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이다니엘 기자] 김종 전 문화체육관광부 2차관이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 조직위원회 국제부위원장 직에 김재열 제일기획 사장을 앉히도록 종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17일 열린 최순실씨의 조카 장시호씨 등에 대한 공판에서 검찰은 여형규 조직위 사무총장의 진술조서를 공개했는데, 이에 따르면 김 전 차관은 이희범 신임 조직위원장 취임 이후인 지난해 5월 여 사무총장에게 전화해 “국제부위원장 체제로 가면 조직위의 대외업무 수행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면서 “이런 체제로 가면 좋겠다”고 언급했다. 해당 발언 후 한 달여 후인 6월, 김재열 사장은 조직위 국제담당 부위원장에 선임됐다.
이 의혹에 대해 여 사무총장은 “김재열 임명은 문체부 오더를 받은 것”이라고 진술했다. 그러나 여 사무총장은 지난해 11월 국회 평창동계올림픽 및 국제경기대회지원 특별위원회 현안보고에서 조직위는 최순실 게이트와 무관하다고 말했다.
여 사무총장이 국제부위원장 체제를 종용받은 건 그 이전부터 있었다. 지난해 3월 여 사무총장은 문체부로부터 국제부위원장 신설 방안을 검토하라는 지시를 받았다. 그러나 여 사무총장은 상근 부위원장을 둘 필요성이 없다는 판단으로 이를 유보했다. 그러자 4월 중순 문체부 체육협력관 김모 국장은 여 사무총장에게 국제부위원장 신설을 다시 강요했다. 지난해 3월부터 약 두 달여 동안 문체부 관계자와 김 전 차관으로부터 지속적으로 압박을 받은 셈이다.
검찰조사 결과 김 사장이 국제담당 부위원장에 임명되기 전, 김 전 차관과의 식사 자리에서 국제빙상연맹(ISU) 집행위원 출마의 뜻을 내비친 것도 추가 공개됐다.
검찰은 임대기 제일기획 대표이사의 진술조서를 이날 재판에서 공개했는데, 이에 따르면 지난해 1월5일 이태원 한 한식집에서 김 사장은 김 전 차관에게 ISU 집행위원 자리에 애착이 많다고 언급했다. 그러나 해당 자리의 선거 경쟁이 치열해 걱정하고 있다고 덧붙인 것으로 전해진다.
아울러 검찰은 김 전 차관이 장시호씨에게 건넨 다수의 문건을 이날 제출했다. 이에는 ‘춘천 빙상장을 활용한 5대 거점 체육인재 육성사업’, ‘강릉 빙상장 사업계획과 거점별 지원종목’ 등의 문건이 있었다.
검찰은 “전 쇼트트랙 국가대표 출신 김동성씨를 대상으로 진행된 검찰 조사에서 빙상인들은 강릉 빙상장이 평창 올림픽 이후에 존치될 것이라는 사실을 몰랐던 것으로 밝혀졌지만, 장씨는 이미 알고 있었다. 누구를 통해 알았는지는 말할 필요도 없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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