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절한 쿡기자] 영화계 ‘정권 외압설’ 대두… ‘변호인’은 왜 TV에서 볼 수 없을까

[친절한 쿡기자] 영화계 ‘정권 외압설’ 대두… ‘변호인’은 왜 TV에서 볼 수 없을까

기사승인 2016-11-11 13:37:43

[쿠키뉴스=이은지 기자] 그간 문화계에 정권의 외압이 작용한다는 소문은 유구하게 있어 왔습니다. 그러나 이번에는 좀 다릅니다. 이른바 ‘최순실 게이트’ 폭풍이 그치기는커녕 계속해 확산되며 여러 가지 의혹이 추가적으로 제기되고 있는 것입니다.

그 가운데에는 CJ E&M(이하 CJ)이 있습니다. CJ는 박근혜 정권의 ‘K컬처밸리’ 사업에서 해외 페이퍼컴퍼니를 설립, 부당이득을 봤다는 의혹을 받은 데 이어 현 정권의 외압 탓에 ‘국제시장’ ‘인천상륙작전’등의 영화를 만들었다는 뒷말을 듣고 있죠.

지난 7일 오동진 영화평론가는 CBS ‘김현정의 뉴스쇼’와 인터뷰에서 “CJ가 ‘국제시장’과 ‘인천상륙작전’ 같은 작품을 만든 것은 ‘광해’(광해, 왕이 된 남자) 때문에 현 정권의 눈 밖에 난 것을 커버하기 위해서였다”고 주장했습니다. 광해는 CJ에서 공동제작에 이어 투자·배급까지 한 영화입니다. 폭군으로 알려진 광해군이 사실은 누구보다 백성을 사랑하는 군주였다는 가상의 이야기를 다룬 이 영화는 상영 당시 故 노무현 대통령을 떠올리게 한다는 평이 지배적이었죠. 1000만 관객을 달성한 ‘광해’가 당시 정권에 안 좋게 비춰졌고, 결국 CJ는 현 여당 정권 비위 맞추기의 일환으로 ‘국제시장’ ‘인천상륙작전’등 이전 세대를 미화하는 영화를 만들었다는 것이 오 평론가의 주장입니다. 이는 앞서 MBN에 의해 보도된 청와대의 CJ그룹 이미경 부회장 퇴진 요구와도 맞물립니다. 최근 MBN은 “2013년 말 청와대 핵심 수석비서관이 CJ그룹 최고위층 인사에게 이미경 부회장의 퇴진을 요구했다”고 보도했습니다. 해당 퇴진 요구 배경에는 영화 ‘광해’와 예능 프로그램에서의 정권 희화화가 주요 이유로 꼽혔죠.


또 오 평론가는 영화 ‘변호인’의 투자배급사 NEW 또한 비슷한 이유로 ‘연평해전’을 만들게 됐다고 주장했습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이 변호사 시절 부림사건을 맡았던 과정과 그 이후를 그린 ‘변호인’ 또한 현 정권의 입맛에 맞지 않았고, 이는 유·무형의 압박을 가하는 것으로 이어졌다는 겁니다.

흔한 음모론으로 치부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변호인’을 둘러싼 의혹은 이 외에도 있습니다. ‘변호인’은 개봉이 3년이나 지난 영화지만 지상파 TV에 단 한 번도 등장하지 않았다는 것이 대표적이죠. 2012년 1000만 관객을 달성한 ‘도둑들’ ‘광해’를 비롯해 2013년 ‘7번방의 선물’ 2014년 ‘명량’ ‘국제시장’, 2015년 1000만 관객을 기록한 ‘베테랑’과 ‘암살’에 이르기까지 모두 명절 특선 영화로 지상파에서 방송됐지만 2013년 1000만 관객을 달성한 ‘변호인’은 지상파에서 방영된 적이 없습니다. 개봉 당시 나라 전체를 뜨겁게 달궜다고 평가될 만큼 센세이셔널했던 ‘변호인’이 아직도 외면 받고 있다는 것. 흔한 루머로만 치부돼왔던 ‘정권 외압설’이지만 뜬소문이었던 청와대 비선실세 의혹이 사실로 확인된 지금, 마냥 웃고 지나갈 수만은 없는 것도 사실입니다. 

onbge@kukinews.com

이은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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