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장윤형 기자] 최근 보툴리눔 톡신 균주 논란 등 여러 악재로 곤혹을 치르고 있는 대웅제약이 보툴리눔 톡신 ‘나보타’에 대한 미국 식품의약국(FDA) 2017년 승인을 무사히 통과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제약업계에 따르면 대웅제약은 나보타의 미국 임상3상을 올해 초 마무리짓고 FDA의 공장 실사를 남겨두고 있다. 이 과정을 거쳐 내년 시판허가를 신청한다는 계획이다.
대웅제약은 나보타 임상시험에 앞서 미국 현지 판매처와 공급계약을 먼저 맺었다. 대웅제약은 지난 2013년 9월 미국 파트너사 에볼루스(EVOLUS)와 5년간 단계별 기술료를 포함한 3000억원 규모의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에볼루스는 엘러간에서 재직했던 직원들이 만든 회사로 알려져 있다.
대웅제약이 FDA 공장 실사를 무난히 통과하면 국내에서 가장 빠르게 보톡스 제품 미국 진출이 가능할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국내에서는 메디톡스의 ‘메디톡신’이 최초로 보툴리눔 톡신을 자체 개발했으나, 미국 임상이 지연된 상황이다. 메디톡스는 미국 보톡스 시장의 85%를 점유하고 있는 엘러간과 2013년 ‘이노톡스’ 판권 계약을 체결했으나, FDA 기준에 맞는 공장 설비 등을 갖추지 않아 임상 시험이 지연되고 있다.
대웅제약 측은 나보타 FDA 승인 후에는 곧바로 수출을 통해 매출이 발생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대웅제약 관계자는 “2018년 판매 첫 해 300억원 정도 관련 매출을 낼 것으로 기대한다”며 “이후 매년 400억원 이상의 매출이 꾸준히 발생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대웅제약은 미국 선점 요인을 자신하는 가장 큰 이유로 가격 경쟁력을 꼽았다. 미국의 1위 보톡스 업체 엘러간의 제품은 한 병당 약 200~230달러 정도의 가격을 형성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반면 대웅제약 나보타는 한병당 50달러 선에 팔릴 것으로 관측된다. 가격이 약 4배 이상 저렴하기 때문에 의사와 환자들의 선택폭이 넓어질 가능성이 높다.
악재 요인도 있다. 우선 경쟁업체 메디톡스와의 균주 출처 논란이 가장 큰 걸림돌이다. 이에 나보타의 FDA 승인에 차질이 빚어질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특히 최근 나보타의 균주 출처를 둘러싼 메디톡스와의 갈등이 심화되며 윤리 문제까지 빚어지고 있다.
정현호 메디톡스 대표는 "나보타의 균주 출처가 의심된다"며 "자사의 균주를 훔쳤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고, FDA 승인에서 이 같은 윤리적 문제가 드러나면 허가를 받는 것도 쉽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메디톡스는 대웅제약의 나보타가 자사 제품과 유전자 염기서열이 100% 일치한다는 것을 근거로 이러한 주장을 펼치고 있다.
대웅제약과 메디톡스 간 균주 논란과 갈등이 심화되며 법적 분쟁도 예고되고 있다. 보툴리눔 톡신 출처 논란이 가열되면서 보건당국이 균주 출처 재점검 등에 나설 경우, 미국 진출이 지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일각에서는 성장동력의 핵심인 나보타의 미국 진출에 성공하기도 전에 대웅제악이 지나치게 성급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또한 대웅제약은 한때 병원가에서 나보타 판촉물을 홍보하기 위해 불법적 수단을 썼다는 지적도 받고 있다. 이 판촉물은 의사들이 환자에게 보여주기 위한 용도로 제작됐다. 대웅제약은 판촉물에 "나보타 FDA 임상시험 승인 신청"이라는 모호한 문구를 포함시켰다.
임상시험용 신청 및 임상시험의 승인은 미국 FDA의 허가 단계를 말하는 것일 뿐, FDA 허가를 받은 것은 아니다. 소비자들이 이 판촉물을 보면 '미국 FDA 승인' 제품이라는 오해의 소지가 있다는 지적을 당시 받았었다. 이에 대해 제약업계의 한 관계자는 "FDA 승인을 받지도 않았는데, 마치 FDA 승인이 난 것처럼 소비자들에게 판촉물까지 만들어 홍보한 것은 문제의 소지가 있다"고 지적했다.
최근 대웅제약이 나보타 FDA 승인을 확신하며 다양한 홍보활동을 벌이는 것도 조급하다는 지적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FDA 최종 승인이 나기 전에는 많은 변수가 있다"며 "FDA 최종 승인이 확정난 것도 아닌데 기정사실화 하는 것은 성급해 보인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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