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구현화, 김정우 기자] LG그룹 전경련 탈퇴를 시작으로 ‘전경련 해체’ 움직임이 가시화 되고 있다.
2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LG그룹은 올해 말을 기준으로 전경련 회원사에서 공식적으로 탈퇴하기로 했다.
LG그룹 관계자는 “지난주 (전경련 측에 탈퇴를) 공식적으로 통보했다. 일체 활동에 참여하지 않고 회비도 납부하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6일 국정조사 청문회에 증인으로 출석한 구본무 LG그룹 회장은 “전경련은 헤리티지 재단처럼 운영하고 기업들의 친목단체로 남아야 한다”면서도 탈퇴 의사가 있음을 밝힌 바 있다. 국가 경제 발전을 위한 ‘싱크탱크’ 역할을 의미한다는 게 LG그룹의 설명이다.
청문회에서 전경련 탈퇴 의사를 밝힌 삼성과 SK그룹은 아직까지 특별한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
삼성그룹 관계자는 “(국회에서) 이재용 부회장이 전경련 탈퇴를 선언한 이후 이에 대한 구체적인 시기나 방법이 정해지지는 않았다”고 밝혔다.
SK그룹 관계자는 “전경련 탈퇴에는 어떤 형식이나 절차도 없다. 회비 납부 시기도 정해진 것이 아니고 굳이 따로 발표하지 않아도 이미 최태원 회장이 청문회에서 탈퇴 의사를 밝혔다”고 말했다.
총수들이 이미 공식석상에서 의지를 내비친 만큼, 전경련에서 발을 빼는 데에는 이론이 없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현대자동차그룹, 롯데그룹, 한화그룹, CJ그룹 등은 아직 어떤 계획도 없다는 입장이다.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이재현 CJ그룹 회장은 청문회 당시 전경련이 유지될 필요성이 있다는 입장이었다. 다만 전경련 개혁에는 긍정적인 의사를 밝혔다.
재계에서는 LG그룹의 전경련 탈퇴 공식화로 다른 회원사들의 탈퇴 가능성이 높아져 사실상 전경련 해체 수순을 밟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재계 한 관계자는 “앞으로 귀추를 지켜봐야 하겠지만 큰 기업들의 탈퇴로 인해 다른 기업들에게까지 영향이 끼칠 것으로 보인다”며 “지원금을 많이 내는 기업들의 탈퇴로 인해 전경련 유지도 힘들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일각에서는 전경련 해체가 ‘최순실 게이트’로 인해 불거진 이번 사태의 본질적인 해결책은 아니라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다른 재계 관계자는 “정부 권력이 여러 우위를 갖고 기업들에게 다양한 요구를 할 수 있는 근본적인 구조가 바뀌지 않는 한 전경련이라는 창구가 사라진다고 해도 구태 척결을 기대하기 어렵다”며 “오히려 정권이 일부 기업에게 개별적인 요구를 하게 되면서 혼란이 가중될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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