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정진용 기자] 헌법재판관, 특별검사팀을 상대로 한 극우성향 단체의 협박수위가 도를 넘고 있다.
박사모(박근혜를사랑하는모임)와 엄마부대, 자유청년연합 등 친박 극우단체 회원들은 지난 24일 서울 서초구 반포동 박영수 특검 자택 앞에서 특검 해체 집회를 열고 위협적인 언사를 쏟아냈다. 장기정 자유청년연합대표는 알루미늄 방망이를 들고 연단에 올라 “이제는 말로 하면 안 된다”면서 “이 XX들은 몽둥이맛을 봐야 한다”고 위협했다.
같은 날 새벽 박사모 온라인 카페에는 박 특검의 주소를 게재하고 “밤에 숨어있다 오함마(망치)” “늦은 밤 벽돌 들고 뒤통수를”이라는 글이 올라오기도 했으나 지금은 삭제된 상태다. 특검팀은 지난 24일 경찰에 박영수 특검과 특검보 4명에 대한 신변 보호 요청을 했다.
헌법재판관 8명도 신변경호를 받고 있다. 특히 이정미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을 지목한 살해 협박 글이 올라와 한차례 소동이 발생했다. 지난 23일 오후 7시쯤 박사모 온라인 카페에 이 권한대행을 탄핵 판결 전에 살해해서 탄핵 기각을 도모하자는 취지의 글이 올라왔다. 경찰이 수사에 착수하자 이 글의 작성자 최모(25)씨는 “장난이었다”면서 하루 만에 자수했다.
대선후보도 예외가 아니다.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 측은 지난 23일 인천에 거주하는 50대 남성이 촛불집회에 참석해 문 전 대표에 위해를 가할 예정이라는 첩보를 입수했다. 경찰은 문 전 대표에 대해서도 신변보호조를 투입했다.
박 대통령 대리인단 측은 헌재 법정에서 ‘막말’을 하며 여론전을 펴는 모양새다. 대리인단 소속 김평우 변호사는 지난 22일 열린 탄핵심판 변론에서 “헌재가 (공정한 심리를) 안 해주면 시가전(市街戰)이 생기고 아스팔트가 피로 덮일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그는 "내란 상태로 들어갈 수 있다. 영국 크롬웰 혁명에서 100만 명 이상이 죽었다"고도 말했다.
야권은 수사당국의 적극적인 개입을 촉구하고 있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지난 25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시청광장에서 벌어지고 있는 박사모 등의 집회에서 도를 넘는 발언이 이어지고 있다. 어떻게 민주주의와 법치주의 국가에서 헌법재판관 살해 협박을 하고 특검 테러를 주장할 수 있나”라면서 “자유에도 한계가 있다. 불법행위와 무법천지를 용납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비록 경찰권과 무력은 가지고 있지 못하지만 할 수 있는 모든 방법을 고민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27일 “살해위협과 위협사태를 매우 심각하게 여기고 있다. 이해가 안 되는 것은 그들의 행동이 대단히 조직적이고 공공연히 이뤄졌음에도 정부와 사법당국이 수수방관하고 있다는 것”이라며 “검경은 즉각 수사에 착수, 테러혐의자 전원을 체포하고 법에 따라 엄중히 처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같은 당 표창원 의원도 “(변호인단의 막말이) 개인적인 발언인지 아니면 조직적인 발언인지 수사가 이뤄져야 한다”고 의구심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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