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11번째 개인전 여는 불복장 전문승려 선진스님

(인터뷰)11번째 개인전 여는 불복장 전문승려 선진스님

기사승인 2016-12-11 13:51:48

[쿠키뉴스 대구=이현주 기자] 불복장(佛腹藏) 전문 승려인 대구 보현암 주지 선진스님이 13~18일 대구 수성아트피아 멀티아트홀에서 11번째 개인전을 연다. 이번 전시에는 '불연지대연(不然之大然)'을 주제로 40점의 설치작품들이 선보인다. 선진스님으로부터 전시취지와 작품세계 등에 대해 일문일답으로 들어봤다.


- 이번 전시에는 어떤 작품들이 출품되나.

"아크릴로 만든 '궁리(窮理)' 시리즈 35점, 철판과 나무로 작업한 '불여지대연' 시리즈 5점 등 총 40점을 선보인다. 아크릴 판 위에 부처를 뒤짚어놓은 형상, 철판에 촛불을 밝힐 수 있는 만다라, 나무 의자에 목이 부러진 부처가 놓여있는 작품 등이다." 

 

- 이번 전시를 통해 던지고자 하는 메시지는.

"전시주제 '불연지대연'은 '그렇지 않다는 것은 크게 그러하다'는 뜻인데, 우리의 생각과 감정, 느낌, 기억을 해체해 모든 존재의 진실한 모습인 일심(一心, 하나의 마음)의 근원으로 돌아가자는 것이다. 즉, 이분법적 사고와 분별을 떠나 종교와 성, 계층, 이념, 지역의 차이를 뛰어넘고 화합과 소통의 정신을 되살리자는 취지다.  이를 통해 반목과 갈등이 만연한 우리 사회의 병폐를 치유하고 차이와 다름을 인정하는 대 긍정의 지혜를 되찾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승려이자 설치미술가인데, 설치미술을 10년 넘게 해오고 있는 이유는.

"매년 개인전을 여는데, 불교의식 전문 승려로서 불복장을 하다 보니 불교의 장엄한 의식이 현대미술과 상통한다는 생각이 들어 법당이 아닌 일반대중과 만나기 시작했다. 무엇보다 예술은 무한한 자유를 주고, 즐길 수 있어 행복하다."

 
-불복장 전문 승려로도 유명한데.

"부처의 영혼을 담기 위해 진귀한 물품들을 불상 안에 비밀스럽게 담아 두는 것을 불복장이라 한다. 2002년 열반하신 법철스님으로부터 이 의식을 전수받아 지금껏 이어오고 있다. 불복장을 할 수 있는 비구니 승려로는 우리나라에서 본인이 유일하다. 불복장을 할 때는 일체 중생이 마음을 닦고 복을 받기를 바라는 염원에서 지극한 정성과 원력으로 의식에 임한다." 

 

- ‘하루헌’이라는 미술단체도 13년째 이끌어온 것으로 안다.

"하루헌은 생명, 환경, 평화를 모토로 작은 문화운동을 전개하고자 만든 단체다. 시대상황과 정신을 예술로써 표현해 공존의 해법을 모색해 보고자 하는 취지에서 발족했다. 하루헌은 매년 한 차례 주제전 형태로 운영되는데, 본인은 이 단체 회장 겸 전시기획자 역할을 맡고 있다. 이 또한 문화를 통한 사회환원의 한 형태라 생각하기 때문에 감사한 마음으로 하고 있다."


- 앞으로 작가로서, 또는 개인적으로 계획이 있다면.

"본인은 작가라기 보다 오직 승려다. 구체적 계획도 없다. 지금 여기 이 순간을 여실히 살아갈 뿐이다. 한 생각이 곧 무량겁 아닌가."


- 마지막으로 독자들에게 한마디.

"살기 어려울 때일수록 불연지대연의 이치을 되새겨 화쟁(다툼을 화해)과 무애적(무엇에도 방해받지 않고 자유로운) 삶을 살아갔으면 좋겠다. "

lhj@kukinews.com

이현주 기자
lhj@kukinews.com
이현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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