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 “탄핵심판, 승복 못해” 태극기집회, 취재진 폭행하며 아수라장

[영상] “탄핵심판, 승복 못해” 태극기집회, 취재진 폭행하며 아수라장

기사승인 2017-03-10 12:41:48

[쿠키뉴스=정진용, 이승희 기자] 10일 박근혜 대통령이 파면되자 태극기집회는 순식간에 아수라장이 됐다.

'대통령 탄핵 기각을 위한 국민총궐기운동본부'(탄기국)은 이날 오전 10시부터 서울 종로구 재동 헌법재판소 인근인 안국역 5번 출구 앞에서 태극기집회를 열었다. 탄기국 측은 지난 8일부터 3박4일 동안 태극기집회를 이어오고 있다.

이날 결과가 확정되기 전까지 탄기국 측은 탄핵심판 각하를 확신하는 분위기였다. 오전 10시 연단에 오른 손상대 뉴스타운 대표이사 겸 태극기집회 사회자는 "한 시간 뒤면 여러분이 그토록 기다리던, 이미 결정된 탄핵각하가 선물로 올 것"이라면서 사회자는 "움직이지 마시고 내일 새벽 4시까지 열리는 탄핵 각하 축제에 참석해달라"고 당부했다.

집회 참가자들은 군가 '진짜 사나이' '전우'등을 합창하며 분위기를 띄웠다. 참가자들은 핸드폰을 통해 탄핵 심판 생중계를 시청하며 결과를 기다렸다. 그러나 오전 11시22분, 헌재가 박 대통령 파면 결정을 내리자 태극기집회 참가자들은 술렁이기 시작했다. 한 중년 여성이 "탄핵됐대요" "인용됐다구요"라고 큰 소리로 외치며 주저앉아 울기 시작했다. 하나 둘 씩 소식을 듣게 된 이들은 "개 같은 인간들아" "승복할 수 없다" "헌법 재판관을 파면해라"고 외쳤다. 목 놓아 통곡하는 이들의 목소리로 집회는 침울한 분위기로 바뀌었다.

분위기가 바뀐 것은 순식간이었다. 선고 전 사회자가 "오늘은 여기 오신 모든 기자분을 환영하는 날이다"라면서 "반드시 기자들에게 최선을 다해 잘해달라. JTBC도 예외가 아니다"라고 당부하며 취재진에 우호적이었던 참가자들은 순식간에 표변했다.

단상 앞에 마련됐던 취재진을 위한 책상은 태극기를 들고 밀려오는 성난 참가자들에 밀려 부서졌다. 일부 태극기집회 참가자들은 취재기자들의 사다리와 경찰이 설치한 안전펜스를 기자들을 향해 던졌다. 기자들의 카메라 렌즈는 부서지고 얼굴에 멍과 피가 난 이들도 있었다. 결국 취재진들은 격양된 참가자들에 밀려 쫓겨났다. 태극기집회 참가자들끼리 싸움이 나면서 단상은 난장판이 됐다.

또 취재진의 질문에 "지금 불 난 집에 부채질하냐" "아무 말도 하고 싶지 않다"고 입을 다물거나 "빨갱이 XX. 얼굴 기억해놓고 따라가 죽이고 말겠다"고 협박하는 집회참가자도 있었다. 

'계엄령을 내려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정광용 탄기국 대변인은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는 계엄령을 선포한다. 국회의원 전원을 체포하고 배신의 무리를 색출해야 한다"면서 "오늘부터 탄기국의 모든 역량을 모아서 거짓 기사를 쓰는 기자나 유언비어를 퍼트리는 네티즌들을 색출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박 대통령은 불의와 거짓에 희생됐으나 우리 가슴 속에서 영원한 대통령이다"라며 "우리는 박 대통령을 버리지 않겠다. 끝까지 싸우겠다"고 다짐했다. 이에 참가자들은 '박근혜' 이름을 제창했다.

정 대변인은 "이제 태극기 세력도 피를 흘리지 않을 수 없게 됐다. 피를 통해 국가를 정상화시켜야 한다"면서 "헌재도 촛불 폭도가 돼 대한민국을 북한으로 만들었다. 경찰과 군대도 다 함께 나가자"고 외쳤다.

태극기집회 참가자들은 현재 헌재 방면으로 행진을 시도하며 경찰과 대치 중이다.

경찰은 이날 서울 지역에 최고 수준의 경계태세 '갑호 비상'을 발령했다. 경찰은 병력 2만1600여명을 동원했으며 종로2가 로터리에서 안국역 로터리까지 약 770m 구간을 양방향 완전히 통제했다.

jjy4791@kukinews.com/ 사진=박효상 기자 tina@kukinews.com


정진용, 이승희 기자
jjy4791@kukinews.com
정진용, 이승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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