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대한민국은 어디로 향하고 있는가? 현재 우리는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 모든 분야에서 다중위기에 처해 있다. 정치는 혼란스럽고, 안보는 흔들리고, 경제는 침체하고, 사회는 분열되고, 사회규범은 와해되고 있다.
우리 정치권은 1987년 민주화 전후로 근 30년 만에 정치적 불확실성이 가장 큰 상황에 놓여 있다. 국회가 지난해 12월 9일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가결시킨 지 두 달을 넘어섰고, 헌법재판소는 3월 초에 탄핵심판을 예고하고 있다. 헌법재판소는 탄핵 결정 결과에 따라 정치지형은 또다시 대격변할 것이다.
따라서 사회시스템의 정상적인 작동을 위해서 당면한 정치위기를 슬기롭게 대처하고 극복해야 한다. 이를 위해 민주적 덕성을 가진 시민과 개혁적 리더십을 가진 정치권의 협업이 필수적이다. 시민들은 광장의 정치에서 자신의 의견을 자유롭게 발현하되 민주시민으로서 민주주의 규범을 준수해야 한다. 정치권은 시민들이 표출한 다양한 정치의제를 광장의 정치에서 제도의 정치로 전환시키되 개혁적 리더십을 발휘해야 한다.
정치적 불확실성이 최고조인 현재의 위기는 한편으로는 도약의 기회이다. 우리의 정치시스템을 개혁하고, 민주주의를 성숙시키기 위한 개혁입법(이를테면 정치개혁법안, 경제민주화법안, 민생법안 등)의 창이 활짝 열렸기 때문이다. 다만 개혁을 위한 기회의 창은 마냥 열려 있지는 않을 것이다.
4당 경쟁체제가 형성한 정치권은 국회에서 합의 가능한 개혁의제를 도출함으로써 가시적인 입법성과를 창출해야 한다. 그리고 합의가 되지 않는 의제에 대해서는 이번 대선에서 개혁정책 경쟁을 통한 시민의 선택에 맡겨야 할 것이다.
지금 정치권은 ‘기승전 대선일 뿐이고, 개혁입법에는 미온적’이라는 비판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개혁입법의 골든타임은 얼마 남지 않았기 때문이다. 개혁하지 않는 정치세력은 시민의 선택에 의해 개혁의 대상이 될 것임을 명심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