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 국조특위’ 최대 성과는 전경련 해체?

‘최순실 국조특위’ 최대 성과는 전경련 해체?

기사승인 2016-12-07 05:00:00

[쿠키뉴스=김정우 기자] ‘최순실 국정조사’ 증인석에 앉은 9명의 재계 총수에 대한 8시간 동안의 의원 질의는 정경유착 고리를 끊기 위한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 해체 움직임으로 이어졌다.

6일 국정조사 청문회에서 하태경 새누리당 의원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상대로 전경련 지원 중단을 요구했고 이 부회장은 ‘개인적 활동 중단’을 약속했다.

이에 하 의원은 다시 이재용 부회장의 답변이 “소극적이다”고 지적하고 전경련 해체에 앞장설 것을 촉구했다.

이재용 부회장은 거듭되는 답변 요구에 전경련 회비 납부 중단을 약속했고  탈퇴까지 선언했다.

‘재벌도 공범이다’라는 국민 정서를 들어 정경유착 청산을 주장한 안민석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총수들에게 매년 30억~40억원 규모의 회비를 내기보다 전경련 탈퇴를 선언하고 취업을 늘리라고 제안했다.

전경련 해체가 화두로 떠오른 이유는 이번 국정농단 사태의 원인인 정경유착 청산과 기존 재벌 문화 개혁에 유효할 것으로 평가되기 때문이다.

동시에 이재용 부회장이 최순실 일가 지원에 대해 “정확히 알지 못한다”며 답변을 회피하고 다른 총수들도 미르·K스포츠재단 자금 출연의 대가성, 청와대의 노골적인 자금 요구 여부 등을 모두 부인한 점도 작용했다.

‘뇌물죄’ 등 주요 쟁점에 대한 입증이 순조롭게 진행되지 않자 ‘재벌 개혁’이라는 소정의 청문회 성과를 거두기 위해 전경련 해체에 상대적으로 무게가 실린 것이다.

이날 대부분의 총수들은 미르·K스포츠재단 출연에 대해 “전경련 회비 내는 것과 비슷하게 생각했다” 또는 “다른 기업이 하기 때문에 했다”는 등의 답변을 내놨다.

이렇게 시작된 전경련 해체 분위기는 구본무 LG그룹 회장의 발언으로 정리됐다. 안민석 의원 질의에 구본무 회장은 “헤리티지 재단처럼 운영하고 그냥 각 기업간의 친목단체로 남아야 한다. 그게 제 의견이다”라고 답했다.

‘전경련의 새로운 탄생’에 대해 다른 총수들도 긍정적인 답변을 내놨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새로운 방향 있다면 모색하겠다”고 말했다.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도 “이미 현대적으로 추진하고 있다”는 취지의 답을 내놨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탈퇴 의사가 있느냐는 질문에 “네”라고 짧게 대답했다.

정경유착이 지속되는 이유에 대한 추가적인 질문과 대안 모색도 이뤄졌다. 정부를 상대로 대가를 기대했는지 재차 떠보면서 재계의 추가적인 약속도 이끌어 보려는 시도였다.

하태경 의원이 “정경유착 고리를 못 끊는 이유가 세무조사 때문이냐”고 질문을 던지자 구본무 회장은 “정부 정책에 반대할 입장이 아니라"며 “문화사업 등 좋은 취지가 있는 것으로 알았다”고 말했다.

이어 “명분이 있다면 정부의 요구에 매번 응할 것이냐”는 지적에는 “국회에서 입법해서 막아달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청문회는 전경련과 삼성 미래전략실 해체 등의 굵직한 내용을 끌어냈지만 정작 최순실·청와대와 각 기업의 구체적인 거래 접점은 파악하지 못해 ‘맹탕 청문회’라는 비판을 받았다.

tajo@kukinews.com
김정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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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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