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이준범 기자] 저자는 프랑스에서 유년 시절을 보냈다. 에어프랑스 기내통역원의 신분으로 오랜만에 다시 찾은 파리는 기억 속에 머물고 있던 아름다운 모습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었다. 그뿐 아니라, 어떤 여행 책자에도 언급되지 않았던 매력적인 사람들이 살아가고 있다는 걸 저자는 발견했다. 에펠탑, 루브르 박물관 같은 관광지가 아닌 파리지앵에 관심을 가진 저자는 그들을 따뜻하고 다정한 시선으로 인터뷰하기 시작했다.
“오랫동안 콤플렉스가 있었어요. 기발하거나 엉뚱한 개성도 없는데 어떻게 영화를 만들 수 있을까 하고 자문하곤 했죠. 지금은 평범한 제 자신을 받아들이고, 그 평범함 속에 있는 것이 무엇인지 고민하고 있어요. 미국은 슈퍼맨처럼 존재하지 않는 특별한 사람들을 이야기하죠. 그러나 이 세상 사람들은 평범해도 각자 자신의 자리에서 자기만의 세계를 만들어 살고 있어요. 흥미롭지 않은 사람들의 일상 이야기를 영화에 흥미롭게 담는 걸 좋아해요.”(p.131)
에펠탑의 열쇠고리 장수부터 오랜 전통을 자랑하는 스튜디오 아르쿠르의 부사장, 세계 최고의 셰프 피에르 가니에르까지. 저자는 다양한 분야에 종사하는 총 34명을 인터뷰하며 인생과 예술, 추억과 열정이라는 네 가지 키워드를 도출해냈다. 각자의 소신과 가치관을 토대로 다채로운 삶을 꾸려나가는 파리지앵의 이야기를 들으면 기존에 알고 있던 삶의 스펙트럼이 확장되는 것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이승예 지음 / 이야기나무 / 1만7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