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쿡리뷰] ‘신비한 동물사전’ 롤링이 에디 레드메인에게 절해야 하는 이유

[쿡리뷰] ‘신비한 동물사전’ 롤링이 에디 레드메인에게 절해야 하는 이유

기사승인 2016-11-16 15:04:23

[쿠키뉴스=이은지 기자] 1926년 뉴욕의 마법사들은 혼란스러운 시대를 겪고 있다. 어둠의 마법사 그린델왈드가 유럽을 쑥대밭으로 만든 뒤 자취를 감춘 채다. 영국과 달리 훨씬 더 폐쇄적인 미국 마법사계는 ‘노마지’(No Magic), 즉 마법을 사용하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마법 사회가 노출되는 것을 경계하고 두려워한다. 그런 때에 뉴트 스캐맨더(에디 레드메인)가 뉴욕에 상륙한다. 신비한 동물들을 연구하고 구조 활동에 매진하는 스캐맨더는 동물들을 자신의 가방 속에 넣어 다니며 보살피는데, 그 중 한 동물을 고향인 애리조나에 데려다주기 위해서다. 

사건은 뉴욕 은행에서 만난 노마지, 제이콥 코왈스키(와 가방이 바뀌며 시작된다. 코왈스키는 아무 것도 모르고 스캐맨더의 가방을 열어버리고, 가방 속에서 탈출한 동물들은 뉴욕 거리를 파괴한다. 그 가운데 스캐맨더를 만난 티나 골드스틴(캐서린 워터스턴)은 한때 오러로 활동했지만 지금은 평범한 미합중국 마법 의회(MACUSA)의 일원이다. 골드스틴은 스캐맨더를 붙잡아 오러 지위를 회복할 기회로 삼으려 하지만 마법 안보부 국장인 퍼시발 그레이브스(콜린 퍼렐)가 골드스틴까지 뉴욕 파괴 사건의 범인으로 의심하며 일이 꼬이게 된다.

영화 ‘신비한 동물사전’(데이빗 예이츠)은 전 세계적으로 히트한 영화 ‘해리 포터’ 시리즈의 원작자 J.K 롤링이 처음으로 영화 각본에 도전하며 만들어진 작품이다. ‘해리 포터’ 시리즈에서 주요하게 등장하는 책 ‘신비한 동물사전’의 저작자 뉴트 스캐맨더의 모험기를 그린 스핀 오프다. 개봉 전부터 벌써 ‘신비한 동물사전 2’의 캐스팅 작업을 진행하는 등 시리즈물로 기획된 만큼 ‘해리 포터’ 시리즈를 보지 않았다면 이해하기 어려운 것들이 많다. 오러는 무엇이고 마법부는 무엇인지, 스큅의 정의와 지팡이의 중요성은 늬앙스로 대강 알아들을 수는 있지만 완전히 이해하지 않고서는 극의 흐름을 따라잡기 어렵다.

시나리오만으로는 성공 또한 장담하기 어렵다. 동시다발적으로 일어나는 사건들은 물 흐르듯 이어지지 않고 각자의 흐름을 따라가기 때문이다. ‘해리 포터’ 시리즈의 경우 모든 사건은 주인공 해리를 중심으로 일어났지만 뉴트 스캐맨더는 이방인의 입장에서 사건을 접하게 되고, 관객 또한 스캐맨더에 몰입해 이방인과 같은 기분을 맛본다. 책이 아니기 때문에 모든 것을 설명해주는 이도 없다. 그러나 영화에서 펼쳐지는 황홀한 마법 세계와 신비한 동물들은 관객을 홀리기 충분하다. 스캐맨더가 보살피는 환상적인 동물들, 그리고 허공에서 음식을 만드는 주방 도구들은 이야기의 허술함을 보완하는 훌륭한 장치다.

뉴트 스캐맨더를 맡은 에디 레드메인의 훌륭한 연기도 시선을 사로잡는다. 골드스틴의 눈을 피해 시선을 내리깔며 어리숙하게 말하는 에디 레드메인은 전쟁 영웅인 형과는 달리 평화주의자에다가 사람보다는 동물을 더 좋아하는 아웃사이더 뉴트 스캐맨더 그 자체다. 고작 이틀간 일어난 일을 다루느라 내내 단벌신사이며, 그마저도 언밸런스한 착장이지만 촌스러움보다는 사랑스 러움이 더 큰 이유는 전적으로 에디 레드메인의 외모 덕이다. 16일 개봉. 12세 관람가. 

onbge@kukinews.com

이은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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