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개든 대륙발 디스플레이 공세…삼성·LG는 ‘무덤덤’

고개든 대륙발 디스플레이 공세…삼성·LG는 ‘무덤덤’

기사승인 2016-12-14 21:01:41

[쿠키뉴스=김정우 기자] 대만 홍하이그룹 폭스콘에 인수된 일본 샤프가 삼성전자에 TV용 LCD 패널 공급을 중단할 것으로 알려져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14일 증권가에 따르면 샤프가 지난주 삼성전자 TV사업부에 내년부터 LCD 패널 공급을 하지 않겠다고 통보했으며 삼성전자는 LG디스플레이에 패널 공급을 긴급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4월 홍하이그룹 계열 제조사 폭스콘에 인수된 샤프는 일본 간사이 지역에 사카이 공장에 60인치 이상 대형 LCD 패널 생산에 최적화된 10세대 생산 라인을 보유하고 있으며 삼성전자에는 매년 400만 대 이상의 TV 패널을 공급해 왔다.

샤프가 보유한 10세대 생산 라인은 55인치 기준 패널을 한 번에 약 10장 뽑아낼 수 있어 같은 크기 패널 약 6장 생산이 가능한 국내 디스플레이 업체들의 8세대 공정에 비해 생산 효율이 높다.

이는 패널 가격 경쟁력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는 부분으로 샤프 매각에 업계가 촉각을 곤두세웠던 주된 이유다. 당시 삼성전자도 샤프 인수에 나섰지만 결국 폭스콘에 넘겨줬다.

또 샤프는 중국에도 약 8조원을 들여 대형 LCD 패널 공장을 세울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공장은 생산 효율이 더 높은 11세대 공정까지 적용해 2019년 가동을 목표로 한다.

샤프의 이 같은 경쟁력에 홍하이그룹의 자본이 더해지면 삼성, LG 등 국내 디스플레이 업계에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게 인수 당시 업계의 분석이었다.

샤프의 삼성전자 TV 패널 공급 중단은 디스플레이뿐 아닌 TV 완제품 사업에 대한 도전장으로도 해석된다. 연간 약 1000만 대 생산량을 보유한 샤프가 수요의 절반가량을 차지하는 최대 고객사를 포기하는 것은 부품 제조사의 합리적인 판단으로 보기 어렵기 때문이다. 

실제로 홍하이그룹은 샤프 인수 이후 LCD 부품부터 TV 완제품까지 생산 체제를 구축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출하량 기준 세계 TV 시장 점유율 1·2위 기업인 삼성전자와 LG전자를 향한 선전포로 볼 수 있다. 궈타이밍 홍하이그룹 회장도 “삼성을 이기겠다”고 공언해 왔다.

국내 업계는 담담한 표정을 지켰다. 공식적으로 폭스콘 측에서 발표한 바 없을뿐더러 시장 여건상 사업에 큰 타격은 없을 것이라는 견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샤프의 LCD 패널 공급 중단과 관련해) 확인된 사항이 없다”며 “다양한 공급처가 존재하는 시장에서 한 가지 변수에 의한 영향은 제한적이다. TV 패널 수급에 문제는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현재 공급사 지분투자 등을 통해 패널 물량을 조달하는 노선을 택해 이 같은 변수에 대응할 여지가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삼성디스플레이의 경우 최근 대형 LCD 패널보다는 모바일용 소형 OLED 시장에 집중하고 있다.

LG 측 관계자도 “LG전자는 이미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TV로 방향을 잡고 있으며 2~3년 후에는 LG디스플레이의 OLED 사업 손익분기점을 달성할 전망인 만큼, LCD 시장 도전에 대응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에 대한 LG디스플레이의 패널 공급도 쉽게 성사될 것으로 보기 어렵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품질 등 운영 기준과 세부 방식이 서로 맞지 않아 (LG디스플레이 패널을) 삼성전자 TV에 바로 적용하는 것은 쉽지 않다”며 “삼성전자가 만약 이를 검토한다 해도 2차, 3차 대안 정도일 것”이라고 말했다.

TV·디스플레이 사업 경쟁자인 삼성과 LG는 이전까지 TV 디스플레이 패널 등을 상호 공급한 적이 없다.

tajo@kukinews.com

김정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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