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민수미, 정진용, 이소연, 심유철 기자] 주최 측 추산 20만 명(경찰 측 추산 4만 명)의 시민이 광화문 광장에 모여 한목소리로 ‘박근혜 대통령 퇴진’을 외쳤다.
5일 오후 4시부터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는 민중총궐기 투쟁본부 등 여러 시민사회와 노동단체가 주관하는 ‘모이자! 분노하자! #내려와라 박근혜 2차 범국민행동’이 진행됐다.
시민들은 종로1가 쪽으로 향하는 행진을 마친 뒤 다시 광화문 광장에 집결했다.
앞서 주최 측은 이날 오후 5시부터 광화문 우체국에서 종로1가, 종로2가, 종로3가 등을 거쳐 을지로3가, 명동, 시청, 일민미술관까지 각각 2만 명이 전 차로를 행진하겠다고 신고했다.
그러나 경찰은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12조를 근거로 교통 불편이 예상된다며 이를 금지했다.
이에 주최 측은 가처분 신청을 냈고, 서울행정법원은 이를 받아들였다. ‘교통소통의 공익이 집회 시위의 자유를 보장하는 것보다 크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현재 세종대왕 동상을 기준으로 양쪽 전 차로에 경찰의 차벽이 설치된 상태다. 시민들은 박 대통령의 하야를 촉구하는 피켓과 촛불을 들고 경찰과 대치하고 있다.
이들은 ‘박근혜는 퇴진하라’ ‘우리는 승리하리라’ ‘당장 내려오라’ 등의 구호를 외치면서 촛불집회에 참여하고 있다.
촛불을 든 시민들은 지난 4일 박 대통령이 발표한 2차 대국민 담화문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청와대를 향해 함께 야유를 보내기도 했다.
‘가이 포크스’ 가면을 쓰고 나온 대학생 최모(21)씨는 “대통령의 2차 대국민 담화문을 듣고 나서 또 최순실이 썼나 생각했다. 감성팔이 하는 대통령의 모습을 보며 ‘이야기가 진짜 안 통한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시민혁명의 의미를 담을 수 있고, 얼굴로도 의사 표현을 할 수 있다는 생각에 가면을 썼다”고 설명했다.
이중기(52)씨는 “국민의 요구와 다르게 ‘권력을 놓지 않겠다’는 말만 되풀이하는 담화문을 듣고 전혀 상황파악을 하지 못한다고 느꼈다”며 집회 참가 이유를 밝혔다.
교복을 입은 중고등학생들의 모습도 쉽게 볼 수 있었다.
친구와 함께 왔다는 강지원(17·여)양은 “친구들끼리 점심시간에 모이면 대통령 얘기를 많이 한다. 아무것도 아닌 한 민간인에 의해 나라가 운영된다는 게 화가 난다”며 “부모님이 먼저 집회 참여를 권했다”고 전했다.
현재 광화문광장을 넘어 덕수궁 앞까지 시민들의 행렬이 이어지는 상황이다.
주최 측은 애초 오후 10시30분까지 시민들의 자유 발언으로 집회를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광화문광장에는 220개 중대 1만7600명의 역대 최대 경찰 병력이 동원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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