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혈관질환 바로알기] 심장질환의 마지막 단계 ‘심부전’, 선진국은 대비 서둘러

[심혈관질환 바로알기] 심장질환의 마지막 단계 ‘심부전’, 선진국은 대비 서둘러

기사승인 2017-02-22 00:01:00

[쿠키뉴스=장윤형 기자] 심장은 하루 10만 번 이상의 펌프질을 하면서 혈액을 순환시켜 몸에 산소와 영양소를 공급하고, 노폐물을 거두어들여 생명을 유지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심장이 신체 조직에 필요한 혈액을 공급하지 못하는 상태가 심부전이다. 

심부전의 주요 증상으로 호흡 곤란, 발, 다리 등의 하지 부종 등이 나타나며, 방치할 경우 돌연사의 원인이 될 수 있다. 심혈관계 질환 중 사망률도 가장 높다. 하지만 심부전 질환 등 심·뇌혈관질환 관련 종합적인 국가정책이나 국가 차원의 투자는 미흡한 실정이다. 

심장질환 마지막 단계 ‘심부전’, 환자 의료비 부담 커심부전은 심장이 혈액을 받아들이는 기능이나 짜내는 펌프 기능이 약해져 혈액을 제대로 공급하지 못하는 상태다. 심장질환에 대한 치료법은 발전하고 있지만, 심부전의 사망률은 심혈관계 질환 중에서 가장 높다.  

심부전은 높은 사망률뿐만 아니라 높은 의료비 부담 문제를 안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심부전의 직접 의료비는 650억 달러, 간접 의료비는 430억 달러에 이르는 것으로 보고된 바 있다. 국내 심부전 환자의 의료비용 조사 연구 결과에 따르면 심부전 환자 4명 중 1명은 입원을 경험했으며, 입원을 경험한 환자들의 연간 의료비용은 5040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심부전으로 인해 사망한 환자가 9~12개월 간 사용한 평균 의료비는 1만8842달러에 달해 사망하지 않은 환자에 비해 사망한 환자의 의료비 부담이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

심부전의 대표 증상은 호흡 곤란이다. 처음에는 활동을 할 때 증상이 주로 나타나지만 상태가 악화되면 잠을 자다가 갑자기 숨이 차 잠을 깨기도 하고, 말기에는 휴식을 취할 때에도 호흡이 어려워진다. 호흡 곤란 외에도 발, 다리가 주로 붓는 부종, 일상적인 활동에도 쉽게 피로한 증상, 식욕 부진 등을 겪을 수 있다. 하지만 이러한 증상이 나타나도 이를 흔한 노화의 증상이라고 여기는 경우가 상당하다. 대한심장학회 심부전연구회와 한국심장재단이 성인 남녀를 대상으로 심부전에 대한 인식을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65%는 심부전 증상인 ‘계단을 오르는 등 거동이 힘들다’를 정상적인 노화의 증상으로 생각한다고 답했다. 

사회경제적 비용 큰 ‘심부전’, 정부 차원의 대책 마련 필요= 심부전의 국내 의료비 부담이 2014년 기준으로 약 7억5111만 달러에 달하고 향후 심부전 환자수가 폭발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국가 차원의 대비책 마련이 필요하다. 

선진국에서는 심부전과 관련된 다양한 정책 지원이 이루어지고 있다. 미국의 대표적인 심부전 관리 지원 사례로는 2012년에 시행된 PPACA(Patient Protection and Affordable Care Act, 환자보호 및 부담적정보험법) 내의 병원 재입원 감소 프로그램(Hospital Readmissions Reduction Program)이 있다. 이 프로그램은 심부전 등의 특정 상태 치료 진행 후 30일 내에 재입원하는 비율이 높은 병원에 경제적 제제를 가하는 제도다. 이는 의료서비스의 질을 향상시키고 의료비를 절감하기 위해 시행됐다. 실제로 해당 프로그램 시행 이후 환자들의 재입원율이 유의하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심장협회는 심부전 증상과 관리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한 캠페인인 ‘Rise Above Heart Failure’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 2015년 시작해 2020년까지 진행 예정인 이 캠페인은 심부전으로 인한 입원율을 10% 줄이고 잠재적으로 죽음에 이를 수 있는 심부전에 대한 미국인들의 이해도를 10% 개선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스코틀랜드의 경우 주요 심장질환에 대한 예방 및 치료율 향상을 위해 2014년 심장 질환 개선 전략을 발표한 바 있다. 이 전략은 개선이 필요한 우선적인 심장질환으로 심부전을 포함하고 있다. 스코틀랜드 정부는 ▲심부전 환자를 판단해 진단하고 장기간 관리하며 ▲병원을 입원 및 퇴원하는 시스템을 환자들의 편의에 맞춰 개선하며 ▲심부전 환자들이 일시적으로 처방 받을 수 있는 제도를 개발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다만 우리나라는 여전히 심부전 환자에 대한 지원책도 미비한 실정이다. 우리나라는 OECD 국가 중 가장 빠른 속도로 고령화되고 있는 국가다. 특히 고령화의 대표적 질환이 될 수 있는 심부전은 국가경제적 부담을 가중시키는 원인이 될 수 있다. 그럼에도 정부에서는 심부전 환자에 대한 구체적인 통계도 내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당뇨, 고혈압 등의 만성질환 등에는 정부가 다양한 정책을 펼치고 있지만, 심혈관 질환 중 사망원인 1위인 심부전 질환에 대해서는 무관심하다. 한 의료계 관계자는 "심부전의 경우 악화되기까지 별다른 증상이 없어 사망률이 높다"며 "잠재적 죽음에 이를 수 있는 심부전에 대한 국민들의 이해를 높이기 위한 다양한 홍보활동 및 구체적인 가이드라인을 제공해야 한다"고 말했다.  newsroom@kukinews.com

장윤형 기자
newsroom@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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