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민수미, 정진용, 이소연, 심유철, 이승희 기자] ‘비선 실세’ 최순실(60)의 국정 농단으로 성난 민심이 박근혜 대통령의 퇴진을 외쳤다.
민중총궐기투쟁본부, 백남기투쟁본부, 민주노총 등 1503개 시민사회단체가 연대한 ‘박근혜 정권 퇴진 비상국민행동(퇴진행동)은 12일 서울 중구 서울광장에서 ‘2016 민중총궐기’를 진행했다.
이날 본 대회에서는 민주노동조합전국총연맹(민주노총) 한상균 위원장의 메시지 대독, 전명선 4·16가족협의회 위원장, 故(고) 백남기 농민의 장녀 도라지씨, 김충환 사드배치철회 성주투쟁위 공동위원장의 투쟁사가 이어졌으며 민중총궐기 투쟁 선언문을 낭독 후 청와대 포위 행진에 나섰다.
한 위원장은 “오늘은 민중이 더는 개, 돼지가 아니라 주인임을 선포한 날”이라며 “불법권력과 비선권력 위에 공식권력인 국민의 권력이 있다는 것을 보여주자”고 밝혔다. 이어 “세상을 바꾸는 것은 대통령, 재벌, 정치인이 아니라 흙수저 청년과 미래가 없는 나라를 걱정하는 청소년 또 분노해 거리에 나온 시민들”이라고 전했다.
백씨는 “작년에 아버지께서 이 대회에 참석하다가 사고를 당했다”며 “1년이 지났으나 달라진 것은 전혀 없고 나빠지고만 있다”고 토로했다. 그는 “우리 가족들과 백남기투쟁본부는 아버지 장례를 치르긴 했으나, 책임자 처벌은 해결되지 않았다. 싸울 일이 태산같이 남아 있다. 절대 지치지 않고 싸워서 이기겠다”고 다짐했다.
이날 퇴진행동은 특별 요구안으로 ‘백남기 농민 국가처벌 책임자처벌’ ‘한상균 민주노총 위원장 석방’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제시했다. 이 밖에도 ‘일자리노동’ ‘농업’ ‘민주주의’ ‘한일 위안부합의 무효화 재협상 추진’ ‘세월호’ ‘재벌책임강화’ 등 13대 요구안을 만들어 발표했다.
민중총궐기에 참여한 유재귀(64여)씨는 “전북 정읍에서 아침 7시에 버스를 전세해 서울에 올라왔다”며 “지금 시국을 보면 박 대통령은 당연히 하야해야 한다. 쌀값 보장 약속도 지키지 못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경기 평택에서 두 자녀와 함께 나온 김모(41.여)씨는 “최씨의 딸 정유라를 보면서 부유한 아이들만을 위한 사회가 될까 두려워 집회에 나왔다. 열심히 피땀 흘려 노력하는 아이들이 설 자리가 좁아지고 있다. 그게 우리 아이가 될 수 있다. 어른들의 잘못으로 아이들에게 피해를 줄 수 없다”고 강조했다.
5시부터 시작된 행진은 ①서울광장-을지로입구역-광교교차로-종각-조계사 앞 교차로-안국동사거리-경복궁교차로-광화문교차로-경복궁역교차로 ②서울광장-시청교차로-서소문로-경찰청앞교차로-서대문역교차로-정동사거리-금호아트홀옆길-서울지방경찰청앞-경복궁역교차로 ③서울광장-덕수궁돌담길-정동사거리-롯데리아 광화문점-새문안로5길-정부종합청사교차로-경복궁역교차로 ④서울광장-소공로-한국은행교차로-을지로입구역-삼일대로-청계천2가교차로-종로2가교차로-낙원상가-안국역교차로-안국동사거리-광화문교차로-경복궁역교차로를 통해 청와대 인근으로 진행된다. 서울광장-광화문광장-경복궁-청와대 앞 구간은 제외됐다.
5시30분 현재 주최 측 추산 인원은 65만명이다. 그러나 오후 7시30분부터 광화문 광장에서 열리는 ‘모이자! 분노하자! #내려와라 박근혜 3차 범국민행동’으로 인해 집회 참가 인원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경찰은 272개 중대 2만5000명의 병력을 투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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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박태현 기자 pth@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