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정진용 기자]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과 전국공무원노동조합(전공노)이 역사상 처음으로 시국선언을 발표했다.
전국의 공무원, 교사 4만2200명은 시국선언문을 통해 “권력의 횡포를 멈추게 하고 교육과 행정의 공공성을 지켜내는 것이 우리에게 주어진 시대의 사명”이라고 밝혔다.
4일 오전 11시 전공노, 전교조 관계자 30여명은 서울 종로구 파이낸스빌딩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당성 없는 정권이 공무원과 교사에게 정권의 충복이 되라고 노골적으로 강요하지만 우리는 이를 단호히 거부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전공노 김주업 위원장은 “박근혜 정권은 역사교과서 국정화를 추진하는 반역사적, 살려달라고 아우성치는 국민 목소리에 물대포로 화답하는 반민주적인 정권”이라며 “국민의 봉사자로서 책무를 다하기 위해 이 자리에 섰다”고 설명했다.
이어 “정부 구성원인 우리 공무원들이 행정부 수반 퇴진을 요구하게 된 이유는 박근혜 정권은 어떤 조치를 해도 잃어버린 권위를 회복할 수 없다는 판단 때문”이라며 “박 대통령이 퇴진하고 처벌을 받아야 한다는 것이 우리의 합당한 요구”라고 강조했다.
전교조 변성호 위원장은 “쓰러져가는 대한민국을 이제 국민의 힘으로 다시 일으켜 세워야 한다는 뜨거운 결의 때문에 이 자리에 섰다”며 “시국선언을 했다는 이유로 정부가 우리에게 가할 징계, 겁박이 두렵지 않다. 공무원과 교사들은 정권의 시녀이기를 거부한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의 2차 대국민 사과에 대판 비판도 이어졌다.
변 위원장은 “이날 사과는 그동안 박근혜 정권의 오만과 독선, 그리고 유체이탈의 화법을 다시 재차 확인한 것에 불과하다”라며 “박 대통령은 검찰 조사를 받는 것을 마치 엄청난 결단처럼 말하지만, 죄를 지으면 검찰의 수사를 받는 것이 당연지사”라고 지적했다.
또 그는 “사과문을 발표하며 울먹이는 모습을 보며 지난 2014년 4월16일 304명의 무고한 학생과 동료 교사가 차가운 바다에 수장될 때 흘린 거짓 눈물을 떠올릴 수밖에 없었다”라며 “또다시 국민에게 사기 치지 말라”고 목소리 높였다.
이들은 시국선언문을 통해 “지난해 민중총궐기의 정신과 올해 노동자 총파업의 기세로 오는 12일 민중총궐기에 참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 대통령은 이날 오전 10시30분 청와대에서 대국민담화를 발표하고 “국내외 여러 현안이 산적해 있는 만큼 국정은 한시라도 중단돼선 안 된다”며 퇴진 요구를 거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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