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과적인 우울증 치료 위해 SSRI 항우울제 처방제한 폐지 촉구

효과적인 우울증 치료 위해 SSRI 항우울제 처방제한 폐지 촉구

기사승인 2016-12-09 11:56:45

[쿠키뉴스=조민규 기자] 자살률을 줄이고, 효과적인 우울증 치료를 위해 SSRI 항우울제 처방제한을 폐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크다.

최근 대한가정의학회, 대한뇌전증학회, 대한소아과학회는 공동성명을 내고 SSRI 계통의 항우울제 처방 제한 급여기준을 즉시 폐지할 것을 촉구했다.
 
우울증의 치료는 선택적 세로토닌 재흡수 억제제(SSRI)가 우수한 효과와 적은 부작용으로 전세계적으로 1차 선택약으로 권고되고 있으며, 적정 치료 기간은 최소 6~12개월이 필요하며 여러 가이드라인에서 1년 이상의 지속적인 약물치료를 권고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들 학회는 “1990년대 초 자살률이 증가하던 유럽 및 미국 등에서는 안전한 SSRI 항우울제의 시판으로 부작용이 많은 삼환계 항우울제를 대체함으로써 일차의료에서 우울증 치료율이 급격히 증가하고 SSRI 항우울제의 사용이 증가하면서 자살율이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다. 반면 한국에서는 2002년 3월에 갑자기 비정신과 의사들에게 SSRI 항우울제 처방을 제한하면서 우울증 환자들의 병의원 접근성이 1/20로 감소하면서 자살율이 급격하게 증가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한국의 항우울제 사용량은 20DDD(1천명이 하루 사용하는 항우울제량)로 OECD 평균인 58DDD의 1/3 수준으로 칠레와 함께 가장 낮게 보고 되고 있는데 이는 한국에서의 낮은 우울증 치료율을 반영하는 것이며, 우울증 유병률이 높고, 자살률 1위인 국가에서 오히려 항우울제 사용량은 최하위인 이해할 수 없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우리나라에서는 2002년 3월 선택적 세로토닌 재흡수 억제제(SSRI)를 처방할 때 정신과 의사가 아니면 60일 이상 처방하지 못하는 것으로 제한하는 고시를 시행했고, 10여년이 지난 지금까지 변화 없이 유지하고 있다”며 “현재 전 세계 모든 의사가 안전하게 우울증의 1차 치료제로 사용하고 있는 약물을 우리나라에서만 유일하게 제한하고 있는 것이며, 2003년 이후 모든 OECD 국가의 자살률이 감소하고 있는데, 한국의 자살률만 증가한 것과 결코 무관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에 이들 학회는 “비정신과 의사들에 대한 SSRI 계통의 항우울제 처방 제한은 우리나라 우울증 치료율을 낮추고 자살률을 높이고 있는 가장 중요한 이유가 되고 있으며, 의학적인 근거가 없는 잘못된 급여규정으로 국민의 우울증 치료받을 권리를 침해하고 있다는 것을 모든 국민에게 알리고자 한다”라며 “SSRI 계통의 항우울제 처방 제한은 국민건강에 위해를 준 잘못된 정책이기 때문에 반드시 전면 폐지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모든 일차의료의사들은 우울증 치료와 자살예방에 적극적으로 참여해야하며, 대한가정의학회, 대한뇌전증학회, 대한소아과학회는 우울증 치료와 자살예방을 위한 일차의료의사의 교육과 홍보에 앞장설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들 학회에 따르면 OECD 국가 중 자살률 1위인 대한민국의 자살률을 낮추기 위해서는 환자의 첫 만남이 이루어지는 일차의료기관에서 우울증의 진단가 치료가 필요하다. 세계 다른 나라들에서 유래가 없는 항우울제 처방제한으로 인해 국민의 건강권이 심각하게 침해받고 있으며, 그 결과로 우리나라의 우울증 치료율은 제일 낮고, 자살률 1위의 원인이 되고 있다.

또 2015년 한국의 자살 사망자 수는 1만 3513명으로 인구 10만명당 자살률은 26.5명이며, 하루 37명의 자살 사망자가 발생하고 있다. 다각적인 노력을 통해 자살률 감소를 위해 노력했으나 자살률은 2011년부터 소폭 하락했을 뿐 그 효과는 미미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우울증은 자살의 가장 중요하고 흔한 원인으로 한국의 우울증 유병율은 세계에서 가장 높은 수준이지만 그 치료율은 낮아서 국내 우울증 환자의 약 10%만이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것으로 추정된다. 나머지 90%에 달하는 우울증 환자는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하고 있으며, 자살 위험에 노출돼 있는 상황이다.

우울증은 일차의료에서 매우 흔한 질환이며, 우울증이 있는 경우 피로감, 통증, 소화불량 등의 신체적 증상을 호소하는 경우가 많아 일차의료기관을 첫 관문으로 이용하는 경우가 많다. 국내 연구에서도 일차의료 방문환자의 20%까지 우울 경향이 있는 것으로 보고 됐고, 만성질환자들의 경우 우울증을 동반할 비율은 매우 높아서 9~23%까지 보고 되고 있다. 동반된 우울증은 만성질환자의 건강을 악화시키는 주된 원인이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kioo@kukinews.com

조민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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