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이사장 임명은 삼성 기업합병 성사에 대한 청와대 보은 인사 의혹”

“문 이사장 임명은 삼성 기업합병 성사에 대한 청와대 보은 인사 의혹”

기사승인 2016-11-28 12:36:37

[쿠키뉴스=조민규 기자] 문형표 전 보건복지부장관이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으로 임명된 데 삼성의 기업합병 성사에 대한 청와대의 보은인사라는 의혹이 제기됐다.

국회 ‘박근혜정부의 최순실 등 민간인에 의한 국정농단 의혹사건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 특별위원회’(이하 국조특위) 국민의당 간사인 김경진 의원(광주 북구갑)은 “이사장 공모 기간이 실제로는 7일로 단기간이었고, 응모자가 단 3명, 공고부터 임용까지 27일에 불과한 것은 처음부터 문형표 전 장관을 이사장으로 임명하기 위한 시나리오에 의한 것”이었다고 주장했다.

지난해 공단 이사장 추천을 위한 12월3일 임원추천위원회 1차 회의록과 당일 보고된 ‘이사장 후보자 추천위원회 운영계획(안)’을 살펴보면, 접수(12/14), 서류전형(12/16), 면접(12/21)을 매우 촉박하게 수립됐다.

이와 관련 김 의원은 “통상 공공기관장 인사는 공고 기간만 15일에서 20일이 걸리고, 서류심사와 면접심사는 약 20일 이상, 그리고 내부 이사회나 후보추천위원회에서 검토해 상부에 보고하는 데도 1주일 정도의 여유를 갖는 것이 통상적인 관례”라며, “이러한 관례를 무시하고 속전속결로 처리한 것은 처음부터 문 전 장관을 이사장으로 내정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또 “청와대 민정수석실에서 재산, 범죄 등 결격사유에 대한 인사검증을 거치게 되어 있고, 이는 보통 20∼30일 가까이 걸리는 일도 많다”며, “그럼에도 이러한 일련의 과정이 생략된 것은 청와대의 적극적인 지원 없이는 불가능한 구조”라고 강조했다.

김 의원에 따르면 지난해 이사장 공모에 응모한 인물이 불과 3명에 그쳤는데 이는 전례가 없던 일이라고도 주장했다. 전임 최광 이사장 선임시에는 12명이 응모했는데 3명만 응모한 것은 기관의 규모나 위상 등에 견주어 대단히 적은 것으로 이례적인 일로 평가받고 있다는 것이다.

12월16일 서류심사를 기록한 제2차 임원추천위원회 회의록을 살펴보면, 당시 임원추천위원장은 “문형표씨가 지원하는 바람에 지원자가 적었고, 상당수 지원을 포기한 것 같습니다”라고 발언해 이와 같은 정황을 뒷받침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 12월 16일 제2차 임원추천위원회 회의록에서 당시 위원 중 한명이 “2명을 올리기에도 후보자간 격차가 심해보입니다”라고 발언했고, 이에 위원장은 “대부분 위원분들께서 2번 후보자(이00)를 경험이나 리더십 측면에서 떨어진다고 생각하시는 것 같습니다”라고 말해 2번 후보자를 탈락시킬 것을 주문한 사실이 드러났다.

2명을 올리기에도 후보자간 격차가 심하다는 것은 이미 문형표 이사장을 염두에 두고 대화를 나눈 것이며, 채점 결과에서도 이러한 점이 드러났다는 것이다.

서류심사 평가집계표를 보면, 7명의 심사위원의 점수가 천편일률적으로 문형표 이사장은 90점대 이상으로 점수가 고르게 높고, 다른 후보자의 점수는 한명은 80점대, 한명은 70점대 아래로 낮게 점수를 주었다.

12월21일 임원추천위원회 3차 회의록을 보면 후보자 2명에 대한 면접심사가 일사천리로 진행됐고, 위원들간의 상호 토론이나 논쟁 없이 문형표 이사장이 후보자로 선정됐다. 면접심사 평가집계표를 살펴보면, 문형표 이사장과 남00후보자와의 평균 첨수 차이는 무려 12점이나 벌어졌고, 모든 위원들이 문형표 이사장에게 압도적인 점수를 주었다. 

김 의원은 “메르스 사태로 38명이 숨진 책임을 지고, 불명예 퇴진한 문 전장관을 불과 4개월 만에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으로 재임명한 것은 인사 참극이었고, 이는 삼성 기업합병 과정에 주도적으로 개입하고, 압력을 가해 성공시킨데 대한 청와대 보은 인사”라고 비판했다.

한편 김경진 의원이 밝힌 문형표 국민연금공단 이사장 선정 경과를 보면 ▲15년 3월 18일 국민연금-엘리엇 면담 ‘공단, 합병 반대 의사 표시’ ▲15년 6월 3일 엘리엇 측 공단에 공문 전달 ‘합병 반대 요청’ ▲16년 6월 24일 공단, SK-SK C&C합병 반대(민간 전문위원회) ▲15년 7월 문형표 장관, 민간 자문위원에게 합병 관련 전화 ▲15년 7월 7일 홍완선본부장, 주식운용실장, 책임투자팀장, 리서치팀장 등 삼성 이재용회장, 최지성 부회장 면담 ▲15년 7월 10일 국민연금공단 투자심사위원회, 삼성 기업합병 찬성의결 ▲15년 10월 28일 최 광 이사장 사임 ▲15년 11월 3일 임원추천위원회 구성(안) 이사회 통과 ▲15년 12월 4일∼14일 후보자 공모 ▲15년 12월 16일 서류 심사 : 2명 압축 ▲15년 12월 21일 면접 심사 : 문형표 1등 ▲15년 12월 21일 공단 후보자 추천 → 복지부 장관 ▲15년 12월 31일 문형표 임명 등이다.

kioo@kukinews.com

조민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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