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인터뷰] 신화가 아니었던 적이 없는 그룹 신화

[쿠키인터뷰] 신화가 아니었던 적이 없는 그룹 신화

기사승인 2017-01-03 14:47:51

[쿠키뉴스=인세현 기자] 귀환이 아닌 컴백이다. 신화가 지난 2일 발매한 13번째 정규앨범 ‘언체인징-터치’(UNCHANGING-TOUCH) 이야기다. 최근 90년대에 데뷔해 활동했던 아이돌 그룹이 다시 무대에 오르고 있지만, 신화는 그 가운데서도 특별한 행보를 이어왔다. 많은 아이돌 그룹이 롤모델로 신화를 꼽는 것은 데뷔 이래 중단이 없었던 지속성 덕분일 것이다. 데뷔 이래 18년 간 신화가 아니었던 적이 없는 그룹 신화를 최근 서울 청담로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

지난 2일 공개된 ‘언체인징-터치’는 지난해 11월 앞서 발매된 ‘언체인징 파트1-오렌지’(UNCHANGING PART1-ORANGE)를 완성시키는 메인 앨범이다. ‘오렌지’가 팬들을 위한 깜짝 선물이었다면, 이번 앨범은 신화의 한층 깊어진 음악적 역량을 담았다. 파트1 앨범 수록곡까지 포함해 총 10곡으로 꽉 채워진 이번 앨범을 준비하면서 신화가 가장 고심했던 것은 6명이 부를 노래를 고르는 것이었다.

“앨범 작업을 할 때는 모든 것을 열어 두는 편이에요. 6명의 색이 다르고, 좋아하는 장르가 다 다르다 보니 일단 데모곡을 받고 그 안에서 의견을 조율하죠. 6명이 함께 좋아하는 노래를 위주로 선택해요. 파트1 앨범이 팬들을 생각하고 만든 음반이라면, 이번 앨범은 세련되고 고급스러운 느낌이 나는 노래로 채웠죠. 앨범 전반에서 고려한 것은 6명이 함께 부를 곡을 찾는 거였어요.” (이민우)

이번 앨범의 타이틀곡 ‘터치’(TOUCH)는 세련된 멜로디와 그루브가 인상적인 곡으로 서로에 대한 소홀함과 무신경함 때문에 엇갈린 연인들의 후회와 미련, 아픔의 감정을 신화만의 감성으로 표현했다. 작곡가 김도현, 작사가 김이나와 호흡을 맞췄다. 멤버들은 가사를 쓴 김이나에 대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김이나 씨는 노래할 사람에 대한 연구를 많이 해요. 가사를 받아보면 깜짝 놀랄 정도죠. ‘터치’의 가사를 보고 저희 6명을 토대로 만든 가사 같다고 생각했어요.”(김동완)

“작곡가 김도현 씨의 추천으로 김이나 씨와 작업하게 됐어요. 김이나 씨의 가사는 다르더라고요. 좋다는 의미에요. 생각해서 쓰는 구도가 정확히 잡혀있고, 가창자에 대한 애정을 쏟는 것이 보이죠.”(이민우)

타이틀곡 ‘터치’는 18년 간 변함없었지만, 변화했던 신화를 보여주는 노래다. 신화는 늘 같은 이름 안에서 새로운 음악을 시도했다. 타이틀곡도 그런 방향성에서 선정됐다. 이민우는 “늘 새로운 것을 보여주는 것은 재미있는 일이다”라고 말했다. 신보에서도 신화만의 ‘어른 섹시’를 보여줄 것이냐는 질문에는 멤버 모두 웃음을 보였다.

“‘터치’와 ‘슈퍼파워’ 두 곡을 놓고 오랜 시간 고민했어요. 멤버들 의견도 3:3으로 나뉘었죠. ‘슈퍼파워’는 ‘신화’하면 떠올릴 수 있는 곡인데, 오랜만에 겨울에 내는 앨범이니 최근 신화가 하지 않았던 감성적인 곡으로 타이틀을 하자고 최종적으로 결론을 내렸어요. ‘터치’는 감성적이면서도 치명적인, 옴므파탈 같은 매력이 있는 노래죠.”(에릭)

“‘온리 원’ 때 보여준 원초적인 이미지가 ‘아이 섹시’였다면, ‘어른 섹시’는 굳이 드러내지 않아도 나이에 걸맞게 눈빛만으로 표현할 수 있는 게 아닐까요.”(이민우)

“혹시 어린 친구들과 비교되지 않을까 걱정도 많이 해요. 하지만 ‘너희 들이 풍기는 멋이 있다’라는 말에 자신감을 얻죠. 우리가 가진 느낌과 멋을 자랑스럽게 여기고, 무대에 올라요. 이번에도 우리가 표방하는 옴므파탈의 느낌이 나면 좋겠어요.”(김동완)

2016년 방송사 가요축제 무대에 선 엄정화와 최근 데뷔 20주년 스페셜 앨범을 낸 S.E.S.의 이야기가 나오자, 멤버들은 “정말 멋있다”며 “응원 하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자신들이 KBS2 ‘가요톱텐’ 무대에 섰다는 사실을 상기한 멤버들은 ‘놀랍다’는 반응을 보이다가도 20년 가까이 활동한 아이돌로서 소감을 털어놨다.

“데뷔했을 때에 비하면, 가요 시장이 엄청 커졌죠. 많은 것이 변했지만, 변하지 않은 것도 있어요. 그때나 지금이나 음악방송에 출연하는 패턴은 비슷한 것 같아요. 가수는 많아졌는데 무대가 한정돼 있어서 아쉬워요. 열심히 준비한 노래도 환경 상 더 짧게 편집해야할 때가 많죠. 가수들이 방송에서 다양한 모습을 보여줄 수 있는 기회가 늘었으면 좋겠어요.”(신혜성)

“활동기 숫자가 올라갈수록 부담보다는 뿌듯함을 느껴요. 새로운 것을 보여주기 위해 멤버들이 쏟는 시간이 많아요. 그런 것 보면 대단하기도 하고 형들에 대한 미안함도 있죠. 항상 앨범을 만들고 완성 시켜서 들었을 때 ‘또 다른 새로운 앨범이 탄생했구나’라는 감격이 있어요.”(앤디)

“창작하는 직업이다 보니 활동을 계속하다 보면 나이 잊게 돼요. 돌이켜 보면 ‘나이가 이만큼 들었구나’ 허무할 때도 있지만, 이만큼 신화로 지내왔다는 것이 대단하죠. 저희가 활동하는 데는 팬들이 큰 몫을 해요. 신화 활동은 일종의 약속일 수도 있어요. 약속을 지키고 보여주고 싶어요. ”(이민우)

“무대에서 가끔 스무살 시절을 느낄 때가 있어요. 이 노래를 부르던 그때를 떠올리는 거죠. 1집 때부터 지금까지 콘서트에 오는 팬들을 보면, 무대에서 고맙다는 생각을 많이 하게 돼요.”(전진)

“한국에서 아이돌 그룹이 본격적으로 활동한 게 20년 정도 됐죠. 역사가 그렇게 길지 않은 셈이에요. 앞서 갔던 선배들의 시행착오를 보면서 저희는 저희를 더 단단하게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생명력을 가지고 팀을 유지할 수 있는 방법은 단순해요. 한 목소리를 내는 것.”(에릭)

inout@kukinews.com

인세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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