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인터뷰] 평범함 속에 빛나는 '그래, 가족' 정만식

[쿠키인터뷰] 평범함 속에 빛나는 '그래, 가족' 정만식

기사승인 2017-02-13 00:02:00

[쿠키뉴스=인세현 기자] 배우 정만식이 영화 ‘그래, 가족’(감독 마대윤)의 시나리오를 읽고 매력을 느낀 부분은 평범함이다. 그의 설명처럼 ‘그래, 가족’은 형제의 이야기를 쥐어짜듯이 하는 것이 아닌 평범하게 그려내고 있다. 형제 관계는 애틋한 것 보다 어느 정도 어색한 것이 정상 같다고 말하며 웃는 정만식을 최근 서울 삼청로 카페에서 만나 평범함 속 빛나는 것들에 관해 대화를 나눴다.

‘그래, 가족’에서 정만식이 연기하는 성호는 철부지 장남이다. 성질은 있지만 능력은 없고 잘 해보려 하지만 되는 것조차 없는 캐릭터. 정만식은 이런 성호를 관객이 공감할 수 있게끔 밉지 않게 표현했다. 그렇다면 실제 정만식은 어떨까. 현실의 정만식은 막내다. 정만식의 표현을 빌리자면 아주 귀여운 막둥이다.

“평소 형제들과 대화 많이 해요. 물어보면 대답을 해주는 편이죠. 그렇지만 누나들은 제게 관심이 별로 없어요. 왜냐하면 제 이름 검색하는 것으로 일과를 시작하거든요. 그래서 저보다 저에 대해서 더 잘 알고 있어요. 오늘도 들어가는 길에 연락 올 것 같아요. ‘너 인터뷰 많이 했더라’하고요.”

평소 형제뿐 아니라 가족과 살갑게 지내서일까. ‘그래, 가족’을 보고 울었다는 많은 사람들과 달리 정만식은 눈물을 흘리지 않았다고 말했다. 정만식은 “‘그래, 가족’을 보고 눈물이 났다면 이유가 있을 것”이라며 “그런 사람일수록 가족에게 더욱 잘할 필요가 있다”고 말하며 웃었다.

“저는 평소 부모님께 잘해서 그런지 영화를 보고 눈물이 나지 않더라고요. 최근 어머님께서 안아달라는 이야기를 많이 하세요. 그러면 어머니를 꼭 안아드리죠. 모두 가족을 사랑하는 마음은 있는데 말을 안 하고 행동을 안 해서 문제인 것 같아요.”

이처럼 정만식은 표현에 적극적이다. 싫은 것은 싫다고 좋은 것은 좋다고 분명하게 말하는 편이다. 아내에 대한 애정표현도 마찬가지다. 정만식의 대화 끝에는 늘 아내가 있다. 어떠한 주제로 이야기를 나눠도 종내에는 아내로 귀결된다. 아내와 통화를 할 때면 늘 사랑한단 말을 건네고 양손에 결혼반지와 커플링을 한 시도 빼 본 적이 없다.

“아내가 하는 말을 귀담아듣고 실천에 옮기려고 하는 편이에요. 저를 좋아해서 저를 위해서 해주는 말이잖아요. 아내의 말을 듣는 게 제 인생이 필요한 일이라고 생각하거든요. 사랑한다는 표현도 자주 하는 편이죠. 서로서로 채워주는 것을 감사하게 여겨야 해요. 고마운 건 고맙다고 이야기해야죠. 집에 저금통이 있어요. 다 찼을 때 그걸 깨서 여행을 가기도 하고 그렇게 살아요.”

최근 아내가 정만식에게 해준 조언은 무엇일까. 술을 많이 마시지 말 것, 일할 때 스트레스 크게 받지 말 것…. 일을 할 때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편인가를 묻자 정만식은 “은근히 그렇다”며 고개를 끄덕인다. ‘그래, 가족’ 같은 밝고 따뜻한 이야기도 연기만큼은 신경이 쓰일수 밖에 없다.

“‘그래, 가족’ 같은 경우에는 아주 자연스럽고 일상적인 생활연기를 해야 하는데 자칫 잘못하면 연기하는 것처럼 보이지 않을까 고민이 많았죠. 연기에 일상성을 가지려고 하다 보니 적지 않은 스트레스가 있었네요. 그러다 보니 제작진과 술을 자주 마셨고요(웃음).”

우연히 시작한 연기를 24년째 해오고 있다. 정만식의 평범하면서도 강렬한 생김새는 배우로서는 최적화된 인상이다. 쓰임새가 다양한 얼굴이기에 다양한 역할을 맡는 정만식이 연기를 하며 가장 중점을 두는 것은 뻔한 것이 아닌 다른 연기를 보여주는 것이다.

“저는 주민등록증 외에 아무런 자격증이 없는 사람이에요. 운전면허조차 없죠. 할 줄 아는 게 연기밖에 없어요. 하고 싶은 것도 없고요. 취미가 대본 보고 연습하는 거예요. 그러다가 아내와 대화를 나누거나 영화를 보고요. 30대 초에 내가 배우만 해야 하는 사람이란 생각을 했어요. 그리고 그 안에서는 늘 다르게 살자고 결심했죠. 형사, 사채업자, 검사… 뭐든 다르게 표현하자. 대사의 톤이나 손짓의 각 같은 사소한 것들로 다르게 표현하기 위해 노력해요. 보편타당한 것을 찾기 위해 늘 고민하는 거죠.”

inout@kukinews.com

인세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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