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조민규 기자] 상급종합병원 지정기준으로 ‘의료 질 평가’ 기준 도입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상급종합병원(이하 상급종병)이 난이도 높은 의료행위의 전문성과 양질의 의료서비스 제공을 요구받고, 종별가산제 측면에서도 새로운 지정기준 검토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HIRA 정책동향 최신호에 실린 ‘의료의 질 평가 결과를 활용한 상급 종합병원 지정기준 도입방안’ 연구에서는 환자에 제공되는 의료서비스의 질 측면에서 상급종합병원의 문제점을 파악하기 위해 2015년 상반기를 기준으로 가장 최근의 입원 영역 요양급여 적정성 평가결과를 분석해 상급종합병원과 미지정 300병상 초과 종합병원(또는 미지정 의료기관)과의 차이, 권역별 변이 등을 분석했다.
연구에서는 의료 질 평가 진입기준(방법1: At least one/All-or-None, 방법2: 50%/50% Standard)과 적용방식에 따른 ▲At least one/All-or-None 절대평가(시나리오 1) ▲At least one/All-or-None 상대평가(시나리오 2) ▲50%/50% Standard 절대평가(시나리오 3) ▲50%/50% Standard 상대평가(시나리오 4) 등 4개 시나리오로 2015~2017년 상급종합병원 지정평가 신청기관 52개소의 평가자료를 활용해 모의시험을 진행했다.
또 절대평가를 적용하는 경우 설정된 방법에 따라 질 평가 진입기준을 충족하지 못한 기관은 상급종병 지정 제외 후 기존의 상대평가 점수 계산방법(환자구성상태 60%+의료인수 30%[의사 20%, 간호사 10%]+교육기능 10%)대로 상급종병 지정평가를 진행했다.
모의시험 결과, 방법1을 적용한 시나리오 1과 2의 경우 현재 지정된 상급종병 중 1개가 탈락했다. 방법2를 적용한 시나리오 3과 4에서는 2개의 진료권역에서 각각 1개소씩 탁락했다.
상대평가를 적용한 시나리오 2와 4에서 의료 질 평가점수를 비교한 결과에서는 하위 5%의 질 점수를 받은 의료기관 1~2개소가 상급종병으로 지정되기도 했다.
진입기준 방법이 동일한 경우에는 상급종병 지정여부 결과에 절대평가/상대평가 여부가 상관없었지만, 상대평가 점수 배점에 따른 진료권역에 순위에는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연구에서는 실제 상급종병 지정기준으로 ‘의료 질 평가’ 기준 도입을 위해서는 진입 충족기준을 정용하는 방법에 따라 서로 다른 의료기관이 영향을 받기 때문에 질 현황에서 발견된 문제점의 중요성과 진입기준 적용으로 인해 발생할 부작용을 고려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상급종병 지정 시 진료권역에 따른 소요병상수 기준으로 우선 지정이 할당되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고 밝혔는데, 모의시험을 통해서 일부 진료권역에서는 의료 질 평가의 도입에도 불구하고 비경쟁적으로 의료 질 평가 하위 기관이 여전히 상급종병으로 지정될 수 있음이 확인됐다는 것이다.
때문에 이를 보완할 수 있도록 의료 질 평가 기준 적용결과, 하위 5%에 해당하는 의료기관은 일정기간 내에 질 개선 계획서를 제출하게 하고, 중간점검 시 질 개선 노력을 기울였는지에 대해 확인하며, 2회 지정평가 연속 하위 5%에 해당하는 경우 진료권역 우선 배분 예외 등의 절차가 함께 마련되야 한다고 강조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황수희 연구조정실 심사평가연구팀 부연구위원은 상급종합병원 지정에 제공된 의료서비스의 결과를 중심으로 한 기준이 포함돼 있지 않아 이번 연구를 통해 상급종합병원 지정기준에 환자에게 제공되는 의료서비스의 질 평가결과 도입 가능여부를 검토하고, 실행방안을 제시를 위해 수행됐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 연구는 상급종병의 의료 질 현황을 파악하고 문제점을 도출하기 위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요양급여 적정성 평가를 활용했는데 상급종병 특성을 고려해 제왕절개분만 평가를 제외한 입원 영역에 해당하는 14개 평가 항목을 분석했다.
이를 통해 의료의 질 현황을 분석한 결과 대부분의 상급종병은 평가등급을 기준으로 한 표준을 충족하고 있었으며, 전반적인 성과에 있어서도 300병상을 초과하는 종합병원에 비해 높은 수준을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일부 상급종병에서 ▲심뇌질환 평가 중 관상동맥우회술, 수술의 예방적 항생제 사용 중 일부수술(심장수술, 두개술 등)과 진료량 평가에서 췌장암·식도암·조혈모세포이식술과 같은 진료 난이도가 높고 환자수가 제한적인 특정 평가항목에서 표준 이하의 질적 수준을 보였다.
또 특정 역역으로만 편중해 의료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일부 영역의 질적 수준은 측정이 불가능할 뿐아니라 중증 진료의 포괄성 측면에서 충족하지 못하는 의료기관도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