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정진용 기자] 유진룡(60)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김기춘 전 대통령 비서실장이 지난 2014년 10월 문체부 1급 실·국장 6명을 사실상 일괄 해임하도록 지시했다고 밝혔다.
청와대가 미르재단과 K스포츠재단 설립에 앞서 문체부의 반대할 만한 인사들을 정리해 사실상 '길들이기'를 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나오고 있다.
유 전 장관은 26일 경향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김 전 비서실장이 문체부 김희범 1차관에게 명단을 주며 1급 실·국장들을 자르라고 했다"고 말했다.
유 전 장관은 "김 전 비서실장이 애틀랜타 총영사였던 김희범 차관을 불러 공무원들 성분검사를 한 뒤에 바로 맡겼던 임무가 그것(사퇴 종용) 이었다고 하더라"며 "이는 문체부 직원들도 거의 다 아는 사실"이라고 덧붙였다.
이어 명단을 준 이유에 대해 "내가 나가고 나서 아마 김 전 비서실장 생각에 자기들 말을 잘 듣지 않을 것 같은 사람들을 미리 정리작업을 하려고 했던 것 아닌가 생각된다"며 "미르재단이나 K스포츠재단이 가시적으로 나타난 것은 몇 달 후 지만 그러한 움직임이 있었던 것 아닌가 싶다"고 설명했다.
한편 김 차관도 일괄 사표 6개월 뒤에 사표를 냈으며 이에 대해 유 전 장관은 "김 차관은 토사구팽 당했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유 전 장관은 끝으로 "잘린 사람들은 객관적이고 공정한 사람들이었다"며 "사실은 그게 아니라는 것을 얘기해주는 것이 일종의 명예회복의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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