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전미옥 기자] 기온이 낮아질수록 혈관이 수축하면서 심장 근육과 신체 장기에 원활한 혈액 및 산소 공급이 어려워진다. 이러한 이유로 가을에서 겨울로 넘어가는 환절기에는 심혈관 질환자가 증가한다.
특히 낮은 기온에서는 혈관이 좁아지기 쉬워 죽상경화의 조짐을 보였던 혈관이 있었다면 문제가 나타날 확률이 높다. 추운 계절 우리 몸이 보내는 이상신호인 죽상경화에 대해 을지대학교병원 심장내과 박상현 교수의 도움말로 알아본다.
◇ 흡연, 고혈압, 고지혈증, 당뇨병, 혈관 수축 주의보
동맥은 우리 몸에 산소와 영양분을 공급해 주는 매우 중요한 혈관으로, 수도관과 같은 역할을 한다. 죽상경화는 동맥이 딱딱해지고 두꺼워지는 동맥경화에 포함되는 개념으로, 동맥 혈관 벽에 콜레스테롤이 쌓여 혈관 내경이 좁아지는 현상을 말한다.
죽상경화의 진행과정을 보면 혈관 안쪽에 콜레스테롤이 침착하고 내피세포의 증식이 일어나면 죽상반이 형성된다. 죽상반이 커지고 불안정한 상태가 되고 혈전이 생기면서 심근경색이나 뇌경색으로 이어지는 것이다.
주목할 점은 죽상경화의 초기 병변이 초등학생 나이인 10세 전후에서 시작된다는 것이다. 죽상경화는 제때 치료하지 않으면 죽상반이 커지고 불안정해지며, 섬유막이 파열되면 혈관 안에 혈전이 생기고 혈관내경이 급격하게 좁아지거나 막혀 합병증으로 생명을 위협할 수 있다.
죽상경화의 4대 위험인자로는 흡연, 고혈압, 고지혈증, 당뇨병 등이다. 흡연의 경우 죽상경화에 의한 심혈관 사망률이 흡연 양에 비례하며, 대체로 2배 이상 더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1년 간 금연할 경우 사망률은 50% 이하로 낮아지고, 5년 이상 경과한 경우 전혀 흡연을 하지 않은 사람과 같아진다.
고혈압은 꾸준히 치료하면 뇌졸중은 35%, 심근경색은 25%, 심부전은 50% 이상 감소한다는 연구 결과가 있으며, 고지혈증은 혈중 콜레스테롤 농도가 높아지면 그에 비례해 죽상경화 발생위험이 증가하고 혈중 수치가 1% 상승하면 심혈관 질환에 의한 사망률은 2~3% 상승한다.
또 당뇨환자의 경우 죽상경화에 의한 합병증 발생 시 예후가 좋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최근 주요 위험인자로 분류해 적극적인 치료를 권장하고 있다. 이 밖의 위험인자로는 나이, 가족력, 운동부족, 비만 등을 꼽을 수 있다.
◇ 혈중 콜레스테롤 높을 경우 발생 확률 5배
죽상경화 초기에는 특별한 증상이 없지만, 진행되면서 좁아진 부위에 따라 증상이 나타난다. 혈압이 높아짐에 따라 전신에 혈액을 통해 공급되는 영양소와 산소의 공급이 원활하지 못해 감각이상을 느낄 수 있다. 보통 ‘저리면서 아프다’는 표현을 많이 쓴다.
뇌혈관에 죽상경화가 오는 경우, 두통, 현훈, 기억력 감소와 뇌졸중 증상이 나타난다. 또한 심장혈관에 죽상경화가 오는 경우에는 흉통과 호흡곤란 등의 증상을 보인다. 신장 동맥에 침범하게 되면 다리와 얼굴에 부종이 생기고 요독증이 나타날 수 있으며, 하지 죽상경화가 나타나면 발이 잘 붓고 발이 아파 걸음을 오래 걸을 수 없으며 색 변화를 보이기도 한다.
고지혈증은 죽상경화와는 매우 밀접한 편이다. 고지혈증의 경우 때로는 눈의 안검 가장자리에 살점이 노랗게 튀어나오는 황색판종이 생길 수 있으며, 가족성 고지혈증은 손등이나 무릎 등에 황색 결절이 생기는 황색종을 관찰할 수도 있다.
박상현 을지대학교병원 심장내과 교수는 “혈액 속에 콜레스테롤이 필요 이상으로 높을 경우 죽상경화 발생 확률이 높아지는데, 역학적인 조사에 의하면 혈중 콜레스테롤이 250㎎/㎗ 이상이면 정상인과 비교할 때 죽상경화성 질환이 발생할 가능성이 5배정도 증가한다고 알려져 있다”고 설명한다.
◇ 생명을 위협하는 합병증… 정기검진 받아야
죽상경화의 합병증은 대부분 생명을 위협하는 위험한 질환들이기 때문에 빠른 치료가 중요하다. 심장혈관에 죽상경화가 오는 경우 협심증, 심근경색이 동반될 수 있으며, 뇌에 혈액을 공급하는 경동맥이나 뇌혈관이 막히는 경우 뇌경색이 올 수 있다.
초기 병변이 10세 전후에서 시작되는 만큼 어려서부터 관심을 갖는 것이 좋다. 이를 위해 저염식을 습관화하고 동물성 지방섭취를 줄이는 등의 철저한 식이요법이 필수이다. 햄버거, 피자, 치킨 등과 같은 서구화된 음식의 소비가 증가함에 따라 혈관과 혈액의 건강 또한 점점 악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평소 혈관 관리를 위해 채소 위주로 식이요법을 하는 것이 좋다.
규칙적인 운동 또한 빼놓을 수 없는 예방법이다. 죽상경화 환자의 경우 근력운동보다 유산소운동이 도움이 되며, 빠르게 걷기 혹은 가벼운 조깅 등의 운동이 좋다. 겨울철 이른 아침이나 늦은 저녁에 야외에서 하는 운동은 혈압상승의 원인이 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만약 운동 중에 가슴이 죄어오거나 불규칙하고 심하게 두근거리는 증상이 나타날 경우 즉시 운동을 중단하고 가까운 병원을 찾아 진단을 받아야 한다. 박상현 을지대학교병원 심장내과 교수는 “비만, 고지혈증, 고혈압, 당뇨 등의 위험인자가 있는 경우 치료에 최선을 다해야 하며, 흡연과 지나친 음주를 피하는 것은 필수”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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