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정진용 기자] 과거 주한 미국대사관이 한나라당 경선후보였던 박근혜 대통령이 ‘최태민씨의 사생아를 낳지 않았음을 증명하는 감식을 받겠다고 제안했다’는 내용을 본국에 보고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 2007년 7월19일 한나라당 대선후보 검증 청문회 당시 박 후보가 최태민과의 루머를 추궁하는 질문에 “기왕 얘기가 나왔으니까 말씀을 드리면 만약에 애가 있다는 확실한 근거가 있다면 그 애를 데리고 와도 좋다”라며 “제가 DNA 검사도 다 해주겠다”고 답한 발언을 것을 가리킨 것으로 보인다.
폭로전문 사이트 위키리크스에 수록된 2007년 8월17일자 문서에 따르면 주한 미국대사관은 한나라당 대선후보가 누가 될지 본국에 보고하면서 “한나라당은 일련의 정책 토론을 열게 되는데 인신공격이나 선정적인 주장들이 정책보다 더 주목을 받는다”(Mudslinging and sensational claims got more attention than the policy debates)며 이같이 기록했다.
보고서는 박 후보의 상대편이었던 이명박 전 대통령이 대선후보가 될 가능성이 더 높다고 봤다.
이 문서는 “여론조사에 따르면 이 후보가 5~12% 정도 상당히 앞선 것으로 나와 대부분 전문가들이 그의 승리를 예측하고 있다”며 “이번 한나라당 경선은 두 선두주자 간 진흙탕 싸움이 두드러진다”고 지적했다.
이어 “박 후보가 ‘스캔들이 너무 많은 목사 사이에서 사생아를 낳지 않았음을 증명하는 감식을 받겠다’고 제안했다”(Park Geun-hye offered to undergo a test to prove she did not give birth to a love-child of a scandal-ridden minister)며 “이 후보는 심지어 자신이 일본인이 아님을 증명하는 DNA 감식을 받았다”고 덧붙였다.
또 해당 문서는 “박 후보는 전반적으로 박정희 전 대통령을 좋게 기억하는 노년층으로부터 강력한 지지를 받고 있다”면서도 “한나라당 대의원들 사이에서 이 후보에 대한 지지가 강하며 막판 경선과정에서 이 흐름이 바뀔 수 없을 것”이라는 당시 선거관리위원회 부위원장이었던 박진 전 의원의 말을 전했다.
‘한나라당 경선 선택의 시간 다가와: 이명박이 주도권을 쥐고 있다’(GNP DECISION TIME APPROACHES: LEE MYUNG-BAK IN DRIVER'S SEAT)는 제목의 이 문서는 조셉 윤 당시 주한 미국공관 차석 대리가 기밀문서로 분류한 뒤 미 국무부 등에 전송했다.
주한 미국대사관은 다른 문서를 통해서도 “최태민이 ‘한국의 라스푸틴’으로 불린다”며 “인격 형성기에 박 후보의 심신을 완전히 지배했고, 그의 자제들이 그 결과로 엄청난 부를 축적했다는 루머가 널리 퍼져있다”고 본국에 보고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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