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탈, 노후빈곤’

[신간] ‘탈, 노후빈곤’

기사승인 2016-11-04 17:47:53


[쿠키뉴스=이준범 기자] 요코하마 고토부키 초는 과거 일본 고도 경제 성장기를 지탱해온 일일 고용 노동자들의 간이 숙박소였다. 이 거리는 더 이상 일거리가 없어 생활보호(기초생활수급) 수급을 받는 이들의 고령화에 따라 복지 거리로 변했다. 이곳의 70% 이상이 65세 이상의 고령자로, 이들의 85%가 생활보호 수급을 받고 있으며 휠체어 생활과 방문 간병인의 도움을 받는 이들도 많다.

“이곳에는 도쿄대를 졸업한 사람, 프랑스어를 할 줄 아는 사람, 일류 기업에서 근무했던 사람도 있습니다. 지금은 언제, 누가 이곳 고토부키에 와도 이상하지 않을 그런 시대입니다.” 간이 숙박소 인근 노숙자를 돌보는 NPO 단체 대표의 말이다. 이곳 사람들의 과거는 천차만별이다. 그 중 자신이 빈곤할 거라 생각한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탈, 노후빈곤’은 일본 시사지 선데이마이니치에서 장기간 연재한 기사를 엮은 책이다. 초고령사회 진입에 대비해 만반의 준비를 해온 일본의 현실을 파헤쳤다. 연금 생활을 해도 일해야 하는 80세 노인, 편찮은 노부모를 부양하다 지쳐 동반 자살한 노부부와 딸, 독거노인의 고독사 증가. 그리고 청소업체와 집주인 손해보험 상품 등 경제적, 사회적 고립이 낳은 노후의 현실을 담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고립에서 벗어나 긍정적으로 살아가려는 사람들도 있다. 최소한의 취미생활을 통해 즐겁게 사려는 노인, 노인 밀집 구역에 콜 센터 네트워킹을 구축하는 NPO 단체, 편찮은 노모를 부양하기 위해 프리랜서로 전향한 아들 등이다. ‘탈, 노후빈곤’은 지금의 한국 사회가 맞닥뜨린 장수 사회의 현실을 냉정하게 받아들이고, 스스로를 지키기 위한 해답을 찾길 권한다.

선데이마이니치 취재반 지음 / 한상덕 옮김 / 21세기북스 / 1만5000원

bluebell@kukinews.com
이준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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