 기자▶ 그건 세탁 사고 발생 때 세탁 이전의 신발 상태를 입증할 자료가 없기 때문입니다. 세탁 인수증 이라든가 신발 사진 같은 것들요. 그러니 품질 불량 등을 이유로 일부 세탁업체가 책임을 회피하는 경향이 많은 것 같습니다. 결국 전문 세탁업체에 맡긴 세탁물의 변형이나 훼손을 이유로 분쟁이 벌어지는 사례가 빈번하고요. 업체 측이 보상을 한다고 해도 그 보상 범위를 두고 또 다시 갈등을 빚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세탁 전의 상태를 입증할 자료들을 미리 남겨두는 것이 중요하겠네요. 그 내용에 대해서는 잠시 후 다시 알아보기로 하고요. 다른 세탁물에 대해서도 좀 이야기 나눠볼게요. 봉기자, 운동화나 신발 외에 요즘에는 카시트나 유모차도 전문 세탁 업체가 있는 거죠?

조규봉 기자▶ 그렇습니다. 유모차와 카시트를 제대로 관리하지 않으면 영유아의 건강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연구 결과도 있고요. 아무래도 면역력이 약한 유아가 사용하는 제품에는 특별히 청결에 주의를 기울이게 되잖아요. 또 집에서 세탁하기 어렵기도 하고요. 그런 인식이 생겨나기 시작하면서 유모차, 카시트 전문 세탁 업체도 많아지고 있습니다. 2010년대 초반부터 생겨나기 시작한 이들 업체는 전국에서 수십여 개가 영업 중이고요.

김민희 아나운서▷ 맞아요. 카시트나 유모차는 아무래도 부피도 크니까요. 분리해서 세탁기에 돌리자니 복잡하고, 그냥 두자니 찝찝해서 전문 업체를 이용하게 되는 경우가 많은데요. 그 가격이 만만치 않죠?

조규봉 기자▶ 많이들 사용하는 유모차의 경우 평균적으로 세탁 비용은 5,6만 원 대고요. 카시트는 3만 원대의 금액을 지불해야 합니다. 오가닉 계열 제품과 곰팡이 제거 등은 따로 추가 요금을 내야 하고요. 만약 계절마다 세탁을 맡긴다면 아이가 한 명인 집도 일 년에 그 비용만 30만 원 정도 들게 되죠.

김민희 아나운서▷ 만만치 않네요. 유모차도 하나만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디럭스, 절충형, 휴대용. 이런 식으로 아이가 커가면서 바꾸게 되고 카시트도 유아용과 주니어용이 따로 잖아요. 결국 사용하면서 드는 세탁 비용만 해도 구매하는 비용보다 더 들 수도 있겠어요. 봉기자, 그럼 그렇게 비싸게 주고 세탁을 맡기면 그 만족도는 어떤가요? 만족스러운 결과가 나오나요?

조규봉 기자▶ 그렇지 않다는 게 문제죠. 물론 만족도에 따라서는 개인차가 있기는 하지만, 소비자 입장에서는 단순히 그냥 깨끗해지는 것을 바라는 게 아니라, 손상 없이 깨끗해지는 걸 바라는 거잖아요. 그런데 아이의 몸에 직접 닿는 시트의 경우, 천이 헤지거나 보풀이 나 있으면 아무래도 찝찝할 수밖에 없죠.

김민희 아나운서▷ 네. 그런 일을 막기 위해서는 소비자가 주의할 점은 없을까요?

조규봉 기자▶ 앞서도 이야기했지만, 세탁 전 상태를 확인해두는 것이 좋습니다. 세탁 전 미리 사진을 찍어두는 것이죠. 그래야 증명할 방법이 생기니까요. 또 분쟁 발생 시 세탁물의 인수증을 작성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영수증을 작성하지 않았거나 영수증이 없으면 세탁비용의 20배까지로 보상이 제한돼 있기 때문인데요. 소비자 분쟁 해결 기준에 따르면 세탁 의뢰 시 인수증을 작성하지 않았을 경우, 소비자가 세탁 물가를 영수증 등으로 증빙하면 그에 맞게 보상을 받을 수 있습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그럼 영수증이 있으면 전액 보상을 받을 수 있는 건가요?

조규봉 기자▶ 영수증이 있다고 해도 사용 연수에 따라 감가상각해 보상하기 때문에 전액 보상을 받기는 어렵습니다. 물품 사용일수에 따라 배상 비율이 다르게 적용되는데요. 10%부터 최대 95%까지 보상받을 수 있고요. 단, 사용일수는 구입일로부터 사용여부에 상관없이 세탁 의뢰일까지 계산한 일수로 계산합니다. 그리고 보통 신발 전문점 같은 경우 카메라가 설치되어 있으니까요. 세탁 과정에서 생긴 문제를 증명하고자 한다면 확인을 해보는 것도 방법입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네. 피해를 막기 위해서는 결국 소비자 스스로 주의를 기울이는 것이 중요하겠어요.

조규봉 기자▶ 네. 그렇죠. 피해 예방을 위해서는 미리 신발이나 유모차, 카시트 등의 상태를 꼼꼼히 살펴야 하고요. 신발 소재에 따라 취급 방법이 다르기 때문에, 취급 주의사항을 업체 측에 미리 알려주는 것이 좋습니다. 또 정확한 피해 보상을 위해 결제 영수증 등 구입 증빙 자료를 잘 보관해야 하겠습니다. 지금까지 호시탐탐이었습니다.
ckb@kukinews.com

조규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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