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조민규 기자] 녹내장은 과거에 비해 많이 알려지긴 했지만 아직도 많은 사람들에게 실명이라는 막연한 두려움만을 갖게 할 뿐 정확한 지식 전달은 매우 부족한 실정이다.
대한안과학회는 ‘최근 조사 결과에 의하면 국내 녹내장 유병률이 높은데 비해 국민들의 녹내장에 대한 인지도는 매우 낮은 것으로 나타나 보다 적극적인 대책이 요구된다’며 우려를 표시했다.
녹내장은 전세계적으로 돌이킬 수 없는 실명을 일으키는 가장 흔한 원인 질환으로 전세계적으로 환자가 증가하고 있다. 이는 녹내장의 발병이 늘어나는 노인인구 증가와 더불어 녹내장의 위험요인인 당뇨병, 고지혈증, 중풍 등의 질환을 가진 환자도 인구 고령화와 함께 증가하기 때문으로 보인다.
2007-2008년 시행한 ‘남일 연구(충남 금산군 남일면, 40세 이상 주민 1532명 대상)’에 따르면 국내 40세이상 인구에서 녹내장 유병률은 4.2%이고 녹내장이 의심되는 경우(녹내장 의증)까지 포함하면 9.4%에 달하는 것으로 예측됐다.
최근 발표된 국민건강영양조사에 참여한 40세 이상의 성인 남녀 1만3831명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우리나라 40세 이상 인구에서 원발폐쇄각녹내장을 제외한 원발개방각녹내장 환자만도 4.7% (남자: 5.5%, 여자 3.9%)인 것으로 나타났다.
녹내장, 중년 이상에서만 발병?…위험성 높은 고도근시, 12세부터 20대까지 젊은층이 6배 높아
중년 이상에서만 녹내장이 발병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젊다고 안심할 수 없다. 40세 미만에서 원발개방각녹내장은 2.1% (19-29세의 1.2%, 30-39세의 2.4%)이나 되고, 특히 고도근시(-6디옵터 이상)의 경우 녹내장 위험성이 높아진다.
고도근시는 50대와 60대에서는 2% 미만으로 적지만 20대와 12-18세 연령대의 12%를 차지할 정도로 크게 증가하고 있어 향후 젊은 연령층에서도 녹내장 환자가 급증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학회측은 밝혔다.
일반적으로 녹내장은 말기가 되기까지 자각 증상이 뚜렷하지 않아 안과 진찰을 받지 않을 경우 진단이 매우 늦어질 위험이 높다. 특히 우리나라 원발개방각녹내장 환자의 약 80%는 높지 않은 안압에도 시신경 손상이 발생하는 정상안압녹내장이기 때문에 진단이 더욱 어렵게 된다.
원발폐쇄각녹내장은 그나마 안압이 급격하게 상승할 경우 (급성녹내장 발작)시력저하, 안통, 두통 및 구역·구토 등의 증상이 생겨 병원을 찾게 되지만, 이마저도 저절로 증상이 호전되거나 급체 혹은 중풍으로 오인될 수 있어서 진단 및 치료시기를 놓칠 수 있다. 이러한 급성 녹내장은 급히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한다면 수일 내에 실명에 이를 수 있어 빠른 진단과 치료가 중요하다.
녹내장의 치료는 안압을 낮추는 것이다. 안압을 낮추는 방법으로는 안약 점안, 약 복용, 레이저 치료 및 섬유주절제술 등의 녹내장 수술이 있다.
대부분 안약을 잘 점안하면 더 이상의 시신경 손상이 일어나지 않게 하는 안압에 도달할 수 있지만, 그렇지 못한 경우 레이저 치료나 녹내장 수술이 필요하다. 치료 시작 전 안압이 높지 않더라도 (정상 안압)녹내장이 발생한 눈에서는 그 안압이 시신경 손상을 주고 있다는 의미이기 때문에 역시 안압을더 낮춰주어야 한다. 이러한 녹내장의 치료는 고혈압과 당뇨병 같은 만성질환과 같이 완치가 없는 지속적인 관리(안약 점안,금연 등 생활습관 교정 등)가 필요하다.
손상된 시신경 살릴 수 없어…조기진단·치료가 중요
일단 손상된 시신경은 다시 살릴 수 없기 때문에 치료시기를 놓치지 않고,조기에 진단해 치료받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조기에 치료에 들어가면 대부분의 녹내장은 약물 치료에 효과적으로 반응한다.
진단이 늦을수록, 환자의 나이가 많을수록 녹내장으로 인한 실명 위험성이 높아지기 때문에 무엇보다도 먼저 녹내장 진단을 조기에 받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국민건강영양조사에서 원발개방각녹내장으로 진단 받은 환자 중 단지 8%만이 이전에 녹내장이라 들은 적이 있다고 할 정도로 환자들의 인지도는 매우 낮았고, 이 중 20%는 치료를 전혀 받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학회측은 최근 우리나라 국민건강보험 자료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40세 이상의 전제 인구에서 치료 받고 있는 녹내장 환자의 비율은 2008년 0.79%에서 2013년 1.05%로 매년 약 9%씩 증가하고 있지만 이는 실제 예측되는 우리나라 전체 녹내장 환자 수의 1/3에도 미치지 않는 것으로 아직도 많은 녹내장 환자가 치료 기회를 놓쳐 실명 위기에 있다고 지적했다.
대한안과학회 김찬윤 총무이사는 “40세가 넘으면 누구라도 매년 안압 측정 및 안저 검사를 포함하는 안과 검진을 받아보는 것이 좋다. 특히 근시가 높거나 녹내장의 가족력이 있는 경우 더 젊은 나이부터 안과 검진을 주기적으로 받아야 하겠다”며 조기진단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한편 대한안과학회(이사장 차흥원)는 제 46회 눈의 날(11월11일)을 맞아 ‘소리 없는 실명 원인 녹내장, 조기 발견이 중요합니다’를 주제로 실명예방운동을 벌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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