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박예슬 기자] 장기 및 조직기증 희망서약자인 故김용종(50년생)씨가 생명나눔을 통해 장애와 질병으로 고통받고 있는 100여명의 환자를 살리고 세상을 떠났다. 가족들이 아버지의 기증희망등록증을 발견해 직접 조직기증을 의뢰한 덕분이다.
고인은 2014년 뇌경색 진단을 받고 주기적인 경과 관찰과 약물 치료를 병행하며 건강을 회복한 듯 했지만 지난 달 23일, 자택에서 의식을 잃고 쓰러진 채 발견되어 부산 동래봉생병원으로 이송되었지만 끝내 회복되지 못했다.
평소 생명나눔에 관심이 많았던 고인이 세상을 떠나기 불과 1달 전 장기 및 조직기증 희망등록에 동참했는데, 이같은 사실을 아내와 두 딸에게 말할 겨를도 없이 갑작스럽게 유명을 달리 하고 말았다.
자칫 땅에 묻힐 뻔한 고인의 뜻은 다행히도 장례 준비를 위해 유품을 정리하던 가족들에 의해 희망등록증이 발견되면서 빛을 발하게 됐다.
배우자 이정해씨는 “평소에도 기증을 통해 조금이나마 보탬이 되고 싶다던 남편의 갑작스러운 죽음으로 힘든 상황에서 희망등록증을 발견하고 많이 당황했었다. 그래서 처음에는 기증에 반대했는데, 딸들이 아버지의 마지막 뜻을 지켜주자고 설득했다. 그래서 기증에 동의하게 되었고, 지금은 남편의 마지막 뜻을 따르길 정말 잘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 씨는 “남편의 조직기증 후 두 딸 모두 생명나눔을 실천한 아버지를 자랑스러워하며, 기증희망서약에 동참했다”고 덧붙였다.
김원주 한국인체조직기증원 코디네이터는 “고인이 생전에 기증의 뜻을 밝혔더라도 가족들이 반대해 무산되는 경우가 많다”면서 “어려운 결정을 해준 고인의 가족들에게 감사를 보낸다”고 말했다.
한편 인체조직기증은 사후(死後)에 피부, 뼈, 연골, 인대 및 건, 심장판막 등을 타인에게 기증하는 것을 말한다. 기증된 인체조직은 처리 및 보관 등의 과정을 거쳐 질병과 장애로 고통 받는 환자들에게 이식돼 1명의 기증으로 최대 100여명의 생명을 지킬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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