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우성의 커피소통㉑] 커피일기

[최우성의 커피소통㉑] 커피일기

기사승인 2016-12-22 16:08:34

한 해가 저물어간다. 일도 많고 탈도 많았던 2016년도 얼마 안 남았다. 지난 한 해 우리는 어떻게 지내왔는가? 돌이키며 되새겨야 할 시점에 우리는 와있다. 

자기가 한 해 동안 마신 커피의 양을 가늠해 보자. 통계에 따르면 2016년 한 해 한국인의 커피섭취량은 일인당 평균 341잔이라고 한다.

이는 하루에 한잔 조금 못 미치는 양인데, 커피를 마시지 않는 사람들, 예컨대 아동과 고령인구를 감안할 때에 많은 사람들이 하루에 커피를 한잔 이상 마시고 있음을 알게 된다.

이 글을 읽고 있는 독자들은 지난 한 해 얼마나 커피를 마셨는가?

많은 양의 커피를 마셨지만 기록하고 마시지 않았기 때문에 대부분 기억조차 못할 수 있다.

그래서 기록이 필요하다.

어떤 이들은 커피를 마시며 기록하는 일이 그다지 중요하지 않은 일이라고 생각 할 수 있다. 

하지만 내가 마시는 수많은 커피의 향기와 맛과 느낌을 기록해 놓는 것은 좋은 습관이 될 수 있다. 요즘은 커피 한잔을 마시더라도 나라와 지역을 따지며 마시는 사람들이 많아지는 추세이다. 

커피를 마실 때 자기가 어디에 있는 무슨 카페에 가서 어떤 커피를 마셨는지 누구와 함께 마셨는지, 그 맛과 향은 어땠는지, 가격은 얼마였는지를 일기로 기록을 남겨놓는다면 커피를 단지 즐기는 것이 아니라 대단히 중요한 자료를 남겨놓는 일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일본의 유명한 소설가로 소설 빙점을 쓴 ‘미우라 아야꼬’는 3년간 일기를 쓴 사람은 장래에 무엇이든 이룰 사람이며, 10년간 일기를 계속 쓴 사람은 이미 무언가를 이룬 사람이라고 말했다.

마라톤 영웅 황영조는 1988년 강릉 명륜고 1학년 때부터 1996년 은퇴할 때까지 하루도 거르지 않고 일기를 썼다고 한다. 날씨, 갔던 길, 먹은 것들을 간혹 그림을 곁들어가며 적었다고 한다.  

오늘부터 커피를 마실 때에 일기를 쓰는 습관을 가져보자. 커피의 향미와 분위기, 그날의 느낌뿐만 아니라 가능하면 인테리어와 메뉴에 대한 느낌도 꼼꼼히 기록해 놓으면 후일 기억을 더듬는 데에 좋을 것이다.

글=최우성(인덕대 외래교수. 커피비평가협회(CCA) 서울 본부장, 웨슬리커피 LAB 원장)

이다니엘 기자
dne@kukinews.com
이다니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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