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절한 쿡기자] “이정현 단식 데자뷔?” 이준석 등 與 5人에 차가운 여론

[친절한 쿡기자] “이정현 단식 데자뷔?” 이준석 등 與 5人에 차가운 여론

기사승인 2016-11-14 11:27:32

[쿠키뉴스=정진용 기자] 사람 일은 참 알 수 없는 것 같습니다. 정세균 국회의장 사퇴를 주장하며 단식투쟁했던 이정현 새누리당 대표가 이번엔 자신의 사퇴를 주장하는 단식 농성을 맞닥뜨리게 됐습니다. 그것도 같은 당 의원들이 들고 일어섰습니다. 그러나 이를 바라보는 여론은 그리 호의적이지 않습니다.

13일 새누리당 원외 당협위원장 5명은 이 대표 등 당 지도부의 사퇴를 요구하며 국회 당 대표실 앞에서 무기한 단식 농성에 돌입한다고 밝혔습니다. 

같은 날 당내 비주류 의원 91명이 모여 ‘비상시국회의’를 열고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 제안부터, 당의 전면적인 해체까지 격렬한 성토가 나온 뒤입니다.

김상민(경기 수원을), 김진수(서울 중랑갑), 이기재(서울 양천갑), 이준석(서울 노원병), 최홍재(서울 은평갑) 당협위원장으로 이뤄진 단식 농성단은 성명서를 내고 △민의를 반영한 특단의 대책 마련 △새누리당 해체 후 건강한 보수정당 창당 △이정현 지도부 즉시 사퇴 등을 요구했습니다.

이 대표가 비공개 최고위원 간담회를 연 뒤 브리핑을 통해 “내년 1월21일 조기 전당대회를 열어 당 대표를 선출하겠다”며 “여야 협의를 거쳐 국무총리가 임명되고, 중립내각이 출범하는 즉시 일정에 상관없이 당 대표직을 내려놓겠다”고 밝혔지만 이마저도 ‘너무 늦다’는 것입니다.

이준석 위원장은 ”내년 1월 후임 당대표 선출은 너무 늦다. 국민의 눈높이에 맞지 않으리라고 본다”며 “이정현 지도부가 즉시 사퇴해야 한다”고 강조했죠.

그러나 이들의 급작스런 태세 전환은 국민에게 낯설기만 합니다. 

이준석 위원장은 지난 총선 당시 ‘박근혜 비대위’에 합류하면서 ‘박근혜 키드’라는 수식어를 달았던 인물입니다. 

단식 농성에 돌입한 의원 외에 비상시국회의를 열고 탄핵까지 거론한 비주류 의원들도 마찬가지입니다. 대표적으로 김무성 전 새누리당 대표는 “박근혜는 약속을 한 번도 어긴 적 없는 이 나라 최고의 지도자다. 모성애의 힘으로 국민 대통합을 이룰 수 있는 최고의 적임자”라고 치켜세웠던 인물이죠.

네티즌들은 “또 단식인가. 지겹다” “한 달 전 이정현 대표가 하던 짓을 그대로 하네. 이렇게 뒤통수에 칼 꽂으면 되나” “네 놈들도 똑같은 부역자다” “여기 붙었다 저기 붙었다 하는 기회주의자, 박쥐 같다” “박 대통령 하야 위해 단식해라”라는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다.

그럼 이 대표의 단식 농성을 떠올려볼까요. 이 대표는 지난 9월26일 정세균 국회의장 사퇴 등을 촉구하며 단식에 돌입했습니다. 그러나 7일 만에 “민생과 국가 현안을 위해 무조건 단식을 중단한다”고 말해 ‘단식 쇼’라는 조롱을 받았죠. 무엇보다 단식의 절박함이 없었을 뿐 아니라 오직 대통령 한 사람만을 바라보고 한 단식이기에 국민의 공감도 얻지 못했습니다. 결국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가 “이 대표의 단식농성은 대통령이 ‘장하다’, ‘잘했다’ 하면 끝날 것”이라는 예견이 들어맞아 더 우스운 꼴이 됐습니다.

이번에 단식에 돌입한 새누리당 원외 당협위원장 5명 역시, 아무래도 앞선 이 대표의 실패 사례를 타산지석으로 삼지 못한 것 같습니다.

단식은 사회적 약자가 목숨을 건 절박한 심정으로 하는 행위입니다. 세월호 참사 때 딸을 잃은 김영오씨가 46일간 단식을 이어갈 수 있었던 것도 ‘단식 외에 아무것도 할 수 있는 게 없다’는 절실한 마음 때문이었죠. 이번 새누리당 당협위원장 5명의 단식 돌입을 보면 이런 질문을 하고 싶습니다. “과연 절박함이 있는 단식입니까”

jjy4791@kukinews.com

정진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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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진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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