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정진용 기자] ‘최순실 게이트’의 핵심 증거로 꼽히는 정호성(47) 전 부속비서관의 휴대전화 녹음 파일을 들은 검사들이 “감정 조절이 안 될 정도”라며 실망과 분노를 감추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 전 비서관은 박 대통령의 지시로 최씨에게 공무상 비밀 47건을 포함, 180여 건의 청와대·정부 문서를 넘긴 혐의로 기소됐다.
27일 검찰 특별수사본부(본부장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는 최씨가 정 전 비서관을 통해 대통령에게 업무를 ‘지시’하는 듯한 것으로 보이는 지점을 대거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지난달 29일 압수한 정 전 비서관의 휴대전화 2대 외에도 통화가 자동 녹음된 복수의 휴대전화 기기도 추가로 확보해 분석해 이같은 결론을 얻었다.
지난 26일 채널A 보도에 따르면 정 전 비서관이 대통령의 지시 사항을 이행하기 위해 녹음한 파일에는 “최 선생님 의견은 들어 봤나요” “최 선생님께 물어보세요”라며 사소한 것조차 최씨에게 의견을 구하는 박 대통령의 음성이 담겼다.
검찰 관계자는 “녹음 파일에는 최씨와 관련해 박 대통령이 지시하는 내용이 상세히 들어있다”며 “10분만 파일을 듣고 있으면 ‘대통령이 어떻게 저 정도로 무능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 정도”라고 말했다.
검찰은 디지털 포렌식을 통해 정 전 비서관 휴대전화 속 녹음 파일을 50개 이상 복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영렬 특별수사본부장은 최근 수사팀 검사들에게 “직을 걸고 모든 걸 책임질 테니 걱정하지 말고 수사하라”고 당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지난 16일에도 박 대통령이 일부 문건과 관련해 ‘최 선생님에게 컨펌(confirm·확인)한 것이냐’ “(최씨에게) 빨리 확인 받으라”는 내용의 문자를 정 전 비서관에게 보낸 정황도 드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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