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 KB증권·메리츠 등 우발채무 ‘제동’…채무비례 대손금 쌓아둔다

금융당국, KB증권·메리츠 등 우발채무 ‘제동’…채무비례 대손금 쌓아둔다

기사승인 2017-01-24 18:56:11
[쿠키뉴스=홍석경 기자] 금융당국이 초대형 투자은행(IB)이 늘어남에 따라 대손충당금 요건을 강화하면서 미래에셋대우와 삼성증권 등 재정확보에 빨간불이 켜졌다. 이는 대형증권사 우발채무가 증가함에 따라 이에 대한 대응을 선제적으로 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2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지난해 말 ‘금융투자업규정’ 개정안을 입법예고 하면서 ‘정상’이나 ‘요주의’ 채무보증에 대해 대손충당금 적립의무를 부과하기로 했다. 또 대형증권사의 합병에 따른 초대형IB 증가에 따라 대손충당금적립기준을 은행수준으로 강화할 방침이다.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시스템에 따르면 국내 증권사의 주요 우발채무인 채무보증액(ABCP, 계열사 지급보증 포함)은 지난해 9월 말 기준 23조2700억원으로 집계됐다.

채무보증액은 2014년 말 19조8906억원에서 2015년 말 24조2264억원으로 급증했다가 지난해 감소세로 돌아서 9개월 만에 9500억원 이상 줄어들었다. 채무보증액은 계열사 지급보증, 자산담보부 기업어음(ABCP) 매입약정액 등을 포함한 것으로 대부분 건설사 PF와 연관됐다.

또 대형사보다는 주로 자기자본이 없는 중·소형사에서 우발채무 비중에 높았다. 자기자본 대비 우발채무 비중이 높은 상위 5곳은 ▲메리츠종금증권(298%)▲IBK투자증권(123%)▲교보증권(119%)▲하이투자증권(114%)▲HMC투자증권(88%) 등 순이다.

우발채무는 미래시점에 부실로 전락할 경우 증권사의 빚으로 전락할 수 있는 잠재적인 빚으로 금융당국의 이번 조치는 증권사의 재정에 악재가 되기 전에 손실 충당금을 미리 쌓도록 유도한다는 계획이다.

일단 우발채무 보증이 큰 부동산 PF대출의 경우 고정이하 등급 미만에 대해 75~100%의 충당금을 쌓도록 한다. 채무보증도 회의불능 상태의 채권에 대해서 50%의 충당금을 쌓고 대출채권도 같은 비율의 요건을 적용한다.

금융투자업계는 올해 개정안이 시행되면 자기자본규모순 3000억원에 달하는 금액을 대손충당금으로 더 쌓아야 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중소형사의 경우 자본력이 약해 대손충당금 준비에 재정적 부담 예상된다.

박광식 한국기업평가 연구원은 “이번 개정안은 부동산 경기 침체 가능성이 높은 상황에서 증권회사의 부동산 관련 채무보증의 급격한 증가를 예방하고 손실흡수능력을 강화하는 데 목적이 있다”며 “대손충당금은 2700억원에서 2900억원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자기자본이 규모에 따라 손익에 미치는 영향도 구별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박 연구원은 “회계적 측면에서는 대손충당금적립기준이 강화되면서 채무보증이나 대출 영업활동 관련 원가(비용)가 상승해관련 영업활동이 일정 수준 제약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hsk8703@kukinews.com
홍석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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