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인 심리학] “피눈물 난다”던 박근혜 대통령…마음부터 다스려야

[이슈 인 심리학] “피눈물 난다”던 박근혜 대통령…마음부터 다스려야

기사승인 2016-12-14 15:36:11
지난 9일 국회 탄핵소추안 가결 직후 박근혜 대통령은 청와대에서 국무회의 간담회를 가졌다. 이 자리에서 박 대통령이 ‘피눈물이 난다는 게 무슨 말인가 했는데 이제 어떤 말인지 알겠다.’라는 말을 했다고 한다. 그는 왜 국민이 느끼는 감정과 너무나 먼 수준의 ‘피눈물’ 발언을 했을까.  

사람은 악기다. 몸과 정신은 현악기처럼 줄이 잘 조율되어야 한다. 그래야 정상적인 몸과 마음을 유지할 수 있다. 정신분열증의 다른 표현인 ‘조현병(調絃病)’. ‘고르고 조절하다’의 의미인 ‘조(調)’와 ‘끈과 줄을 타다’의 의미인 ‘현(絃)’이 합쳐진 말이다. 자기 생각과 정신의 줄을 조율할 줄 알아야 한다는 것이다. 조현병에 해당하는 영어단어 ‘schizophrenia’도 ‘자르다’와 ‘분열하다’의 뜻인 ‘schizo’와 ‘마음’을 뜻하는 ‘phren’ 그리고 ‘아픔과 병’을 뜻하는 ‘-ia’가 합쳐진 말이다. 즉 마음이 잘리고 분열되어서 아픔을 가진 병을 뜻한다.  

마음의 줄이 조율되지 않으면, 타인과의 공감이 어렵다. 공감의 영어단어 ‘empathy’는 ‘안으로 들어가다(feeling into)’의 ‘em’과 ‘감정’의 뜻인 ‘pathy’가 합쳐진 말이다. 즉 ‘상대방의 감정으로 들어간다’는 얘기다. 상대방의 감정에 들어가려면 내 마음이 정리되어야 한다. 여러 감정이 흩어져 있으면 타인과 공감할 수 없다. 상대의 마음을 받아들일 공간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박 대통령은 왜 생각과 마음의 조율이 이뤄지지 않을까. 박 대통령은 측근 인사들에게 “최순실은 내 시녀 같았던 사람”이라고 말했다. 마음을 나누고 조언을 들었던 자신의 최측근을 ‘시녀처럼 여겼다’는 것을 스스로 인정한 셈이다.  

심리학자 프로이트는 정신이 형성되는 과정을 의식, 전의식, 무의식 나눠서 설명했다. 전의식은 집중하고 노력만 하면 기억과 경험을 통해 떠올릴 수 있는 내용을 말하고, 무의식은 일차적인 욕구를 말한다. 음식을 먹고, 잠을 자고, 가지려고 하는 원초적인 욕구가 그것이다. 어린 시절에 겪는 트라우마는 무의식에 그대로 남아서 현재의 의식에 영향을 미친다. 박 대통령이 국민과 공감하지 못하고, 주변인들을 시중드는 사람으로 인식하는 것은 비정상이 된 정신 때문이다.  

‘기능적 고착화(functional fixedness)’라는 심리학 용어가 있다. 사고기능은 주변에서 들어오는 자극에 반응해 정보를 처리한다. 이 과정에서 사고의 기능적인 부분이 고착화가 된 것을 기능적 고착화라고 한다. 과거에 정해진 부정적인 틀이 굳어져 더는 변하지 않는 상태가 되어버린 것이다. 이러한 점에서 보면, 박 대통령은 국가를 대표하고, 행정을 통솔하며, 국내 얽히고설킨 이념과 감정의 실타래를 풀어야 하는 자리에 어울리지 않는다. 박 대통령은 성인이 되기 전에 생긴 트라우마와 상처를 치료받아야 정신건강을 되찾을 수 있다. 

‘알고 있지 꽃들은/ 따뜻한 오월이면 꽃을 피워야 한다는 것을/ 알고 있지 철새들은/ 가을 하늘 때가 되면 날아가야 한다는 것을/ 문제 무엇이 문제인가/ 가는 곳 모르면서 그저 달리고만 있었던 거야/ 지고지순했던 우리네 마음이/ 언제부터 진실을 외면해 왔었는지’ 

가수 한영애씨의 노래 ‘조율’의 일부분이다. 박 대통령은 자신이 어떤 상태인지 파악해야 한다. 불편하다는 이유로 진실을 외면할 수만은 없는 일이다.

이재연(국제문화대학원대학교 상담사회교육전공 교수, 세종시 휴 아동청소년심리상담센터장)  

민수미 기자
min@kukinews.com
민수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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