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조민규 기자] 암환자가 치료약제비의 부담으로 치료를 줄이거나 중단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암환자의 전반적인 치료성적은 좋아졌다고 한다. 그렇지만 실제 암환자들이 느끼는 체감도는 어떨까.
최근 한국암치료보장성확대협력단(이하 협력단)의 암환자 인식 정성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암환자는 치료과정에서 육체적·정신적·사회적·경제적 어려움에 직면한다. 육체적 어려움은 많은 환자들이 ‘항암치료로 인한 고통’을 꼽았고, 사회적으로는 ‘직장생활에 대한 고민’, ‘결혼·출산에 대한 고민’ 등을 토로한다.
무엇보다 가장 큰 어려움은 경제적 부담인데 대부분의 환자들이 ‘비급여 신약 치료비 충당에 따른 경제적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러한 경제적 어려움은 치료약제의 사용 또는 사용 횟수를 임의로 줄이는 등 치료효과를 낮추는 역효과를 만드는 것으로 드러났다.
신약치료를 권유받는 경우는 어떨까. 환자들은 비용이 치료를 하겠다는 의사결정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며, 일부 환자는 비용 부담으로 인해 치료를 미루거나 받지 않는다고 답했다. 때문에 의료 현장에서 의사는 신약 권유를 주저하거나 고민할 수밖에 없다.
무엇보다 신약 치료를 선택하는 것은 환자 입장에서 결정이 쉽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치료 과정에서 비용을 부담할 보호자와 동행한 경우 신약 치료를 선택(92.3%)할 확률이 높고, 환자 혼자 듣는다면 환자가 보호자에게 이야기 하지 않을 확률이 높게 나타난 것이다.
신약 치료를 시작한 이유에 대해서는 △질병의 진행 △전이 △재발 △수술불가 등으로 답했고, ‘비용 때문에 최선의 치료를 못 받았다는 후회를 남기지 않기 위해’라는 답변도 있었다. 특히 환자와 보호자는 신약치료가 가계에 경제적 부담이 크고, 예상보다 비용이 많이 들어가서 감당하기 어려워하고 있었다. 또 신약치료를 중단하거나 복용·투여량을 조절한 환자의 경우도 비용부담 때문으로 나타났다.
비급여 신약에 대한 건강보험적용 확대의 필요성도 나타났다. 암환자 치료비용의 부담주체는 대부분 보호자로 비급여 신약 치료비용으로 인해 보호자의 경제적 부담이 가중될 수밖에 없는데 정부가 4대중증 보장성강화 정책을 실시하고 있음에도 암환자와 보호자는 실제 체감도는 낮게 나타난 것이다. 그 원인에 대해 협력단은 적용되지 않는 항목에 대한 비용부담과 5년으로 제한된 보장기관 때문으로 보인다며, 민간 보험에 가입한 경우에도 고가의 비급여 신약으로 치료받는 암환자는 경제적인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국다발골수종환우회 백민환 회장은 “환자는 암 치료 등의 육체적 고통보다 신약 비용 마련이 더 힘들고 고통스럽다. 이에 따른 메디컬푸어 같은 사회문제들이 더 심해질 것으로 보인다”라며 “앞으로 4대 중증질환보장성강화 정책보다 더 발전된 형태의 보장성강화 정책이 내년부터는 마련돼야 한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한편 환자들은 신약의 필요성에 대해 ‘신약 외의 대안 부재’와 ‘생명 연장 기대감’ 등 때문이라고 답했다. 우선 표준 항암치료의 육체적인 어려움에 부작용이 개선된 신약에 대한 욕구가 컸고, 뛰어난 치료효과라는 점에서 최선의 치료가 가능할 것으로 기대했다.
또 재발·전이 등 병의 진행을 막아줄 것이라는 기대감도 컸다. 특히 신약 이외에는 대안이 없는 환자가 신약에 대한 욕구가 큰 것으로 나타났고, 신약이 생명연장의 유일한 희망인 환자일수록 신약에 대한 기대감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