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장윤형 기자] 최순실씨가 김영재 의원에서 지난 3년간 일주일에 한번 꼴로 8000만원 상당의 피부미용 시술을 한 것으로 밝혀졌다. 김영재 의원이 박근혜 대통령과 ‘비선실세’ 최순실씨에게 가명진료, 대리처방 등 불법 의료서비스를 제공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특히 ‘세월호 7시간’ 의혹과 관련해 당시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시술 의혹을 받고 있는 인물이 바로 ‘김영재 원장’이다.
◆국조특위 “최순실, 김영재 의원서 8000만원 미용시술”, 일주일에 1번꼴= 국회 박근혜 정부의 최순실 등 민간인에 의한 국정농단 의혹 사건 진상 규명을 위한 국정조사특별위원회(이하 국조특위)가 16일 오전 김영재의원에 도착해 현장조사에 착수했다. 현장에 도착한, 박범계 특조위원은 “김영재의원이 비선진료를 한 의혹에 대해 철저하게 조사하고, 세월호 당일 느닷없이 장모님에게 아침 PRP시술을 했으며, 또 왜 프로포폴 사용기록을 파쇄했고 무엇을 숨기려했는지 여러 의혹에 대해 확인하려 한다”고 밝혔다.
안민석 위원은 “김영재 의원을 현장 조사해 의료기록의 조작여부, 세월호 진료 의혹 관련 수요일 휴진기간 여부, 최순실과 김영재 원장의 아내 박채윤씨와의 중점적으로 파악할 것"이라고 밝혔다.
국조특위는 금일 오전 11시 반부터 약 한 시간 동안 김영재의원을 조사했고, 그 결과를 발표했다. 국조특위는 김영재의원에서 대표자 보고, 병원 관계자 면담 등 현장조사를 진행했다.
금일 현장 조사 결과, 최순실씨가 김영재의원에서 3년간 피부미용으로 130여차례 시술받으면서 8000만원 가량을 지출했다는 사실이 새롭게 확인됐다.
김성태 위원장은 현장 브리핑에서 “최씨는 간호사나 실장 진술에 의해 130차례가 넘는 의료시술이 있었고 3년간 8000여만원이 넘는 비용을 현금으로 지불했다“며 ”리프팅, 미용시술, 마사지 등 모두 프로포폴을 사용한 시술”이라고 말했다. 최씨는 1주일에 한번 꼴로 김영재 의원에 방문해 각종 시술을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세월호 당일 그의 행적은?= 김영재 의원 현장조사를 통해 풀어야 할 또 하나의 핵심은 ‘세월호’ 당일 그의 행적이다. 이날 국조특위는 현장조사를 통해 세월호 당일 김영재 원장의 장모 진료 사실에 대해서는 확인했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다만 진료 기록을 남기지 않은 의료 행위가 있었고 세월호 당일 김영재 의원 장모의 시술시간 약간의 시간 차가 있었다. 이는 좀 더 면밀히 검토해 진실을 규명해야 할 사항”이라고 말했다.
그동안 김영재 원장은 일각에서 제기된 세월호 참사 당시 대통령에게 프로포폴을 처방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을 부인한 바 있다. 김 원장은 “세월호 참사 당일은 휴진일이었으며, 프로포폴을 처방한 적 없다”고 해명했다가, 일부 언론에서 참사 당일 프로포폴 처방 대장기록이 발견되자, “장모 시술을 위해 처방했다”고 말을 바꾸기도 했다.
박범계 더불어민주당 특위 간사는 “이 같은 사실을 보고한 업무실장은 김영재 의사의 처제”라며 “업무실장과 간호사 진술에 의하면 장모의 PRP 시술을 했다고 하는데, 지금 강남구 보건소와 전문위원 및 각 당 의원 등이 진료차트를 확인 중에 있다”고 설명했다.
◆박영선 “김영재 원장, 세월호 당일 톨게이트 영수증 조작 의혹”= 최근에는 또 다른 의혹까지 불거졌다.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김영재 원장의 세월호 당일 행적을 캐물으며, 김 원장이 제시한 톨게이트 영수증 중 하나가 가짜일 수 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국조특위 3차 청문회에서 박 의원은 김영재 원장이 제시한 두 장의 톨게이트 영수증을 살펴보며 ‘둘 중 한개가 가짜인 것 같다’며 차량 번호를 물었다. 김 원장은 “차량은 두개인데...어떤 번호를 말해야 할지”라며 머뭇거리기도 했다.
김 원장은 박 의원이 당일 오전에 골프장에 갔다는 증빙 자료를 요청하자, 두 건의 고속도로 통과 증빙 서류를 제출했다. 한 건은 자신의 교통카드 사용 명세서로 세월호 참사 당일인 2014년 4월 16일 오전 10시 39분 신공항고속도로 톨게이트를 통과한 서류다. 다른 한 건은 신공항주식회사에서 제출한 같은 날 오전 11시 03분 다시 현금으로 같은 톨게이트를 통과한 서류다.
그런데 제시한 고속도로 통행 관련 서류는 전혀 그가 오전에 인천에 있는 골프장에 갔다는 사실을 증명하지 못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따라 향후 특검에서 이 부분이 규명돼야 한다.
김 원장은 청문회에서 “신공항고속도로를 진입한 후 청라IC로 빠져나갔어야 하는데, 이를 놓쳐 톨게이트를 통과해 영종도의 금산IC까지 갔다”며 “이후 거기서 차를 돌려 다시 톨게이트 다시 통과해 계양IC로 나가서 목적지인 청라 베어즈베스트 골프클럽으로 갔다”고 언급했다.
박 의원은 “통행료 증빙 영수증 두개를 냈는데 요금이 다르다. 신공항 톨게이트 요금은 단일이라고 알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어 그는 “둘 중 하나는 가짜다. 당시에는 7600원이고 2015년 9월부터 6600원으로 요금이 내렸다고 하더라. 둘다 2014년 4월 16일 것이 맞느냐”고 되물었다.
박 의원은 “경찰에 알아보니 개인이 요청한다고 톨게이트 영수증을 찾아 줄 수 없다고 한다”고 발언했다. 이에 대해 김 원장은 “하나는 카드로 계산했고 하나는 현금으로 냈다. 그 영수증에 대해서는 끊어준 곳에 물어봐야 하지 않느냐”며 “저는 영수증을 받을 수 있다고 해서 그대로 받은 것일 뿐”이라고 해명했다.
◆김영재 의원 ‘증거 인멸’ 시도, 프로포폴 처방 내역 등 문건 파쇄= 김영재 원장은 지난 13일 급하게 프로포폴 처방 내역 등을 파쇄하기도 했다. JTBC에서 파쇄한 문건을 복구한 결과, 최순실씨와 최씨의 딸 정유라의 개명 전 이름, 각종 미용시술 관련 처방 내역이 있었다. 문건에는 최순실이 ‘최보정’이라는 가명으로 총 136차례 김영재 의원에서 진료를 받은 사실이 밝혀졌다.
지난 2012년부터 2013년까지 작성된 문건에서는 프로포폴 처방 내역이 자세하게 담겨있어 이중장부 작성 정황도 포착됐다. 김영재 의원을 통해 프로포폴 이용한 고객을 기입한 명부도 일부 밝혀졌다. 김영재 의원 측은 이를 전면 부인하며, 보건복지부에 향정신의약품 관리 대장을 제출했다.
이외에도, 김 원장은 청와대로부터 각종 특혜를 받았다는 의혹까지 제기되고 있다. 대통령 순방 동행부터 서울대병원 외래의사 위촉 등 각종 특혜를 받았다는 의혹에 증거들이 하나씩 드러나고 있기 때문이다.
김 원장은 청와대 ‘문고리 3인방’ 중 한명인 정호성 전 비서관과 최근까지 연락한 바 있다. 또한 김영재 원장의 금실을 서울대병원에 도입하기 위해 서창석 병원장, 안종범 전 청와대 수석까지 동원된 의혹까지 나오고 있다.
‘최순실 게이트’ 진상 규명, ‘세월호 7시간’의 미스테리를 풀기 위해서는 ‘김영재 의원’이 숨기고 있는 비밀을 파헤쳐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이제 남은 것은 특검 수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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