軍 “울산 군부대 폭발 사고, 대대장 지시로 버린 훈련용 폭음통 때문”

軍 “울산 군부대 폭발 사고, 대대장 지시로 버린 훈련용 폭음통 때문”

기사승인 2016-12-14 16:25:35

[쿠키뉴스=이소연 기자] 울산 북구 신현동의 예비군 훈련부대에서 발생한 폭발사고 원인이 해당 부대 대대장의 폭음통 화약 소모 지시에 따라 버린 화약 때문인 것으로 확인됐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육군 53사단 헌병대는 14일 울산시청 프레스센터에서 이번 사고의 원인과 수사 계획 등을 설명하는 브리핑을 열었다. 

정영호 헌병대장(중령)은 이날 브리핑에서 “사고 후 ‘지난 1일 장병들이 훈련용 폭음통 화약을 분리하는 장면을 목격했다’는 진술을 확보, 이 부대 탄약관인 이모 중사 등을 추궁했다”면서 “이 중사는 처음에 ‘부대 도로 등에 던져서 폭음통을 소모했다’고 허위 진술했으나, 이후 ‘화약을 분리해 바닥에 버렸다’고 자백했다”고 밝혔다. 

정 대장은 “이 중사는 훈련일지에 폭음통을 제대로 소모한 것처럼 허위로 기재한 뒤 정보작전과장에게 ‘탄약 검열에 대비해 폭음통을 소비해야 한다’고 알렸다”면서 “이런 보고를 받은 대대장은 폭음통의 폭발력 등 위험을 알면서도 ‘비 오는 날 여러 차례 나눠 소모하라’고 지시했대”고 설명했다.

그는 다만 “대대장이 폭음통 화약을 분리해 버리는 방식을 알고 지시한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대대장은 “위험이 없도록 비 오는 날 소모하라”고 지시했으나 이 중사가 화약을 따로 분리해 폐기하는 방법을 택했다는 것이다. 

대대장의 지시에 따라 지난 1일 부대 소대장과 병사 등 5명이 훈련용 폭음통 1600개를 해체하고 안에 있던 화약을 바닥에 버렸으며, 버려진 화약의 양은 총 4.8㎏에 달한다. 

이후 13일 장병들이 화약이 버려진 곳을 지나며 갈퀴·삽 등을 바닥에 끌고 가, 정전기가 발생해 다량의 화약에 점화된 것으로 추정된다. 

이 사고로 28명의 현역 장병이 병원으로 이송됐으며 현재 10명이 화상과 골절상·고막 파열 등의 중·경상을 입어 병원에 입원 중이다.

한편, 헌병대는 지휘관인 대대장을 비롯해 정보작전과장, 소대장, 탄약관 등을 대상으로 정확한 사건 경위를 조사할 방침이다. 

soyeon@kukinews.com

이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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