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김정우 기자] 이동통신 3사가 성장 절벽을 넘기 위한 신사업 드라이브를 강화하고 있다.
11일 SK텔레콤은 ICT 산업 생태계 조성에 향후 3년간 5조원을 투자하겠다고 선언했다. 투자는 인공지능(AI), 자율주행, 사물인터넷(IoT) 분야에 집중되며 자회사인 SK브로드밴드, SK플래닛과 함께 진행한다.
핵심은 글로벌 ICT 선도기업‧스타트업부터 경쟁사까지 협력의 범위에 넣었다는 점이다.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이 이달 국제 전자 전시회 ‘CES 2017’에서 협력 방안을 논의한 삼성, 엔비디아, 인텔 등 글로벌 기업과 벤처‧스타트업부터 경쟁사까지 협력의 문호를 개방하겠다는 방침이다.
내부적으로는 SK 주식회사C&C, SK하이닉스 등 그룹 내 ICT 관계사 역량 결집에 힘을 쏟는다. SK텔레콤과 SK 주식회사 C&C는 AI와 클라우드 분야 협력을 모색 중이며 향후 이를 활용한 ‘T맵’ 서비스 업그레이드, 자율주행 솔루션 까지 강화할 계획이다.
또 국내 IoT 생태계 확장을 위해 스타트업 지원 공간인 ‘IoT오픈하우스’ 오픈, 상반기 서울에 설립되는 벤처육성센터를 통한 스타트업 발굴‧육성 등을 진행한다. 개발자 지원 채널 ‘T 디벨로퍼스’를 통해서는 기술 인프라 지원, 개발자간 커뮤니티 활성화 등을 꾀한다.
SK텔레콤은 이를 통해 새로운 ICT 생태계가 조성되면 전‧후방 연관 산업에서 약 9조원의 생산 유발 효과와 6만여명에 달하는 취업 유발 효과가 발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번 투자 결정에 대해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은 “전 세계적으로 4차 산업혁명의 물결이 이미 상당히 퍼져나가고 있다”며 “‘New ICT’ 생태계 구축을 위한 투자는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SK텔레콤의 과제”라고 말했다.
KT와 LG유플러스도 기존 통신 산업 외에 새로운 먹거리로 눈을 돌리고 있다.
황창규 KT 회장은 지난 2일 신년사를 통해 “통신시장이나 IPTV 1위 기업이라는 지엽적인 목표가 아닌 지능형 네트워크 기반의 플랫폼 회사, 미디어 시장에서 새로운 트렌드를 만드는 미디어 플랫폼 기업으로 발돋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기존 유·무선 서비스 한계 파악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에너지‧보안 사업의 고객 중심 발전, 인증·결제 사업의 변화와 성장 등을 주문했다.
황 회장은 임직원 약 30명과 함께 CES 2017을 참관하며 커넥티드카, AI, 가상현실(VR), IoT 등 주요 전시품을 살펴보기도 했다.
권영수 LG유플러스 부회장은 신사업의 중요성을 한층 더 강하게 부각시켰다.
권 부회장은 신년사에서 “남들이 가지 않은 길을 한발 앞서 개척해 새로운 성장의 활로로 삼아야 할 것”이라며 “신규 사업은 반드시 1등을 달성해야 한다”고 임직원들에 당부했다.
구체적으로는 외부 역량을 적극 활용한 IoT, AI, 빅데이터, IPTV 등 분야에서의 1등 달성을 주문했다.
CES 2017에서도 권 부회장은 버라이즌 등과 IoT 협력 방안을 모색한 데 이어 산호세에서 애플, 시스코 등을 방문했다.기자간담회에서는 IoT와 IPTV에서 선두를 차지하고 AI와 빅데이터를 신사업으로 육성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이 같은 이동통신사의 신사업 물색 행보는 전통적인 유‧무선 네트워크 사업의 성장 한계 때문이다. 실제로 3사는 2014년 이후 연간 매출이 제자리 걸음을 하고 있는 실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통신 시장이 포화 상태에 이른 상황에서 이통사들은 네트워크 고도화로 경쟁력을 유지하는 동시에 다가오는 ‘4차 산업혁명’에 대비해 IoT, 빅데이터, AI 등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아 나설 수 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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