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절한 쿡기자] 김유정의 하이힐과 짝다리, 18세 소녀에게 가해지는 가혹함

[친절한 쿡기자] 김유정의 하이힐과 짝다리, 18세 소녀에게 가해지는 가혹함

기사승인 2016-12-23 11:08:06

[쿠키뉴스=이은지 기자] 다리를 아름답게 보이게 만드는 하이힐은 오래도록 여성의 사랑을 받아왔습니다. 그러나 거기에 수반되는 고통도 있죠. 오래 신으면 다리가 붓고, 서 있을때도 부담이 됩니다. 자신도 모르게 자세가 무너지는 것은 여성들은 한 번쯤 경험해 봤을 것입니다. 사람을 불문하고 자연스럽게 다리에 실리는 무게를 줄이기 위해 안간힘을 쓰게 되죠.

배우 김유정도 마찬가지였을 겁니다. 앞서 김유정은 영화 ‘사랑하기 때문에’ 무대 인사에서 이른바 ‘짝다리’로 논란이 됐습니다. 다른 배우들이 관객을 향해 인사를 건네는 동안, 자신의 차례를 기다리던 김유정이 비뚜름하게 서서 손톱을 쳐다보는 모습이 문제가 된 것입니다. 해당 상황을 본 네티즌들은 김유정을 향해 ‘산만하다’ ‘집중하지 않는 모습이 보기 좋지 않다’고 지적했죠.

이에 22일 소속사 싸이더스HQ는 보도자료를 통해 “김유정은 최근 제기된 공식 석상에서의 문제점에 대해 모두 인지하고 있다”며 “자신의 태도에서 비롯된 논란에 대해 깊이 반성하고 있다”고 빠르게 입장을 밝혔습니다. 이어 “항상 신뢰해주신 팬 분들에게 실망을 안겨드려 죄송스럽게 생각하고 있다”며 “당사 역시 앞으로 이 같은 일이 발생되지 않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할 예정”이라고 덧붙였죠.

그러나 단지 김유정이 잠시 취한 자세만으로 불성실하다고 지적하는 것은 조금 가혹해 보입니다. 당시 상황 영상을 모두 보면, 김유정은 다른 배우들이 인사할 때 집중하다가 다리가 아픈 듯 한쪽 다리를 비스듬히 세웁니다. 갓 18세가 된 나이에 높은 하이힐. 배우이기 때문에 특별한 모습으로 관객을 만나고 있지만, 어린 십대 소녀에게 하이힐 위에서 계속해서 같은 자세를 고수하는 것은 쉽지 않았음을 짐작케 하는 부분이죠. 이어 손톱을 쳐다보는 동안에도 다리를 몇 번 돌리며 발에 가는 무게를 줄이려 하고 있습니다. 이후 무대 인사가 끝날 때가 되자 자세를 고쳐 선 다음 관객에게 정중히 인사합니다. 허리를 크게 숙여 깍듯하게 관객에게 고마움을 표시하는 김유정의 모습은 공손함 그 자체였죠.

이뿐만 아닙니다. 김유정은 독감을 이유로 이날과 23일까지 잡혀 있던 ‘사랑하기 때문에’ 인터뷰 일정을 취소했습니다. 영화 홍보사 측은 “전날까지 심한 몸살을 앓았지만 김유정 씨가 21일 잡힌 무대인사 일정을 끝까지 소화하며 ‘자고 일어나면 나아질 것’이라고 했다고 한다”며 “막상 22일 오전에도 김유정 씨 본인이 정신을 차릴 수가 없어 병원에 급히 가는 길이라고 어머니께 전화를 받았다, 죄송하다”고 밝혔죠. 김유정의 관객에 대한 성의를 짐작할 수 있는 부분입니다.

김유정은 어린 나이에 빠르게 인지도를 넓히며 사랑받아온 배우입니다. 대중들은 김유정을 알아온 햇수가 적지 않지만, 사실은 1999년생, 나이는 이제 겨우 열여덟 살이죠. 유명인이기 때문에 실수가 빚는 파급력을 감안하지 않을 수 없지만, 다리가 아픈 소녀에게 너무 칼 같은 잣대를 들이대는 것은 가혹하지 않을까요.

onbge@kukinews.com
이은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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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은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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