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창원=강승우 기자] 올해로 3년째 실시하는 사측의 휴업‧휴가 등을 놓고 갈등을 빚고 있는 경남 창원의 S&T중공업 노사가 조합원 폭행 여부를 두고 진실공방을 벌이고 있다.
금속노조 S&T중공업지회는 지난 3일 오후 창원시 성산구 중앙동 S&T저축은행 앞 인도에서 사측의 부당 휴업 철회를 촉구하며 천막농성을 진행하려고 했다.
지자체 반대로 천막 설치가 무산됐는데 폭행 논란은 이 과정에서 불거졌다.
사측은 보도자료를 통해 "이곳에 있었던 김모 총괄전무가 노조원으로부터 집단폭행을 당해 중상해를 입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에 대해 노조는 사실무근이라고 반박했다.
김 전무가 밀려 넘어졌을 뿐 이를 집단폭행과 중상해로 보기엔 억측이라는 것이다.
S&T중공업지회 관계자는 “애초 조합원들이 김 전무를 집단폭행한 적이 없는데 중상해까지 입었다고 주장하는 자체가 말도 안 되는 어불성설”이라고 주장했다.
지난 19일 이와 비슷한 상황이 또 연출됐다.
이날 오전 최관병 고용노동부 창원지청장이 관내 임금‧단체협상 미타결 사업장 점검차 S&T중공업을 방문했다.
사측과 면담을 마친 최 지청장은 노조 사무실을 찾아가 김상철 지회장과 면담을 가졌다.
이 과정에서 노조 사무실에 들어가려던 사측 이모 HR팀장이 조합원들에게 가로막혔다.
고용노동부도 노조와의 마찰을 우려해 이 팀장의 출입을 자제해달라고 부탁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런데 사측은 ‘노조원이 이 팀장에게 소리치며 가슴 부위를 틀어잡고 밀치는 폭행을 자행했다’는 내용을 조합원들에게 문자메시지로 전달했다.
이에 노조는 “상식적으로 고용노동부 지청장과 근로감독관이 방문한 현장에서 노조가 사측 직원을 폭행한다는 게 말이 되겠느냐”며 “이 팀장의 출입을 제지했을 뿐 폭행은 사실이 아니다”고 반박했다.
문제는 사측 보도자료를 일부 언론에서 제대로 확인하지 않고 사측 입장만 반영한 채 그대로 기사화하고 있다는 점이다.
S&T중공업 노사는 경영상의 이유로 2015년부터 사측이 진행한 노조원 휴업‧휴가, 임금피크제 도입을 두고 갈등을 빚고 있다.
특히 최근 사측이 임금피크제 도입을 반대하면 정리해고를 감행하겠다고 밝히면서 더욱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다.
상황이 이런데도 현안보다 폭행 진실공방만이 가열되는 양상이어서 노사 갈등이 장기화할 우려가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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