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인터뷰] 서지혜 “4회까지 ‘쟨 왜 나왔어’ 얘기 듣는 게 목표… 측은한 마음도 들었죠”

[쿠키인터뷰] 서지혜 “4회까지 ‘쟨 왜 나왔어’ 얘기 듣는 게 목표… 측은한 마음도 들었죠”

기사승인 2016-11-21 17:44:44


[쿠키뉴스=이준범 기자] 배우 서지혜에게 2016년은 두 편의 드라마로 가득찬 한 해다. 지난 2월 시작된 54부작 SBS ‘그래 그런 거야’부터 11월 마친 24부작 SBS ‘질투의 화신’까지 쉬지 않고 소화했기 때문이다. 두 드라마 사이의 공백은 겨우 3일에 불과하다.

지난 18일 서울 언주로 HB엔터테인먼트 사옥에서 만난 서지혜는 드라마 두 편을 끝냈음에도 “전혀 지치지 않았다”며 “체력이 워낙 좋은가보다”며 시원하게 말했다. 올해 작품을 많이 했으면 좋겠다는 욕심이 전부터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질투의 화신’에서 강렬한 인상을 남긴 것에 비해 생각보다 출연 분량이 적었다. 서지혜는 적은 분량도 의도된 것이라고 말했다.

“적은 분량은 의도된 거예요. 4회까지는 홍혜원이 있다는 설정만 있고 분량이 거의 없었어요. 감독님이 홍혜원의 반전 매력을 원하셔서 제작발표회 때 욕을 한다는 얘기도 못했어요. 그래야 드라마로 봤을 때 효과가 더 클 것 같았거든요. 분량에 대한 불만은 없어요. 적은 분량에도 임팩트 있게 그려져서 감사하죠. 감독님이 배우들에게 연기를 맡기는 스타일이신데, 처음에 캐릭터를 잡아갈 때는 얘기를 많이 했어요. '혜원이의 감정이 드러나지 않았으면 좋겠다,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궁금증을 유발했으면 좋겠다'고 하셨죠. 화신이랑 마주치기 전까지는 ‘쟨 왜 나왔어’라는 얘기를 듣는 게 저희의 목표였어요.”


그럼에도 아쉬운 점은 있었다. ‘질투의 화신’ 후반부로 진행될수록 홍혜원을 비롯한 주변 인물들의 이야기가 줄었기 때문이다. 서지혜는 인간적인 면이 덜 드러난 홍혜원에 대해 “불쌍하다는 생각도 들었다”고 말했다.

“이화신이 여자로서의 자존심을 긁을 정도로 혜원이를 밀어내잖아요. 그 장면을 찍을 때 홍혜원이 불쌍하다는 생각도 했어요. 인간적인 면이 더 드러났으면 좋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들었죠. 기계 같은 쿨한 캐릭터지만, 그 안에 이 친구의 감정이 있을 거라고 생각했거든요. 연기하면서 측은한 마음이 많이 들었어요.”

지난달 방송·통심 심의위원회는 ‘질투의 화신’에 권고 결정을 내렸다. 극 중 서지혜가 소화한 욕 대사 때문이었다. 아나운서답지 않은 서늘한 욕은 홍혜원의 캐릭터를 더 선명하게 드러내는 장치였다. 서지혜는 대사에 쓰여 있는 욕을 토씨 하나 틀리지 않고 내뱉으면서도 방송에 어떻게 나올지 걱정했다. 현실에 있을까 싶은 강렬한 캐릭터지만, 실제 자신과 닮은 점도 많다고 털어놨다.


“홍혜원과 저는 비슷한 점이 많아요. 저도 제 의사를 확실하게 표현하는 편이거든요. 싫으면 싫고, 좋으면 좋은 거죠. 실제 있을까 싶은 멋있는 여성이라 친구하고 싶다는 생각도 들었어요. 하지만 저라면 다른 남자와 키스를 하다가 이화신에게 들켰을 때 당당할 수 없을 것 같아요. 저였으면 도망갔을 거예요. 또 제가 좋아하는 남자가 다른 여자를 좋아하는 모습을 아무렇지 않게 지켜볼 정도로 쿨하지도 않아요. 어떤 면을 극대화시킨 캐릭터라고 보면 될 것 같아요.”

서지혜는 쉴 때 연기 고민도 하지 않고 푹 쉬는 편이다. 조용히 책을 읽거나 가끔은 아무 생각 없이 멍하게 있기도 한단다. 올해 초 배우기 시작한 캘리그라피를 하며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집중하는 일도 좋아한다. MBC ‘라디오스타’ 녹화를 앞두고 걱정이 가득한 서지혜에게 ‘질투의 화신’은 어떤 드라마로 기억될까.

“저의 새로운 모습을 보여준 드라마로 남을 것 같아요. ‘질투의 화신’ 이전까지는 단아하고 차분한 이미지의 캐릭터를 많이 했어요. 그동안 제 실제 성격과 비슷한 캐릭터를 하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했죠. 또 하고 싶다는 생각도 있어요. 많이 보여주지 못해 아쉽기도 하거든요. 이런 반전 매력이 있는 캐릭터를 또 맡아도 좋을 것 같아요.” bluebell@kukinews.com / 사진=박태현 기자

이준범 기자
bluebell@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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