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심유철 기자] 조성민 전 더블루K 대표가 2달여 만에 대표직에서 사퇴한 이유를 설명했다.
조 전 대표는 7일 오후 2시10분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 22부(부장판사 김세윤) 심리로 열린 최순실(61·구속기소)씨와 안종범(58)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 등의 10차 공판에 출석했다.
조 전 대표는 이날 “지인의 소개로 더블루K 대표 자리에 지원서를 냈다. 두 번의 망설임이 있었다”며 “그때 그만두지 않은 것을 후회한다”고 밝혔다. 그는 “저는 체육 분야에 대해 아무런 지식이 없는 사람”이라며 “스포츠컨설팅업체 대표직에 지원하지 말았어야 했다”고 말했다. 이어 “합격 통보를 받은 후 주민등록번호, 개인 통장, 도장, 계좌 비밀번호를 요구받았다”며 “나쁜 용도로 쓰지 않는다는 말에 설득당해 믿고 제출했다. 그때 눈치채고 그만뒀어야 했다”고 진술했다.
그는 “대표직을 맡고 10여 일간 발생한 일련의 사건들을 통해 이 회사가 비정상적이며 권력형 비리를 토대로 운영되는 곳이라는 것을 알았다”며 “지난해 3월15일 최씨 책상에 퇴직서를 올려놓고 왔다”고 전했다.
또 “더블루K와 관련한 모든 기억을 지우고 싶어서 명함, 업무 수첩, 모든 자료 등을 회사에 두고 왔다”며 “가져왔더라면 명확한 증거가 됐을 것”이라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조 전 대표는 최씨를 곁눈질로 바라보며 “인간의 탈을 쓰고 있다고 해서 모두가 인간이 아니다”며 “진정한 사람은 자신이 한 잘못에 대해 시인하고 사죄를 하면서 합당한 벌을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 전 대표는 전자공학과 출신으로 지난 1984년 삼성전자에 입사해 지난 2012년 퇴직했다. 이후 최씨의 최측근인 장순호(플레이그라운드 재무이사)씨의 소개로 더블루K에서 2개월 동안 대표를 맡았다.
조 전 대표에 따르면 최씨는 고영태(41) 전 더블루K 이사가 스포츠를 잘 알고 있다고 하며 조 전 대표에게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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