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후 2개월 예방접종만 4개, 아기에게 안전할까

생후 2개월 예방접종만 4개, 아기에게 안전할까

기사승인 2016-12-16 01:31:18

[쿠키뉴스=장윤형 기자] 자궁경부암 백신에 이어, 독감 백신이 국가 필수예방접종(NIP) 대상에 포함되면서 무료로 접종 가능한 소아 백신이 16종으로 확대됐다. 

영유아에서 2~12개월 사이 접종하는 백신은 국가예방접종 기준 11개다. 이중에는 2~4회에 걸쳐 여러 번 접종해야 하는 백신도 있기 때문에 총 접종회수는 국가예방접종 기준 총 22번에 이른다. 

부모들은 매달 2개 정도의 백신을 아이에게 접종시키려다 보니, 다량의 ‘백신 접종’을 하는 것이 안전한지에 대한 우려를 하고 있다. 

전문의들은 “백신 동시접종은 안전성이 이미 확인됐으므로 안전하다”고 말한다. 그렇다면 동시접종 및 백신 간 접종 간격에 따른 주의사항은 무엇일까. 보다 안전하면서 효과적인 영유아 예방접종법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자.

◆같은 시기 2~3개 백신 ‘동시 접종’, 아이에게 안전할까= 영유아 국가예방접종 표준예방일정에 따르면 같은 시기에, 2~5개의 백신을 함께 접종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백신의 접종 권장시기가 겹치는 경우, 한 날에 여러 종류의 백신을 접종할 수 있는데, 이를 ‘동시접종’이라고 한다. 전문의들은 백신의 동시접종을 최대한 활용하도록 권장하고 있다. 동시접종은 보호자에겐 내원의 번거로움을 줄여주고, 아이들은 주사에 대한 아픔과 두려움 등의 부담을 낮출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다른 종류의 백신을 각각 다른 부위에 투여한다면, 동시에 접종해도 일반적으로 각 백신에 대한 항체반응이 저하되거나 이상반응이 증가하지 않는다. 제약사들은 백신의 개발 단계에서 다른 백신과 동시접종에 대한 안전성 평가를 위한 임상연구가 진행하며, 시판 후에도 이상반응에 대한 조사를 진행한다. 

일례로, 폐렴구균 백신인 프리베나13의 경우, 태어난 첫 해 동안 프리베나를 3회 투여 받은 6만5927명의 소아를 대상으로 3년 간 관찰조사를 수행해 다른 백신과 병용투여의 안전성을 확인했다. 식약처로부터 생후 6주 이상부터 만 5세 미만까지의 영아 및 어린이에게 디프리테리아, 수두 등 12개 백신과의 병용투여를 허가 받았다.

◆생백신-사백신, 어떻게 다를까= 신 종류별로 권장되는 최소 접종 간격을 두고 접종해야 유효한 면역효과를 형성할 수 있다. 백신에는 생균을 약독화시킨 생백신과, 화학처리를 통해 균을 죽이고 필요한 항원만 추출한 사백신이 있다.

생백신의 경우 백신 접종 후 1~2주 뒤 체내에서 균이 증식하는 동안 다른 생백신을 추가 접종할 경우 균의 증식 과정에 문제가 생겨 충분한 면역효과를 보지 못할 수 있어 두 종류의 생백신을 접종할 때는 4주 이상의 간격을 두어야 한다. 만약 4주 미만의 간격을 두고 접종했다면, 늦게 접종한 백신을 4주 후 재접종하는 것이 좋다. 반면 사백신은 체내 항체 증식 과정이 없기 때문에 백신 접종 후 다른 사백신 또는 생백신과의 접종 간격을 두지 않아도 적절한 면역 효과를 형성할 수 있다. 

안전하고 효과적인 백신접종을 위해서는 영유아 부모는 아이의 백신을 접종을 준비할 때 접종할 백신의 종류와 이전 접종 기록을 알아보고 동시접종을 하거나 적절한 백신 접종 간격을 유지하도록 해야 한다. 일례로, 질병관리본부가 발간한 ‘표준 영유아 예방접종 일정’에 따르면 폐렴구균 백신은 2,4,6개월의 기초접종과 12~15개월 추가접종 시 DTaP, 폴리오, 뇌수막염(B형 헤모필루투드 인플루엔자), B형간염 백신과 같은 월령에 접종하도록 되어 있다. 효율적인 접종을 위해 동시접종을 해도 좋으며, 동시접종하지 않을 경우 폐렴구균백신은 사백신이기 때문에 다른 백신들과 특별히 접종 간격을 두지 않고 접종해도 적절한 면역효과를 형성할 수 있다.

◆“혈청형이 뭐죠?” 효능 비슷한 백신 선택 시, ‘예방범위’ 살피자= 백신을 선택할 때는 예방범위를 확인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국가 필수 예방접종 백신에도 보호자가 종류를 선택해 맞출 수 있는 백신들이 있다. 폐렴구균 백신의 경우, 프리베나13 등 13가와 10가, 자궁경부암 백신은 2가와 4가가 도입돼 있고, 일본뇌염의 경우 3종이 도입되어 있다. 폐렴구균 백신, 자궁경부암 백신, 일본뇌염 백신은 교차접종이 권장되고 있지 않음으로 첫 접종 시 백신 선택이 중요하다.

대한소아과학회는 예방접종지침서를 통해 영유아 폐렴구균 단백접합백신을 선택함에 있어 “각 백신이 포함하고 있는 혈청형의 범위와 국내에서 주로 발견되는 폐렴구균 혈청형의 분포 역학을 잘 알고, 우리나라에 흔히 발견되는 혈청형들에 대한 예방효과가 우수할 것으로 기대되는 백신을 선택해 접종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권고하고 있다.

여기서 혈청형이란 바이러스나 세균의 유형을 뜻하는 것이다. 같은 종류의 세균과 바이러스라도 여러 혈청형으로 나눠져 있다 폐렴구균의 경우 90가지 이상의 혈청형이 존재한다.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는 A형, B형으로 나뉜다. 국내에서 주로 발견되는 혈청형은 폐렴구균의 경우 19A 혈청형에 의한 질환 발병이 현재 증가 추세에 있으며, 자궁경부암의 경우 70%에서 HPV 16형과18형이 발견되고 있다. NIP에 지원되는 영유아 폐렴구균 단백접합백신 중 19A 혈청형에 대한 직접적인 예방할 수 있는 백신으로는 프리베나13이 있으며, 자궁경부암의 경우 2가 백신인 서바릭스와 4가 백신인 가다실 모두 두 혈청형을 포함하고 있다. 

백신이 포함하고 있는 혈청형의 범위는 백신 이름에 쓰이는 ‘가(價, -valent)’의 의미를 이해하면 쉽게 비교할 수 있다. 백신 종류에 붙는 숫자와 숫자 뒤에 붙는 ‘가’는 백신이 보유하고 있는 혈청형의 개수를 표기할 때 쓰이며, 같은 종류의 백신이라면 숫자가 높을수록 예방범위가 넓다. 가령, 13가 폐렴구균 단백접합백신은 13가지 폐렴구균 혈청형이 일으키는 질환을 예방할 수 있다.

newsroom@kukinews.com
장윤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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