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박예슬 기자] 본격적인 한파가 시작되면서 연일 매서운 추위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질병관리본부는 올겨울 강추위가 예상됨에 따라 한파 건강피해 모니터링인 한랭질환 감시체계를 지난 1일부터 시작한다고 밝힌 바 있다.
한랭질환은 추위가 직접 원인이 돼 인체에 피해를 입힐 수 있는 모든 질환이 해당된다. 한랭질환은 사전에 적절한 조치만 잘하면 금방 호전될 수 있지만, 대처능력이 미흡하면 자칫 인명피해로도 이어질 수 있다. 특히 고령자나 만성질환자 등 고위험군의 경우 갑자기 한파에 노출될 경우 갑자기 질환이 발생하거나 기존 질환이 더욱 악화될 수 있으므로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우선 일반인의 경우 한파에 가장 치명적인 부분은 피부로, 가장 흔하게 생길 수 있는 질환으로 동창이 있다. 정보영 한림대강남성심병원 피부과 교수는 “동창은 국소적인 염증반응으로 피부가 과민한 사람일수록 더 잘 생기고, 막 겨울이 시작되는 초겨울에 더 잘 생긴다”며, “손가락, 발가락, 다리 등에 따가운 통증이 동반되며 황색이나 자색의 부종이 생길 수 있고, 심한 경우에는 물집이나 궤양도 생기기도 한다”고 말했다.
동창보다 더 심한 경우로는 동상이 있다. 동상은 심한 추위에 노출되면 연조직이 아예 얼어버려서 국소 혈액 공급이 없어지면서 생기는 병으로, 심한 경우에는 병원 치료를 해야 한다. 아울러 정 교수는 “드물지만 그물울혈반도 생길 수 있다. 주로 여성, 소아에게 생기는 혈관 염증으로, 팔다리에 그물모양으로 적색‧청색으로 반이 형성되는데 그물망 사이가 창백하고 추위에 노출되면 더 또렷하게 모양이 나타난다”고 설명했다.
정 교수는 “따라서 무엇보다 추위노출을 피하고 몸을 따뜻하게 해야 한다”며, “이러한 질환들은 혈관이랑 연관돼 있으므로 금연하는 것도 중요하다. 또한 물집이 생기면 2차 세균감염을 막기 위해 터트리지 말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일반인은 피부문제 정도로 그치지만, 고혈압이나 당뇨 등 만성질환자나 고령자라면 문제가 심각해질 수 있다. 윤종찬 한림대동탄성심병원 순환기내과 교수는 “갑자기 날씨가 추워지면 혈압이 정상이던 사람도 갑자기 혈압이 올라갈 수 있고, 그동안 잘 조절되던 분들도 갑자기 더 안 좋아지는 등 혈압변화가 일어날 수 있다”며, “특히 고혈압, 당뇨, 콩팥질환, 고지혈증이 있는 분들이 심근경색, 뇌경색, 부정맥에 의한 돌연사 등이 발생할 위험이 높아진다”고 경고했다. 이어 “고령자의 경우 당연히 나이가 많을수록 체온조절이나 자율신경계, 교감신경계 이상 등에 대한 보상작용이 잘 되지 않기 때문에 한파에 주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만성질환을 겪지 않았던 사람도 주의해야 한다고 윤 교수는 강조했다. 그는 “만성질환을 오래 앓은 사람 중엔 이미 몸이 적응된 경우가 많다. 특히 노인 중 그동안 질환이 한 번도 나타나지 않아서 관리를 안했던 사람들은 한파를 포함해 갑자기 한번에 극심한 인자가 동반되면 아주 경미하게는 혈압이 올라가거나 나아가 협심증, 심근경색, 뇌졸중, 부정맥 등이 발생할 수 있다”며 주의를 권고했다.
윤 교수는 “겨울철에는 너무 추운 새벽이나 아침에 급격한 야외운동을 삼가되, 되도록이면 해가 뜨고 난 뒤 충분히 워밍업을 한 후에 운동하는 것이 좋다”며, “만성질환이 있다면 꾸준히 관리 받고 평소에 짜지 않게 먹는 등 건강한 생활습관을 유지해야 한다. 특히 심장병, 뇌졸중, 심근경색, 부정맥을 앓았던 분이라면 다시 추위에 노출되는 자체가 위험하기에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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