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김정우 기자] 4GB 이하 정량 데이터 요금제를 이용하는 A씨(30·여)는 스마트폰으로 동영상 시청을 즐기지만 월 데이터 이용량 부담에 무료 와이파이(WiFi·근거리 무선통신) 접속을 필요로 한다. 하지만 출퇴근 지하철에서 와이파이 이용 시 “자주 끊기고 속도가 느려져 실제 사용이 어렵다”고 호소한다.
서울을 비롯한 주요 도시에서 출퇴근에 주로 이용되는 지하철에서 와이파이를 이용하는 이들은 A씨와 같은 불편함을 느껴야 했다. 이에 최근 LG유플러스는 전국 지하철에 LTE 기반 와이파이 서비스를 제공하기 시작했고 SK텔레콤과 KT도 LTE 와이파이 보급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기존 지하철 객차 내 와이파이 서비스 대부분은 와이브로 신호를 와이파이로 뿌려주는 방식이었다. SK텔레콤과 KT가 와이브로 기반 와이파이 서비스를 지하철에서 제공했으며 LG유플러스는 이번에 LTE 기반 라우터를 전국 지하철 객차에 구축, 최근 서비스를 시작했다.
미래창조과학부와 한국정보화진흥원이 발표한 ‘2016년도 통신서비스 품질평가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지하철 객차 내 와이브로 기반 와이파이 서비스는 평균 다운로드 속도가 5.44Mbps로 나타났다. 기가급 장비로 교체된 역사 와이파이 전송속도가 270.4Mbps까지 개선된 데 비하면 매우 떨어지는 수준이다. 일반 3G 와이파이 평균 다운로드 속도도 144.73Mbps까지 높아졌다.
LG유플러스의 LTE 기반 서비스로 지하철 객차 내 무료 와이파이 품질은 다소 개선될 전망이다. 이를 위해 약 1만6000개의 기지국이 추가됐으며 서울 지하철 1~8호선, 공항철도, 부산 지하철 1~4호선 객차 내에 LTE 를 지원하는 와이파이 장비 구축이 우선 완료됐다. 서울 지하철 9호선과 수도권, 대구, 광주, 대전 지하철은 지난달 장비 구축을 마무리하고 지난 3일 서비스를 개시했다. 연내 약 3만개의 기지국이 추가로 증설될 예정이다.
SK텔레콤도 올해 2분기 중 전국 지하철 객차에 LTE 기반 와이파이 서비스 제공을 목표로 계획을 검토 중이다. KT는 지난해부터 기존 와이브로와 LTE를 혼용한 와이파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경쟁사의 LTE 와이파이 보급 추이에 따라 점진적으로 LTE 비중을 높일 전망이다.
하지만 LTE 와이파이가 제공된다고 해서 실제 사용자의 체감 전송속도가 3배까지 개선되기는 어렵다. 객차 내 AP에서 제공하는 전송속도 용량을 이용자들이 나눠 쓰기 때문이다. 즉 수용할 수 있는 이용자 총량은 늘어 다소 이용 품질 개선이 기대되지만 역사 등에서 제공되는 와이파이에 비해 절대 속도가 낮은 만큼, 비약적인 개선은 쉽지 않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LTE 기반 와이파이 서비스는 기존 지하철 와이파이 대비 2~3배가량 속도 개선이 가능하다. 기존 전송속도를 5Mbps로 봤을 때, 10~15Mbps급 속도를 지원한다"며 “5Mbps급 이상의 속도로도 일반적인 동영상 시청 등에 끊김 등 큰 불편함을 느끼기 어렵다. 최대 전송속도가 더 높다는 것은 보다 많은 이용자를 수용할 수 있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또 지하철 역사나 건물 등과 달리 이동하는 지하철 객차에서 LTE 신호를 잡아 와이파이로 다시 뿌려주는 방식인 만큼, 여전히 구간·지역별 서비스 품질 편차가 발생한다. 지하철 내 와이파이 이용자들의 가장 큰 불만 중 하나가 불안정한 연결 상태라는 점을 감안하면 체감 품질 개선은 제한적일 수 있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지하철 객차 등 와이파이 서비스 속도를 절대치로 비교하는 것은 이용자 수와 이동 구간 등에 따른 변수 때문에 쉽지 않다”고 말했다.
이에 이번 LG유플러스의 LTE 기반 와이파이 서비스 개시는 기존 지하철 내에서 와이파이를 이용할 수 없었던 LG유플러스 가입자들의 편의 증대 효과가 더 크다고 볼 수 있다. SK텔레콤과 KT의 LTE 와이파이 확대도 기존 서비스 품질 개선 차원에서의 접근이다.
한편, 서울시는 지난해부터 ‘이동 핫스팟 네트워크(MHN)’를 활용한 지하철 내 공공와이파이 적용을 추진,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과 서울도시철도공사 등이 최근 MHN 상용화 장비 검증 테스트를 마친 것으로 전해졌다. 테스트 결과 MHN 활용 평균 전송속도는 기존 LTE 체감 속도인 100Mbps 대비 10배 빠른 1Gb㎰까지 가능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시는 내년까지 지하철 내 공공와이파이 보급을 목표로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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