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박예슬 기자] 일명 ‘하늘을 나는 응급실’이라고 불리는 닥터헬기가 응급의료기관이 없는 취약지역에서 활약하면서 응급환자의 생존율에 기여하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정부가 공백 지역을 중심으로 닥터헬기를 점차 확대할 계획이다.
◇닥터헬기, 응급환자 생존율 기여…이송환자수 매년 늘어
심각한 중증외상을 입었거나, 심뇌혈관질환처럼 일분일초 촌각을 다투는 상황이 발생한 경우에는 한시라도 빨리 병원으로 이동해 처치를 받아야 한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경우 수도권 및 대도시에 응급의료자원이 집중돼 있다. 때문에 ‘골든타임’ 내에 대형병원으로 가기 어려운 지역에 있다면 상황이 더 위급해지고 난처할 수밖에 없다.
질환별 골든타임을 살펴보면 중증외상은 1시간, 심혈관질환은 2시간, 뇌혈관질환은 3시간 이내에 최종 치료가 필요하다. 하지만 인근 응급의료기관까지의 평균 소요시간은 서울(10분 이내)을 제외하고 유인도서 지역 190.5분, 산간 읍지역 34.2분, 산간 면지역 47.4분으로 수도권과의 격차가 상당하다.
이러한 점에서 닥터헬기가 효과적인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닥터헬기는 거점병원에 배치돼 환자가 요청한지 5~10분 이내에 의사 등 전문 의료진이 탑승‧출동하고, 첨단 의료장비를 구비해 응급환자를 치료하고 이송하는 전용 헬기를 말한다. 따라서 대형 병원으로 이송이 어려운 도서‧산간지역에서 질환이 발생하더라도 신속한 응급처치가 가능하다.
닥터헬기는 지난 2011년 9월부터 국내 최초로 운항을 시작했다. 보건복지부가 닥터헬기 운영지역으로 선정한 곳은 현재 총 6개 지역으로, 인천 가천대길병원, 전남 목포한국병원, 강원 원주세브란스기독병원, 경북 안동병원, 충남 단국대병원, 전북 원광대병원에서 닥터헬기를 배치해 운영중이다.
실제로 닥터헬기는 응급환자의 생존율 향상에 크게 기여하고 있었다. 무엇보다도 닥터헬기 도입 이후 병원까지의 이송시간이 평균 125분이나 단축됐다(148분→23분). 또 지난 2013년 닥터헬기가 도입된 원주 세브란스기독병원의 경우 구급차 등 다른 이송수단과 비교할 때 중증외상환자의 사망률이 2배 가까이 낮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닥터헬기로 이송한 응급환자수는 ‘11년 76명에서 ‘12년 320명, ‘13년 485명, ‘14년 950명, ‘15년 941명, ‘16년 1196명으로 점차 증가해, 올해 1월13일 기준으로 4000명을 넘어섰다.
◇복지부, 닥터헬기 확대 계획…공백 지역 5곳 추가
이처럼 닥터헬기는 취약지역 및 산간‧도서지역에서 톡톡히 제 역할을 하고 있다. 이에 최근 복지부는 닥터헬기를 기존 6개에서 11개까지 늘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박종철 복지부 응급의료과 주무관은 “아직 특정 병원을 염두해두고 있진 않으나 공백인 지역들을 위주로 배치할 계획이다”면서, ”현재 경기북부와 남부, 강원영동, 충북, 경남 지역 등 5곳 정도가 닥터헬기가 필요한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닥터헬기는 지자체에서 수행하고 있으며, 계약 관련한 부분은 국립중앙의료원이 맡고 있다. 계약은 민간 헬기사업자와 임대(리스)계약을 통해 헬기 운영을 위탁하는 방식이다. 따라서 닥터헬기 운영 병원이 선정되면 국립중앙의료원이 닥터헬기 임대 계약을 체결하고 지정 병원에 헬기를 배치하게 된다.
또한 병원 선정은 지자체가 맡고 있지만 구체적인 선정 기준은 없는 상태다. 박 주무관은 “별도의 선정 기준이 마련돼 있진 않지만, 일반적으로 병원에 헬기를 배치하려면 우선 헬기전담 인력을 확보하고 있어야 하고, 처치는 응급실에 준해서 할 수 있어야 한다”면서, “닥터헬기 운영이 따로 수익이나 이득이 생기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병원이 일정기준 이상의 조건을 갖추고 의지가 있어야 신청을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또한 지자체에서도 이러한 부분들을 고려해 운영 가능한 병원으로 선정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확대할 헬기 사이즈에 대해서는 좀 더 검토할 계획이다. 이와 관련, 올해 1월1일부터 전남지역 운항 헬기는 소형에서 중형(AW-169)으로 교체한 바 있다. 이로 인해 목포한국병원에서 145km 떨어진 가거도를 포함해 전남지역 279개 모든 섬 지역 응급환자를 이송할 수 있게 됐다.
박 주무관은 “원래 다른 닥터헬기들은 모두 소형 사이즈다. 중형헬기가 꼭 필요하냐는 논란이 있었는데 중형은 소형에 비해 이착륙 시간이 오래 걸리다보니 응급상황에 불리한 면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반면에 운항거리가 늘어난다는 장점이 있다. 때문에 전남지역의 경우 운항반경 때문에 중형으로 바꾼 것”이라며, “추가로 확대할 곳들은 중형으로 할지 소형으로 할지 검토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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